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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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놀라운 '추격자 본능'

기사입력 2009.05.22 04:33 / 기사수정 2009.05.22 04:33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LG 트윈스가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썼다. 올 시즌의 LG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2002년 이후 심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던 LG는 올 시즌 정말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며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주고 있다.

'역전의 명수', '추격자 LG', '뒷심의 LG' 등의 여러 수식 어구가 LG의 올 시즌 달라진 야구를 표상하고 있다.

LG는 지난 4월 10~12일 두산 베어스와의 첫 3연전 중 첫 경기에서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3홈런 등을 포함하여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특히, 9회 말 페타지니의 끝내기 만루 홈런에 LG 팬들에게 감동의 야구 드라마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4월 30일, '한국의 쿠어스 필드'라고 불리는 청주 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에 19-9로 대패하기는 했지만 10-0으로 뒤지고 있던 경기를 11-8의 턱밑까지 쫓아가며 추격의 의지를 선보였었다.

5월 12일 경기 역시 잠실 구장에 끝까지 남아있던 고마운 팬들에게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했던 경기로 기억에 남는다. SK 와이번스가 9-1로 9회 초까지 앞서고 있었으나 LG는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9회 말에만 8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과시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었다. 5월 15일 히어로즈 전에서는 22-17이라는 '핸드볼 스코어'를 만들며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불꽃 타격'을 선보였다.

5월 21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도 역시 '추격자 본능'을 여실히 발산했다. 크리스 옥스프링의 대체 용병 릭 바우어가 첫 등판의 부담에 못 이겨 스스로 자멸하며 초반 대거 9점을 허용하며 어려운 행보를 보였다. 2회 말까지 3-9로 끌려가며 광주에서의 3연전을 모조리 내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LG의 추격자 본능은 4회부터 풀 가동 되었다. 3-9로 끌려가던 4회 초 선두 타자 조인성의 좌전 안타와 권용관과 박용택의 연속 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의 황금찬스를 맞이했다. 이대형의 KIA 수비 시프트를 무시한 중전안타로 2점을 뽑아냈고 정성훈의 1루 땅볼로 추가 1득점에 성공하며 3점을 뽑아냈다. 9-6으로 3점차의 턱밑까지 쫓아간 순간이었다.

4회 말 KIA에 다시 1점을 허용하며 10-6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6회 초 정성훈의 적시타와 최동수의 좌월 3점 홈런을 묶어 4점을 내며 10-10 극적인 동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LG는 6회 말 다시 KIA에 3점을 허용하며 13-10으로 분위기가 다시 반전됐다.

하지만, 9회 초 전날에 이어 연달아 등판한 마무리 투수 윤석민의 실책과 대타 이병규의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13-13으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고 결국엔 12회 말까지 승부의 자웅을 겨루지 못한 채 역대 최장시간 무승부 기록인 5시간 58분의 경기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KIA로서는 매우 아쉬운 경기였다. 하지만, LG로서도 분명 잡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9회 초 대타 이병규의 2타점 2루타 이후 무사 1,2루라는 찬스가 찾아왔지만 최동수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안치용의 외야플라이로 2루 주자 이병규마저 아웃 되며 더블플레이로 이닝이 종결되게 되었다. 11회 초에도 1사 만루라는 찬스를 맞이했지만 박종호와 조인성이 범타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LG로서는 분명히 소득이 있었던 경기였다. 또 다시 드라마 같은 경기를 만들어내며 자신감을 심었기 때문이다. KIA와의 광주 3연전을 모조리 내줄 수 있었던 위기였다. KIA와의 3연전 전에는 LG가 3위였으나 이제는 KIA와 순위를 맞바꾸게 되었다. 그러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의 '불꽃 튀는 추격전' 끝의 무승부는 결과론 적으로는 3연전 3패나 다름없으나 팀의 사기나 분위기 측면에서는 눈에 보이는 성적표와는 무관한 상승세를 지니고 있다.

광주에 내려가기 전에는 3위였으나 광주에 내려갔다 온 이후로는 4위로 자리매김한 LG. 이제 주말 3연전을 한화 이글스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지난 4월 말 청주구장에서 3연전 동안 33점이나 내주며 맹폭 당했었던 LG는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과연, LG는 다시 한번 '추격자' 본능을 드러내며 '역전의 명수'로서 한화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이번 주말 3연전에서도 감동의 드라마를 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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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최동수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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