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15 12:14 / 기사수정 2009.05.15 12:14
올 시즌 정규리그 홈 4경기에서 3승 1무로 '안방불패'를 이어가고 있는 인천은 최근 득점 감각이 좋은 유병수-강수일을 내세워 성남을 상대로 정규리그 홈 5경기 연속 무패행진에 도전할 계획이다.
반면 지난 라운드서 시종일관 부산을 밀어붙이고도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인 성남은 인천을 '명가재건'을 위한 상위권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인천 수비의 '핵' 안재준의 결장, 대책은?
8경기 3실점으로 K-리그 최강의 짠물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인천 수비의 '핵' 안재준이 경고 누적으로 성남전에 결장한다.
안재준은 186cm 78kg의 좋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제공권'과 '몸싸움'이 좋은 수비수다. 여기에 올해로 프로 2년차가 된 안재준은 한결 더 침착해지고 경기를 읽는 시야가 크게 넓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힘과 높이에 침착성과 넓은 시야를 더하면서 안재준은 어느새 인천 수비에서 빠져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안재준은 수비뿐만 아니라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공격력까지 급성장하고 있다. 안재준은 지난 K리그 6R 수원전서 경기종료 직전 얻은 코너킥 상황에서의 득점기회를 아쉽게 놓친 바 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잠시 그로부터 불과 2주 뒤 안재준은 강원과의 피스컵 코리아에서 우성용의 K-리그 최다 골을 도우면서 프로 첫 공격 포인트를 성공시켰다.
든든한 수비력에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한 한 방까지 더해가고 있는 안재준의 결장은 인천 팬으로서는 아쉽기만 하다.
안재준의 공백은 누가 메울까? 페트코비치 감독은 울산과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인천은 올해 초부터 한 선수가 두 자리 이상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라고 밝히며 안재준의 공백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현재로서는 안재준의 빈자리를 김영빈이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인천의 센터백 자원은 제이드 안현식 김영빈 등이 있지만 안현식은 시즌 초에 당한 부상으로 아직까지 경기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또 제이드는 호주국가대표 차출 이후 컨디션 난조로 별다른 출장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어 최근 중앙 미드필드로 꾸준히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김영빈이 오랜만에 센터백으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빈은 지난해까지 인천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던 선수이기에 안재준의 공백을 무리 없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또 인천의 원조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던 만큼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성남의 골문을 위협할 것이다.
'이번엔 누가 넣을까?' 다양해진 인천의 공격카드
인천은 지난 시즌 라돈치치에 득점루트가 집중되면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이미 인천에서 골 맛을 맛본 선수는 강수일-유병수-챠디-우성용-보르코-윤원일로 모두 6명에 달한다.
특히 서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공격수들의 골 감각이 눈에 띈다. 올 시즌 6골을 기록하며 2009 K리-그 최고의 신인으로 뽑히고 있는 '유병수', 통산 116골로 K-리그 최다 골을 쏜 '우성용', 3경기 연속 골을 쏘며 2군 MVP의 자존심을 보여주고 있는 '강수일', 올 시즌 3골을 만들며 K리그에 점차 적응중인 세르비아 득점왕 '챠디'까지 인천의 공격 카드가 시간이 갈수록 다양해지며 강력해 지고 있다. 유병수와 챠디가 주전경쟁에서 앞서있긴 하지만 강수일과 우성용이 선발로 나와도 크게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는 인천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경기당 득점률이 8경기에서 9득점으로 1.1에 그친다는데 있다. 1위 전북은 8경기 20득점으로 경기당 2.5, 광주는 8경기 14득점으로 경기당 1.75에 달한다. 인천보다 순위가 한 단계 낮은 서울도 1.3으로 인천보다 경기당 득점률이 높다.
인천이 짠물 수비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그 성적이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득점력을 좀 더 높여야 될 필요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3경기 연속도움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시즌 첫 골이 없는 박재현과 1골을 기록 중이지만 좋은 찬스를 여러 차례 무산 시키고 있는 보르코가 좀 더 많은 골을 넣어줘야 된다. 이 두 선수는 좋은 개인기량을 바탕으로 한 번 골 맛을 보면 연속으로 골을 기록할 줄 아는 선수들이다. 인천 팬들로서는 이번 성남전 때 이 두 선수의 골 감각이 폭발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이호-김정우 '2005 챔피언 듀오' 앞세운 성남
인천전을 준비하는 성남의 집중력이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다. 시즌 초 힘겨운 첫 승을 기록하며 조금씩 자기 색을 보여주기 시작한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인천전이 상위권 도약의 중요한 관문이기 때문이다.
