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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탈락' 박찬호, 아직 좌절하기에는 이르다

기사입력 2009.05.20 13:40 / 기사수정 2009.05.20 13:40

최세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세진 기자] 박찬호가 결국 어렵게 따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5선발 자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박찬호의 다음 선발 등판 경기로 예상되었던 24일 뉴욕 양키스전에는 스프링트레이닝 기간 동안 박찬호와 끝까지 선발 경쟁을 벌였고, 시즌 중에는 불펜에서 2승에 방어율 2.49를 기록하며 박찬호를 계속해서 압박한 J.A 햅이 나선다.

이번 결정에는 지난 18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박찬호의 모습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전 등판에서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기록하며 살아날 조짐을 보였지만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1.1이닝 동안 5실점을 허용하면서 또다시 무너졌다.

경쟁자들을 월등히 앞섰던 스프링 트레이닝에서의 투구를 시즌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박찬호 본인 역시 과도한 부담감의 무게를 떨쳐버리지 못하면서 결국 선발에서 중도 탈락하는 아쉬운 결과를 낳고 말았다.

박찬호가 올 시즌 선발로서 거둔 성적은 7경기에 등판 1승 1패에 방어율 7.29로서 메이저리그팀의 선발로서 내밀기 부끄러울 정도의 성적이다. 선발로서 고작 33.1이닝을 소화해 규정이닝조차 채우지 못했고, 이는 경기당 평균 5이닝을 채 던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규정이닝을 채웠을 경우 박찬호의 방어율은 메이저리그 선발투수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실력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하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박찬호의 선발 탈락은 어쩌면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결과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박찬호의 선발 탈락은 석연치 못한 부분도 많다. 실제로 이번 결정에는 박찬호의 성적 외에도 많은 요인이 작용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발진의 연쇄부진이 박찬호의 선발 탈락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필리스팀으로서는 부진한 선발진에게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일종의 자극이 필요했고, 그 희생양은 박찬호와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인 모이어나 블랜튼이 아닌 박찬호가 되고 말았다. 박찬호로서는 팀의 다른 선발투수와는 달리 최근 몇 년 동안 선발로서 보여준 활약이 거의 미약했기 때문에 이 또한 박찬호에게는 불리한 점으로 다가왔다.



이번에 박찬호와 보직을 바꾸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J.A 햅의 팀 내 위치 또한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J.A 햅은 2004년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필리스에 입단한 필리스의 프랜차이즈 유망주이다. 이 때문에 시즌 전부터 현지 언론에서는 박찬호의 선발 합류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고, 반면 팀 내 유망주인 J.A 햅에 대해서는 매우 호의적인 시선으로 일관했다. 시즌 중에도 박찬호가 조금이라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J.A 햅을 선발 로테이션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박찬호를 압박했고, 이는 결국 현실화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162경기의 대장정을 치르는 시즌 중 현재 37게임만을 치렀을뿐이고, 아직도 시즌이 많이 남은 만큼 기회는 충분히 있다. 이번 결정 이후에도 필리스의 선발진이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필리스가 또 다른 카드를 빼어낼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박찬호를 대신해 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린 J.A 햅의 활약 또한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만약 J.A 햅이 선발로 나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박찬호에게 또 다시 기회가 올 수도 있다. 박찬호로서는 당분간 불펜에서 대기하며, 그동안 선발로서 가졌던 부담감을 떨치고 하루빨리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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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찬호와 J.A 햅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쳐]



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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