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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드베드,킨,디에구,발락…박지성? '꿈의 무대'에 서지 못한 불운한 사연

기사입력 2009.05.22 19:47 / 기사수정 2009.05.22 19:47

정재훈 기자



▲ 박지성 '감독님 이번에도 낚는 건 아니죠?'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유럽 축구의 최고의 이벤트이자 매년 펼쳐지는데도 4년마다 행해지는 월드컵과 비견이 되는 '별들의 전쟁' UEFA 챔피언스리그. 게다가 가장 빛나는 두 개의 별이 펼치는 결승전이라면 그 꿈의 무대를 밟고 싶지 않은 선수가 과연 있을까.

누구라도 밟고 싶은 무대이지만 자의로 혹은 타의로 말미암아 밟지 못하는 선수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지난 시즌 박지성이 퍼거슨의 결정에 의한 '타의'에 의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결승전 무대에 서지 못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런 플레처(경고 누적)와 바르셀로나의 에릭 아비달(퇴장), 다니엘 알베스(경고 누적)는 경고누적 혹은 퇴장이라는 '자의'(물론 타인에게 경고를 받았지만)에 의해 결승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되었다. 

맨유와 바르셀로나는 한두 선수가 빠지더라도 전력에 큰 타격이 없는 강팀이지만 그 선수가 크리스타아노 호날두나 리오넬 메시라면 과연 어떨까? 만약에 정말 이러한 일이 현실이 된다면 팀과 선수로서도 끔찍한 일이겠지만 그들을 지켜보기 위한 팬들에게도 까무러칠 일이다.

다행히도 올 시즌 결승전은 지켜보는 팬들에게는 큰 축복이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두 클럽인 맨유와 바르셀로나의 '꿈의 매치'가 실현되었고 호날두와 루니, 메시, 사비, 그리고 한국 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박지성의 플레이를 모두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축복이 매년 이뤄젔던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팀을 결승으로 이끈 최고의 에이스가 결장을 하게 되는 안타까운 일도 빈번히 생기고는 했다.

2002/03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 파벨 네드베드

2002/03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AC 밀란과 유벤투스의 경기가 펼쳐졌다. 아약스와 인테르를 차례로 꺾고 올라온 AC 밀란을 맞은 유벤투스는 단 한 선수의 부재를 극복하지 못하고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2003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네드베드는 디펜딩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와의 준결승전에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리며 결승에 진출시키는데, 막대한 공헌을 했다. 그러나 스티브 맥마나만에게 불필요한 태클을 범하며 옐로 카드를 받았고 네드베드는 마치 자신이 없으면 AC 밀란을 꺾을 수 없었다는 걸 알았는지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보이며 그라운드에 주저앉고 말았다.

결국, 네드베드가 없는 유벤투스는 AC 밀란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1998/99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 폴 스콜스, 로이 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바이에른 뮌헨의 만남. 잉글랜드와 독일의 자존심이 맞붙은 이번 대회에서 바이에른 뮌헨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이 많았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로이 킨과 폴 스콜스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하기 때문이었다.

로이 킨은 당시 강력한 카리스마로 유럽을 호령하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유벤투스와의 4강전에서 지단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맨유의 결승행에 일등공신이었고 폴 스콜스는 번뜩이는 공격적 재능으로 로이 킨과 함께 중원에서 활약하며 베컴, 긱스, 킨과 함께 황금 미드필더진의 주축이었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결장하게 된 맨유는 0-1로 끌려가며 이들의 부재를 통감했으나 후반 종료 직전, 테디 쉐링험과 숄샤르의 연속골에 힘입어 극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아쉽게도 로이 킨은 팀의 주장으로서 '빅 이어'(우승컵)를 들지는 못했지만 함께 축제를 즐겼고 폴 스콜스 역시 피치 위에서 유니폼을 입은 것이 아닌 정장을 입고 관중석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만끽했다.

스콜스는 약 10년이 지난 후인, 지난 시즌 첼시와의 결승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쓰라린 기억을 말끔히 지웠지만 로이 킨은 아쉽게도 은퇴 전까지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올 시즌 UEFA컵 결승전과 2002년 월드컵에서도 소속팀을 결승으로 이끈 주역이 경고누적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하며 우승을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2008/09 UEFA컵 결승전 디에구

분데스리가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히는 디에구는 올 시즌 팀의 부진에도 제 기량을 보여주며 고군분투 해왔다. 비록 리그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지만 AC 밀란과의 경기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고 준결승전에서 결정적인 골을 성공시키는 등 팀을 UEFA컵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준결승 2차전에서 경고를 받아 정작 본인은 결승 무대에 설 수 없었다.

'중추' 디에구의 공백이 아쉬웠던 브레멘도 아쉽게 우승컵을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렀고 디에구 역시 이탈리아로 이적을 앞두고 브레멘과의 이별축제를 완성하지 못했다.

2002 한일 월드컵 결승전 미하엘 발락

분데스리가 준우승, DFB 포칼 준우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거두며 '트리플 러너업'을 달성한  2001/02시즌 미하엘 발락(現 첼시)의 성적표이다. 비교적 약팀인 레버쿠젠을 이끌고 트레블에 야심 차게 도전했지만 단 한 개의 트로피도 들어올리지 못한 발락은 2002년 여름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우승에 도전했다.

사상 최악이라는 비난을 듣고도 발락의 활약으로 독일은 승승장구했지만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이천수에게 가한 태클로 인해 발락은 결국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고 독일도 브라질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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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성과 퍼거슨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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