성남은 인천을 잡으면 4위까지 올라설 수 있어 명가재건을 꿈꾸는 성남의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되는 경기지만 이미 피스컵 코리아에서 인천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한 전적이 있어 인천전이 더욱 부담스럽다.
성남은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호주 용병 사샤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힘과 높이를 갖춘 인천의 챠디를 사샤가 빠진 성남의 수비진이 잘 막을 수 있을지가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다.
공격부분에서는 기대했던 라돈치치가 아직까지 제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1골 1도움에 그치고 있는 라돈치치는 지난해까지 인천에서 뛰며 상대편 수비수들을 무너트리던 파괴력이 사라졌다.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올 시즌 4골로 팀 내 최고 득점자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는 한동원과 2골을 기록하며 점점 더 좋은 컨디션을 되찾고 있는 조동건에게 골을 기대해본다.
성남은 이호-김정우의 국가대표급 미들라인으로 인천의 허리를 장악할 계획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 강력해 지고 있는 이호-김정우 라인은 이미 2005년도 K-리그 챔피언 결정전서 인천의 허리를 봉쇄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인천이 올 시즌에 손대호, 도화성 등 좋은 미드필드 자원을 영입한 만큼 2005년도의 이호-김정우 라인의 맹활약이 다시 한번 나타날 수 있을지는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손대호-라돈치치, '친정팀 만나 기회 잡을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라는 말이 있다. 인천과 성남에는 이미 서로 매우 잘 아는 두 선수가 있다. 올 시즌부터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손대호-라돈치치가 그 주인공이다.
두 선수는 지난해까지 소속팀의 주축 선수였다. 손대호는 성남에서 김상식과 함께 중원을 장악했고 라돈치치는 인천 득점력의 모든 것이었다.
올 시즌 큰 기대를 모으며 팀을 맞바꾼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새로운 팀에서 아직까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손대호는 도화성과 노종건, 드라간에게 주전 자리를 잃어가고 있고 라돈치치는 올 시즌 단 1골에 그치며 신태용 감독의 얼굴을 어둡게 하고 있다.
소속팀을 맞바꾸며 동반 부진의 늪에 빠진 두 선수가 친정팀을 만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라돈치치는 인천전서 반드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라돈치치가 다소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신태용 감독은 그동안 라돈치치를 믿고 꾸준히 경기에 투입한 만큼 인천전서도 선발이든 교체든 기회를 줄 것이다.
라돈치치는 인천의 임중용과 한판 대결을 펼쳐야 한다. 인천에서만 햇수로 5년을 활약한 라돈치치인 만큼 라돈치치와 임중용은 서로 너무 잘 알고 있다. 임중용은 얼마 전 인천UTD 기자단과의 인터뷰서 "라돈치치는 원래 잘 알고 있는 선수기 때문에 쉽게 막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워낙 힘과 스피드가 좋아서 고생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힘과 스피드가 장점인 라돈치치는 알아도 막기 힘들다는 것이다. 라돈치치가 옛 친정팀의 주장 임중용을 맞아서 얼마나 활약할지 관심이 간다.
반면 손대호는 경기 출장이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다. 손대호는 인천이 올 시즌 치른 12경기에서 단 3번 출장에 그치고 있다. 아직까지 페트코비치 감독은 손대호를 테스트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페트코비치 감독이 성남전서 손대호를 깜짝 선발 또는 교체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성남은 시즌 4골을 터트리고 있는 한동원을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여 재미를 보고 있다. 또 성남의 미드필드 라인 이호-김정우는 수비적 능력을 갖춘 것은 물론 각각 2골 1도움,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공격적인 능력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천으로서는 성남의 공격적인 미드필드 라인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천은 이호-김정우-한동원에서 나오는 성남 공격의 시발점을 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대호는 활동량이 부족한 편이지만 포백 바로 앞에서 상대 공격을 1차로 저지해 내는 '홀딩맨' 역할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성남의 공격적인 미드필드를 고려한다면 손대호를 포백 바로 앞에 위치시키며 수비적 임무를 부여하고 그 앞에 도화성-드라간을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 또 손대호가 이미 성남에서 한동원, 모따, 조동건 등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는 것도 손대호의 깜짝 출장 가능성을 더한다.
인천에서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손대호가 친정팀을 만나 출장 기회를 얻게 될지도 인천 대 성남전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손대호와 라돈치치 중 과연 누가 친정팀을 울리는 남자가 될지 5월 17일 인천 월드컵 경기장을 지켜보자.
/글 = 김재진 UTD기자 ( jaejin44@empal.com)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 ( boriwoll@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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