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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완소그대 ⑩] '홍보팀의 꽃', 장내 아나운서 김은실 대리 편

기사입력 2009.06.21 16:28 / 기사수정 2009.06.21 16:28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완소그대’ 열 번째 대상은 선수가 아니다. 히어로즈를 이끄는 ‘또 다른 인물’이다. 다년간 현대 유니콘스-히어로즈에 몸을 담았기에 그 누구보다도 히어로즈를 잘 안다. 한편으로는 ‘히어로즈를 대표하는 완소그대’로도 불린다. 바로 장내 아나운서로 적지 않은 야구팬을 끌어들이고 있는 히어로즈 홍보팀 김은실(27) 대리다.

김 대리는 2001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사한 이후 2002년부터 장내 아나운서 역할을 맡았다. 야구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한 것이 벌써 7년째가 되어 간다. 놀이공원에서 아르바이트 한 경험이 장내 아나운서를 하게 된 계기가 됐다. 또한, 올 시즌부터는 개편된 히어로즈 홈페이지를 통하여 ‘은실이가 간다’라는 코너도 진행하게 됐다. 그래서 히어로즈 팬들 중 김 대리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히어로즈를 대표하는 완소그녀’로 자리 잡은 김 대리를 21일 더블헤더 1차전에 앞서 목동구장 방송실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Q : 김 대리님은 히어로즈 홈페이지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또 5월 7일 홈경기에서는 직접 시구도 하셨잖아요? 그래서 히어로즈 팬들 중 ‘턱돌이’와 ‘김은실’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던데…

김은실 대리(이하 ‘김’으로 표기) : 그래요? 그럼 간첩 되실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요? (웃음) 홍보팀에서 일하게 된 것은 올해부터고요, 작년까지는 관리팀에서 일을 했어요. 물론 장내 아나운서 역할은 2002년부터 한 것이 맞고요.

Q : 아마 지난 2일이었지요? SBS 뉴스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것(보도 제목 : 스포트라이트 뒤 야구장 사람들)이 김 대리님의 유명세를 부채질한 것 같던데…

김 : 어휴…그때 정말 (인터뷰는) 생각지도 않았어요. 당시 이화수 대리(홍보팀)님이 ‘인터뷰는 없을 것 같다, 아마 모습만 찍어 갈 것 같으니까 긴장하지 말고 잘 응해드려라’고 말씀하셨는데, 갑자기 인터뷰를 요청하셔서 당황하였지요.

Q : 그때 ‘프로야구 장내 아나운서는 8명밖에 없다.’라는 명언(?)을 남기셨잖아요?

김 : (웃음)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지요. 제가 저를 잘 알거든요. 그런데 그때에는 어떻게 그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웃음)

Q : 잠시 옛날 이야기를 좀 해 볼게요. 모델 제의를 받았는데, 야구가 좋아 뿌리쳤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맞나요?

김 : (다시 한 번 웃음) 고등학교 때 모델 제의를 받긴 했어요. 친구와 함께 명동에 갔는데, 우연치 않게 ‘길거리 캐스팅’으로 명함을 받았거든요. 지금으로서는 가당치 않아요. 제가 저 자신을 잘 알거든요.

Q : 올해로 장내 아나운서를 맡은 지 7년이 넘어가는데, 본인의 야구 지식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김 : 알면 알수록 끝이 없는 것이 야구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많이 부족한 것을 아니까 더 많이 알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지난 5월 7일, 시구자로 나선 김은실 대리

Q : 현대 유니콘스 시절에 우승도 경험(2003, 2004년)하는 등 많은 영광의 시간이 있었을 텐데, 본인이 생각하는 ‘잊지 못할 순간’은 언제였나요?

김 : 2004년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비가 정말로 많이 온 날, 선수들이 고생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던 그때 그 기억이 생생해요. 너무 감동받아서 ‘눈물 한 방울’ 흘리기도 했고요(웃음).

