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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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이준익 감독 "'변산'의 촌스러움이 곧 아름다움"

기사입력 2018.07.20 07:30 / 기사수정 2018.07.19 21:57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준익 감독이 열세 번째 작품 '변산'을 들고 관객들을 만났다.

지난 4일 개봉한 '변산'은 짝사랑 선미(김고은 분)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청춘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유쾌한 드라마. 청춘들의 스웩 넘치는 이야기,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따뜻함이 돋보였다.

2015년 '사도', 2016년 '동주'와 지난 해 '박열'에 이어 올해 '변산'까지, 4년간 매해 새로운 작품으로 끊임없이 도전에 나서고 있는 이준익 감독은 '변산'을 통해 랩이라는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이준익 감독은 "시골 이야기를 보는 대중이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았다. '호감있게 볼 것이냐, 비호감으로 볼 것이냐' 그리고 촌스러움이라는 것과 래퍼, 이질적인 것을 어떻게 녹아들게 할지 고민이 있었다"고 말을 꺼냈다.


랩과 드라마의 조화를 통해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이준익 감독은 "신을 구성하면서 어느 지점에선가 랩이 들어가야 한다는 감각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관객들이 학수의 심리에 몰입하지 못하면 전체적으로 산만해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변산'에는 학수를 비롯해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인물 한 명 한 명에 다 각자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그 시선이 혹시 나뉘어질 것 같을 때 주인공의 내면으로 몰입시킬 수 있는 장치가 바로 랩이었다. '동주'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시가 등장했었던 것처럼, 랩이라는 수단을 통한 일종의 내레이션이었다"고 설명을 이었다.

각 인물들의 주체성이 유지되면서 이로 인해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분산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는 "시나리오 작법 상으로도 굉장히 불리한 것을 선택한 것이다. 감독 입장에서도 (연출을 하기에) 불리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것을 시도해야 나도 재미있지 않겠나"라며 웃음과 함께 답을 내놓았다.

또 "의식의 흐름대로 따라가서 보면, 보통의 한 영화에서 섭렵할 수 있는 관계의 함량보다 더 많고 확장된 관계성을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의 설정이다. 하지만 보통의 장르 영화를 보는 식으로 보다 보면 정보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모든 것을 섭취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상업적으로는 조금 불리할 수 있는 드라마의 톤이다. 두 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이야기를 넣어야 했기 때문에, 교합의 실타래를 잘 엮으려 했다"고도 얘기했다.


"'변산'의 촌스러움이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말도 더했다. 이준익 감독은 "우리가 말하는 고향이라는 개념도 요즘에는 많이 변했지 않나. 어느새 높은 건물들이 자리하게 되면서 고향이 없어졌다. 다만 정서적인 고향은 있는데, 동창들이나 친척들의 이미지, 또 그들을 바라보는 감정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또 고향이 싫어 떠난 학수가 다시 찾은 고향에서 겪는 아버지와의 불화, 갈등 부분을 얘기하면서 "한 인간이 지닌 정체성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학수는 부정하고 싶은 자신의 정체성을 마주했을 때 그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나. 긍정과 부정 사이에 인정이 있다"는 말을 더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는 뜨거움이 있다"고 전한 이준익 감독은 "'쿨하다'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그것은 서양에서 들어온 애티튜드다. 뜨거움과 차가움이 영화 속에 혼재돼 있어 젊은 친구들이 봤을 때는 조금 촌스럽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촌스러움이 곧 멋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며 "슬플 땐 슬퍼하고, 웃을 땐 웃는 것처럼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바로 '뜨거움' 아닐까"라며 미소를 보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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