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골을 터뜨린 로비 킨 |
축구에서 포메이션은 숫자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어떤 포메이션을 사용하든 결국 경기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에 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메이션이 왜 존재하겠는가. 바로 축구에 있어서 팀 전술의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포메이션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토튼햄 핫스퍼와 선다운스FC의 경기에서 토튼햄은 3-1 승리를 거두었는데 이날 보여준 토튼햄의 4-4-2는 4-4-2 전술의 기본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날 토튼햄이 선보인 4-4-2 포메이션을 보면 최전방 투톱부터 포백 수비까지의 간격이 15미터가 되지 않을 정도로 촘촘하게 구성되어졌다. 경기장 어디서든 이 간격을 최대한 유지하며 경기에 임한 토튼햄은 특히 수비시에는 포백 수비와 그 앞에 서있는 4명의 미드필더간의 간격이 5미터가 되지 않을 정도로 두꺼운 수비벽을 만들어 선다운스의 공격을 일찌감치 차단하기도 했다.
상대 공격수가 이 간격 사이에 들어와 공을 받으려고 하면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이 공격수 주위를 에워싸면서 압박을 가해 선다운스의 미드필더들이 공격수에게 전혀 볼을 투입하지 못했다. 결국 선다운스는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공격으로 그나마 공격의 활로를 찾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철저하게 공격 가담을 자제하며 일자 수비 유지하는 토튼햄의 좌우 윙백들에게 번번히 막히기만 했다.
공격시의 토튼햄을 살펴본다면 최전방 로비 킨, 카누테 투톱의 공격이 여의치 않으면 재빠르게 측면의 윙포워드의 2선 공격으로 공격의 흐름을 이어나갔고 토튼햄의 첫골 또한 이들의 공격 가담으로 숫적 우위를 차지한 가운데서 이루어진 것이다. 측면의 윙포워드 둘 중 한명이 공격에 가담했을시 남은 한명의 윙포워드는 두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역삼각형 모양의 허리를 만들며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나갔다. 혹은 투톱이 좌우로 퍼지고 중앙 미드필더 허들스톤이 전방으로 들어가면서 스리톱을 형성, 상대 수비수를 순간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후반전에서 토튼햄은 4-4-2, 4-3-3, 4-5-1을 혼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격시에는 로비 킨을 중심으로 상대 수비를 압박하는 한편 수비시에는 투톱 파트너 카누테가 처진 스트라이커로 위치 변경을 하며 로비 킨의 스피드를 이용한 역습 플레이를 펼쳤다. 이러한 순간적인 위치 변화는 상대가 상황에 맞게 바로 대응하지 못한다며 주도권을 토튼햄이 계속 가지게 되는 장점이 있다.
토튼햄은 이러한 4-4-2 포메이션의 기본적인 것들을 잘 활용하며 2연승을 거두었고 피스컵 결승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전형적인 영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토튼햄이 과연 이러한 모습들을 끝까지 유지하며 피스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경기들이 기대된다.
김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