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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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재홍, '오늘은 내가 끝냈다!'

기사입력 2005.07.03 10:42 / 기사수정 2005.07.03 10:42

고동현 기자

이틀연속 연장 접전이 펼쳐진 2일 SK와 두산의 문학경기에서 SK가 연장 11회 박재홍의 끝내기 안타로 6-5로 승리를 거두며 두산을 꺾었다.

이 날 경기는 초반과 후반의 경기모습이 판이하게 달랐다. 초반이 '동네야구'를 보여줬다면 후반에는 양팀에서 깔끔한 플레이들이 나오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펼쳐나갔다.

경기 초반 양 팀은 어디에 홀리기라도 한 듯 실책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이 날 경기에서 양 팀이 1회부터 6회까지 기록한 실책은 두산 4개,SK 3개해서 모두 7개. 여기에 안타로 기록된 보이지않는 실책까지 합친다면 이 날 경기에서 무려 9개의 실책이 쏟아져 나왔다. 

SK는 2회말 이혜천의 실책으로 기회를 얻은 뒤, 김민재와 김강민의 연속 적시타가 나오며 2점을 선취했다. 이어지는 3회초에서 두산은 SK의 김원형과 김민재의 실책을 발판으로 2점을 득점하며 원점을 이뤘다.

4회말 SK는 2사 만루찬스에서 이혜천의 폭투와 조동화의 기습번트 안타로 2점을 추가하며 다시 4-2로 달아났다. 여기에 5회말 두산 우익수 강봉규의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1점을 더 추가하며 5-2까지 점수차를 벌려 승기를 잡아나갔다.

하지만 선두 두산은 역시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6회초 공격에서 SK 중견수 김강민의 보이지않는 실책으로 1점을 따라붙은뒤, 문희성이 8회초 공격에서 호투하던 SK 선발 김원형에게 총알같은 동점 투런홈런을 날리며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점수는 평범한 5:5. 하지만 'E'라고 쓰여있는 실책수에서는 4,3개라는 근래에 보기드문 숫자가 적혀 있다

경기는 문학에서 열리는 SK-두산의 경기답게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승부의 열쇠는 날씨였다. 경기초반부터 안개가 옅게 깔려있더니 경기후반이 될 수록 안개가 밑으로 내려와 전광판까지 안보이는 지경이 되었다.

양 팀은 10회공격에서 특별한 득점찬스를 잡지 못한채 11회로 접어들었다.  11회초 2사후 두산 장원진이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SK 2루수 정경배가 그림같은 수비를 보여주며 삼자범퇴로 두산의 공격이 끝났다. 좋은 수비뒤에는 좋은 공격이 나오는 법. 두산으로서는 불행히도 11회말 SK 첫 타자가 하필이면 정경배였다. 정경배는 랜들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뽑아내며 찬스를 잡았다. 이후 이진영의 볼넷이 나오며 2사 1,2루.

타석에는 이 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박재홍이 서 있었다. 박재홍은 랜들의 공을 정확히 받아쳤다. 하지만 관중석에서는 이 공이 안개에 가려 전혀 어디로 간지 알 수 없었고 SK 응원단의 환호성만이 SK가 승리를 거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 박재홍의 타구는 좌중간 깊숙히 날라갔고, 안개때문에 타구판단에 영향을 받은 두산 외야수들은 이 공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전진수비했던 탓도 있겠지만 안개가 없었더라면 워낙 높이 뜬 타구라 처리가 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안개때문에 기록실에서조차 처음에는 박재홍의 타구가 홈런인줄 알고 11회 점수표시란에 '2'까지 올렸다가 다시 '1'로 바꾸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11회말 SK의 2사 1,2루 찬스. 사진에서도 안개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하늘의 장난인지 결국 이틀연속 연장승부는 SK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 SK와 두산의 문학경기에서는 지난 6월 23일 경기를 포함해 3경기연속 끝내기안타와 홈런으로 승부가 갈리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9회 2사 1,3루의 위기에 나온 SK 윤길현은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6월 25일 문학 삼성전 이후 또다시 승리를 올렸고, 두산 랜들은 8회부터 나와 잘 던졌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패배의 쓴 맛을 봐야했다.

이로써 SK는 2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두산은 연패를 끊기위해 선발투수인 랜들까지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또 다시 패배하며 4연패를 기록해 2위로 주저앉고 말았다.


W: 윤길현(2승 2패)
L: 랜들 (7승 4패)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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