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05 17:51 / 기사수정 2009.06.05 17:51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LA 레이커스가 코비 브라이언트의 맹활약을 앞세워 예상 외로 손쉬운 파이널 1승을 따냈다.
레이커스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올랜도 매직과의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1차전에서 40득점에 8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브라이언트를 앞세워 100-75로 완승했다.
공수 모든 면에서 레이커스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1쿼터만 대등한 양상이 펼쳐졌을 뿐 2쿼터에 10점 차, 후반 들어서는 더욱 벌어지면서 올랜도는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29.9%의 야투 성공률은 이 날 올랜도가 겪은 어려움을 그대로 드러내는 수치였다.
레이커스의 1차전 25점 차 완승은 단순한 1승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국가와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 경기의 다전제 승부에서 1차전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레이커스 필 잭슨 감독에게 1차전은 더욱 남다르다. 그는 감독이 된 후 임한 플레이오프 혹은 파이널 승부에서 1차전을 따낸 43번의 시리즈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뿐만 아니라 정규시즌 2전 전패로 천적 관계였고 최근 기세가 남달라 어려운 상대로 여겨졌던 올랜도를 상대로 경기를 쉽게 풀어갈 해법을 찾았다는 점이 레이커스에게는 더욱 값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드와이트 하워드에 대한 수비 대책이었다. 정규시즌 올랜도와의 2경기에서 하워드에게 평균 21.5득점, 16리바운드를 허용했던 레이커스는 1차전 하워드를 단 12득점으로 틀어막으며 수비에 성공했다. 15개의 리바운드를 내주긴 했지만 경기 내용상 골밑을 내줬다는 느낌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그 선봉에 선 것은 센터 앤드류 바이넘과 손꼽히는 키 식스맨인 라마 오돔이었다. 바이넘은 고질적인 파울 트러블을 겪으면서도 큰 체격과 힘을 바탕으로 비교적 하워드를 잘 견제했다. 후반에 하워드와 종종 매치업을 이뤘던 오돔 역시 특유의 수비력으로 성공을 거뒀다. 이 날 하워드가 야투로 만들어낸 득점은 2점에 불과했다.
하워드에 대한 수비 성공은 올랜도 전체의 경기력 저하로도 이어졌다. 올랜도의 주된 공격 옵션은 포스트에 자리 잡은 하워드에게 공을 투입한 후 상대의 도움 수비로 생기는 빈틈을 적극적인 외곽 공격으로 이어가는 것. 그런데 정작 하워드가 집중 견제에 리듬을 잃으면서 덩달아 외곽포의 위력까지 반감됐다.
정규시즌 '레이커스 킬러'였던 자미어 넬슨이 부상에서 복귀해 20분이 넘는 긴 시간을 뛰었다는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지만, 단순히 이번 시리즈만을 놓고 봤을 때는 넬슨의 가세가 레이커스에게 그렇게 큰 위협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넬슨은 2쿼터에 처음 투입된 이후 몇 차례의 날카로운 킬 패스를 찔러 넣는 등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듯했으나 이는 잠시뿐이었다. 전매특허인 정확한 외곽포는 림을 외면했고, 장기간 넬슨의 부재 상황에 익숙했던 올랜도 선수들은 오히려 조금씩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올랜도로서는 그의 비중을 감안하면 기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기용하자니 당장 경기력이 걱정스러운 딜레마에 빠지게 된 셈이다.
많은 수확을 거둔 레이커스이지만, 아직 시리즈 완승을 장담하기는 다소 이르다. 이 날 경기의 완승은 레이커스가 잘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올랜도의 경기력이 너무나 떨어졌던 탓도 있다. 언제까지 올랜도가 이와 같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레이커스가 어떤 날은 거의 완벽한 모습을, 어떤 날은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마다 비교적 심한 기복을 보여왔다. 이 날도 브라이언트가 폭발하며 동료들에게까지 시너지 효과를 미치기 전까지 레이커스의 공격력이 100%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살아난 집중력을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커스와 올랜도가 펼칠 NBA 파이널 2차전은 오는 8일 오전 9시,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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