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11 00:31 / 기사수정 2009.05.11 00:31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지난해 수원 삼성(이하 수원)의 캡틴이었던 송종국이 다소 허전(?)한 모습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나타났다.
송종국은 잘 다듬은 머리를 휘날리며 지난 2002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고, 지난해 수원의 캡틴으로서 팀을 K-리그 왕좌에 올려놓았다. 그런 그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9라운드 광주 상무(이하 광주)와의 경기에서 삭발을 한 채 낯선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광주와의 경기를 치르기 전 수원은 1승 3무 4패로 K-리그 15개 팀 가운데 13위로 팀 성적이 곤두박질쳐있었다. 올 시즌 캡틴 자리를 후배인 곽희주에게 물려줬지만 팀의 맏형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꼈을 터. 머리를 삭발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팀 전체에 책임감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광주전에 나선 덕분인지 송종국은 그라운드 안에서 어떤 선수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중원에서의 압박은 더욱 거세졌고, 공격시 평소에 비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며 몇 차례 매서운 슈팅을 선보였다.
그리고 비록 김용대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전반 26분 이상호가 찬 페널티킥을 직접 유도하는 등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전직 캡틴의 이러한 각오도 수원에게 큰 효과가 있지 못했다.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 최성국의 중거리 슈팅과 최원권의 페널티킥을 얻어맞으면서 0대2의 쓰디쓴 패배를 당했다. 삭발까지 하며 비장한 각오로 이날 경기에 나섰던 송종국이 가장 아쉬웠을 것이다.
수원은 광주와의 경기에서 승점획득에 실패함으로써 승점 여전히 6점으로 K-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경기주도권을 잡고도 여전히 득점력 부재에 시달리는 수원의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송종국의 삭발투혼을 비롯해 수원 선수단 개개인의 승리를 향한 노력이 빛났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이날 경기를 통해 수원이 머지않아 지난 시즌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던 경기였다. 수원의 서포터스인 그랑블루 역시 이를 느꼈는지 경기종료 후 열심히 뛰어준 선수단을 향해 “괜찮아”를 외치며 격려했다.
[사진(C)엑스포츠뉴스 DB,강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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