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22 18:31 / 기사수정 2009.05.22 18:31
[엑스포츠뉴스] 자신의 프로데뷔 골 이후 계속해서 득점포를 가동시키며 팀 내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강수일.
작은 얼굴, 긴 팔과 다리. 시원한 웃음을 가진 그는 조금은 까무잡잡한 피부가 아니고서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했다. 인터뷰 중간마다 있었던 재미있고 솔직한 강수일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어보자.
"축구를 안 했으면 무얼 했을 거 같으냐고요?? 글쎄요, 어머니 속 꽤 썩혀드리고 있었을 거예요"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극진한 강수일 선수가 축구를 안 했으면 지금쯤 어머니 속을 썩히는 뒷골목 불량배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자신은 사실 초등학교 시절 동네 말썽꾸러기 싸움꾼이었고, 축구도 친구를 괴롭히는 옆 학교 싸움짱을 혼내주러 갔다가 그 학교 체육선생님의 눈에 띄어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나름대로 이해가 가는(?) 이유를 댔다.
때문에 축구는 자신의 일생을 180도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었고, 그런 그에게 기회를 준 인천 구단에 대한 감사함과, 지금까지 자신을 믿고 의지해 오신 어머니의 은혜를 잊지 못한다고…
"호피무늬를 좋아해서요, 입단하자마자 쫓겨날 뻔했죠"
강수일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패션리더'다. 특히 호피무늬를 좋아해 인천 입단 첫날 호피무늬 스키니진을 입고 갔었는데 이를 본 안종복, 그때 당시 단장님이 자신을 향해 큰 소리로 호통을 치셨다고… "야, 쟤 뭐야!! 당장 쫓아내!"
"어린이날, '가면 세리머니'를 위해 차이나타운을 다 뒤졌어요"
지난 5일 강원전에서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강수일 선수는 특이한 가면을 쓰는 것으로 골 세리머니를 대신했는데, 그 가면을 사기 위해 차이나타운을 다 뒤졌다고 한다. 어린이날 아이들을 좀 더 즐겁게 해주기 위해 골 세리머니로 가면을 생각해서 문방구라는 문방구는 다 찾아다녀 봐도 맘에 드는 것이 없어, 차이나타운까지 구입한 것인데 결국 옐로카드와 맞바꾼 꽤 비싼 가면으로 아직까지 숙소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나중에 저와 같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남들보다 조금은 까무잡잡한 피부를 타고난 강수일 선수. 나중에 자신과 같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인터뷰 내내 활기찼던 그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 졌다. 우리나라에서 혼혈인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강수일 선수는 이런 말을 전했다.
"내가 남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살지 말아요. 남들과 동등한 입장이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가지길 바랍니다. 주눅이 들 필요 없어요. 아직은 부족한 저지만, 저를 보며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옷에 관심이 많아 옷장사도 해보고 싶다 하고, 노래를 못해 대신 랩을 연습중이라는 강수일 선수는 참 끼가 많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은 반드시 축구선수로서 성공하고 싶다며, 인터뷰 내내 축구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았던 강수일. 23살, 꿈 많은 청년. 그가 꿈꾸는 모든 것이 이뤄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글] 안혜상 UTD 기자(nolza114@hanmail.net)
[사진] 김지혜 UTD 기자(hide5-2@nate.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