Q : 반면 ‘잊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으셨을 것입니다. 특히 수원구장에서 원정 온 팬으로부터 ‘악플보다 더한 비난’을 받으셨다고 들었는데…

김 : 수원구장은 목동처럼 방송실이 1층이 아니라 2층에 있었어요. 본부석과도 연결되어 있었고, 또 팬들이 뒤돌아보면 보이는 곳에 있었지요. 그러다 보니 목소리가 구장 곳곳에 생생히 들리는 곳이 수원구장이었어요. 그때 원정팀이 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원정 팬이 “방송실 발음 똑바로 해!”라고 말하는 거였어요. 그 소리를 듣고 나니까 야구장의 모든 시선이 저에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한눈에 의식을 하게 됐지요.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울면서 운전했어요. ‘내가 왜 이렇게까지 비난을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 순간에는 많이 상심했는데, 나중에는 좋게 생각했지요. ‘그렇게 비난받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고요. 사실 지금도 많이 부족해요(웃음).

Q : 기억하기 싫은 장면 하나 더 끄집어내 볼게요. 너무 뭐라 하지 마시고요. (웃음) 5회 초 끝나고 클리닝타임 멘트 하신 적 있으시지요?

김 : 어휴… 그게 제일 큰 사건이었지요. 그런데 그때 경기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어요. 그러다 보니 저 역시 잠시 착각을 하게 됐고요. 5회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제가 클리닝 타임 멘트를 하다 보니까 선수들도 그라운드에 나갔다가 어리둥절해 하면서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더라고요. 그런데 전광판을 보니까 아직 5회 말이 안 끝난 것을 보고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오더군요. 왔다 갔다를 반복했지요(웃음). 저도 그랬지만, 선수들도 많이 당황했을 거예요.

Q :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시는데, 사귀자고 대쉬해 오는 선수가 분명 있었을 것 같아요?

김 : (고개를 저으며) 아뇨 전~혀 없었어요.

Q : 에이, 아닌 것 같은데요? 굳이 선수가 아니더라도 김 대리님 쫓아다니는 히어로즈 남성 팬들도 한 트럭일 것 같은데… 오죽하면 히어로즈 홈페이지에 ‘김 대리님 보고 가입했다.’라고 하는 글도 있던데요?

김 : (단호하게) 정말 없었어요. 만약에 홈페이지에 그런 글 남기신 분이 계시다면 한 번 뵙고 싶네요. (웃음).

Q : 그렇다면 김 대리님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김 : 황재균, 이현승, 강정호 선수예요. 작년에 비해 올해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고… 또 올 시즌 눈에 띄는 활약을 많이 보여주고 있고요.

Q : 선수단과 자주 마주치다 보면 분명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은데…

김 : 글쎄요… 사실 선수단하고는 거의 마주칠 기회가 없었어요. 현대 시절에는 수원구장과 구단 사무실이 떨어져 있어서 선수들을 많이 볼 수 없었고… 구단 회식 때나 만나볼 수 있었는데, 그것도 1년에 한 번뿐이었어요. 그나마 목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선수들을 볼 기회가 많아졌을 뿐이고요. 그런데 여직원들은 대부분 선수와 부딪힐 일이 별로 없어요. 이화수 대리님이나 김기영 과장님(이상 홍보팀)이 오히려 선수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요.

Q : 그러고 보니 홈페이지에 마련되어 있는 ‘은실이가 간다’ 코너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네요.

김 : 그 코너가 홍보팀 김기영 과장님, 이화수 대리님 아이디어였어요. 저는 그냥 차려 준 밥상에 수저만 얹었지요. 홈페이지를 새로 오픈하면서 새 코너를 만들었는데, 제 이름을 걸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되지요. 열심히 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잘 되지 않네요(웃음). 그런데 김기영 과장님/이화수 대리님이 같이 도와주고 계시니까 더욱 열심히 해야지요. 다양한 방향으로 시도를 하고 있으니까 조만간 다시 공지가 올라갈 거예요. ‘은실이가 간다 제2편’에 대한 공지가 오늘이나 내일 정도가 될 것 같네요.

Q : 김 대리님께 ‘야구’란 무엇인지요?

김 :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해요. 야구를 ‘죽도록 좋아해서’ 입사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일에 종사하면서 야구에 대한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됐거든요(웃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빠져들게 되는 게 야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팀이 원정을 나갔을 때에도 궁금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지요.

Q : 마지막으로 히어로즈 팬 여러분께 ‘당부’하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김 : 히어로즈가 가을에도 야구할 수 있도록 많이 사랑해 주시고, 또 많은 응원을 부탁드려요. 그것 뿐이에요(웃음).

[사진=히어로즈 홍보팀 김은실 대리 ⓒ 히어로즈 구단 제공]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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