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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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전기우승 아직 희망은 있다.

기사입력 2005.07.07 11:25 / 기사수정 2005.07.07 11:25

안희조 기자


'포항이 맞수 울산을 잡고 전기리그 우승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게 되었다'

7월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과 포항의 경기에서 포항은 이동국의 두 골과 이따마르의 쐐기골로 울산을 3-1로 눌렀다. 이로서 포항은 이날 패배한선두 부산에 승점 3점이 뒤진, 3위를 기록하며 전기리그 마지막 경기의 결과에 따라 우승을 넘볼수 있는 최후의 가능성을 남겨놓게 되었다.

반면 포항보다 승점 1점이 앞서 있었던 울산은 이날 경기를 패함으로서 전기리그 우승이 완전히 물거품이 되었다. 다만 최성국의 성공적인 복귀와 유상철의 K리그 복귀 첫 골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예상치 못한 부산의 돌풍으로 전기리그 우승의 가능성이 희박해진 울산과 포항, 그러나 실낱같은 가능성을 위해 '올인'해야만 했던 경기에서 서로를 만났고 중요한 순간마다 서로의 발목을 잡던 두 팀의 운명은 또 한 번 되풀이 되었다. 무승부는 양 팀 모두에게 큰 의미가 없는 상황,  오로지 승리만이 필요했을 뿐이었고 부산의 경기 결과는 그 다음 일이었다.

전반 초반 양팀은 잦은 패스미스와 치열한 미드필드 싸움을 주고 받으며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전반 17분 포항의 코너킥 상황에서 의외의 판정이 나왔다. 문전혼전중에 조세권의 파울이 있었다며 PK가 선언된 것. 정규리그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던 이동국이 깔끔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팽팽하던 양 팀의 균형은 의외로 쉽게 무너졌다. 

한 골을 실점한 울산은 내심 다급해졌다.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두 골이 필요한 상황, 전반전이 끝나기 전 동점을 만들어 놔야 후반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그러나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포항을 압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전방 공격라인에서 막히며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반전 종료를 얼마남지 않은 시간, 울산은 김병지의 실책으로 얻어낸 코너킥에서 동점골을 뽑아냈다. J리그에서 복귀해 첫 경기를 치른 최성국의 코너킥이 유상철이 멋진 헤딩슛으로 연결되며 동점을 만들었다. 올 시즌 K리그 복귀 후 무득점에 그치던 유상철의 마수걸이 골 이었다.

후반전, 상황은 비슷하게 전개되었다. 울산은 주도권은 잡고 있었지만 공격진에서의 마무리상황까지 연결시키지 못하며 답답한 상황을 연출했고, 포항은 수비를 두텁게 하며 개인기가 좋은 이따마르, 따바레즈를 통한 역습을 노렸다.  후반 30 분이 지나도록 공격이 무위로 끝나자 울산선수들은 집중력을 잃기 시작했고 포항은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34분 울산의 진영 왼쪽 측면에서 평범하게 올라온 이따마르의 크로스, 그러나 울산의 수비는 이동국을 놓치고 있었고 서동명 골키퍼는 판단미스로 너무 전진해 있었다. 크로스를 이어받은 이동국의 감각적인 헤딩 슛은 텅 빈 골대를 향해 날아갔고 승부의 추는 다시 기울어졌다.

울산은 다급해졌지만 포항의 수비는 여전히 두터웠고 뚫기 어려웠다. 그리고 후반43분 조세권의 패스미스는 뼈아픈 쐐기골로 이어졌다. 포항진영에서 조세권의 패스를 가로챈 이따마르는 빠른발로 운동장 절반을 질주하며 조세권을 제친 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울산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유경렬, 박병규의 자리에 조세권, 유상철을 투입하며 수비진을 다졌고 J리그에서 복귀한 최성국을 스타팅으로 출장 시키며 포항에 맞섰다. 그러나 급조된 공격과 수비라인이 조직력을 갖추는데서 미세한 틈을 보였고 결국 이것이 패인이 되고 말았다.  특히 개개인들의 움직임은 좋았음에도 조직적인 플레이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던 최성국-김진용-마챠도의 공격 라인은 울산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다가왔다.


반면 전력의 누수가 없이 베스트 멤버로 울산을 상대한 포항은 두터운 수비를 바탕으로 이따마르 다 실바의 개인기를 통한 역습을 주로 사용했다.  이 날 포항이 기록한 8개의 오프사이드는 역습전술을 사용했음을 그대로 입증한다. 그러나 후반 열세를 보였던 경기내용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인이 바로 이 역습전술에 있었다. 포항은 울산의 수비진이 집중력을 잃은 순간을 놓치지 않았고 높은 골 결정력을 과시하며 울산을 무너뜨렸다. 



안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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