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5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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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영입'이 무색해진 바이에른 뮌헨

기사입력 2009.05.20 00:54 / 기사수정 2009.05.20 00:54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06/07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에서 4위를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는 치욕을 맛보게 되었다.

그리하여 바이에른 뮌헨은 프랑크 리베리와 루카 토니와 같은 수준 높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힘을 기울였고, 라이벌 팀 브레멘의 핵심 스트라이커였던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영입까지 성공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은 리가 내에서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스쿼드를 갖추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분노의 영입'을 통하여 전력 강화를 꾀한 바이에른 뮌헨의 07/08시즌은 상당히 순조로웠다. 적어도 '자국 리그'에서는 말이다. 리가에서 세 경기를 남겨두고 2위 베르더 브레멘과의 승점 차를 10점차로 유지하며 조기에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었다.

바이에른 뮌헨의 강력한 스쿼드에 상대팀들은 벌벌 떨면서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하지도 못한 채 뮌헨과의 경기를 '승점을 버리는 경기'로 여길 정도였다. 하지만, 대외컵에서의 효과는 미미했다. UEFA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바이에른 뮌헨은 프리미어리그 하위권 팀인 볼튼을 상대로 홈에서 2-2로 비기는 망신을 당했고, 프리메라리가 중위권 팀이었던 헤타페를 맞이하여서는 상대 골키퍼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운 좋게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에서는 제니트의 조직력에 밀리며 4-0 대패를 당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만다. 결국 '분노의 영입'으로 바이에른 뮌헨이 얻은 것은 '분데스리가의 정복'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의 정복'마저 힘들어진 상태이다. 양질의 스쿼드를 계속 유지하고도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던 브레멘을 상대로 안방에서 5-2로 대패당하는 수모를 겪었고, 후반기에는 강력한 공격력의 볼프스부르크를 맞이하여 5-1로 참패하여 바이에른 뮌헨의 부끄러운 역사를 쓰기에 이르렀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대진운이 따라주면서 8강에 진출하였으나, 8강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누 캄프에서 4-0의 대패를 당하여 리그의 부진을 만회하는 데에도 실패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경질되고 만다.

유프 하인케스가 잔여 시즌을 맡게 된 바이에른 뮌헨은 남은 리그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리그 우승에 전력을 다하였으나, 볼프스부르크의 무서운 기세를 꺾진 못하였다. 그리고 리그 우승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분데스리가 33라운드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호펜하임을 상대로 2-2무승부에 그치면서, 하노버를 5-0으로 꺾은 볼프스부르크와의 승점 차가 2점으로 벌어져, 리그 우승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이다.

이제 바이에른 뮌헨은 자력 우승이 불가능해졌다. 슈투트가르트와의 최종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두고, 베르더 브레멘이 원정에서 볼프스부르크를 꺾어줘야만 리그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시즌 브레멘을 상대로 1무1패로 열세를 보인 바이에른 뮌헨이 브레멘의 승리를 응원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볼프스부르크는 홈에서 15승1무를 기록하며 '절대무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다, 브레멘은 UEFA컵 결승전과 포칼컵 결승전에 모든 전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볼프스부르크전에서 전력을 다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바이에른의 상대팀인 슈투트가르트 또한 바이에른과 같은 상황을 맞이하고 있으며, 슈투트가르트의 전력 또한 만만치 않아서 바이에른 뮌헨의 이번 시즌 리그 우승 길은 상당히 험난하기만 하다. 슈투트가르트를 꺾는다고 해도, 볼프스부르크의 강인함에 의해 리그 우승을 놓치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렇게 리그 우승이 좌절된다 하더라도, 이것을 볼프스부르크를 꺾지 못한 브레멘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곤란하다. 바이에른의 이번 시즌의 실패는, 양질의 스쿼드를 갖추고도 전술적인 운용에 실패한 내부적인 문제에 가장 큰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분노의 영입'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2년 만에 예전의 실패를 반복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만약 최종전에서 슈투트가르트에 패하여 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좌절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바이에른 뮌헨은 '분노의 영입'보다 더 많은 손실을 입을지도 모른다. 프랑크 리베리나 필립 람과 같은 주축 선수들의 이탈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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