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6.30 10:44 / 기사수정 2005.06.30 10:44
FC서울은 29일 상암 홈에서 벌어진 전북과의 K리그 10차전을 2대0, 두 골차의 멋진 승리로 장식하며, 상위권 발판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이날 경기는 지난 컵대회 당시 전북에게 당한 어린이날 참패(4대0)의 복수를 확실히 해줬다는 의미에서 서울팬들에게는 속 시원한 경기였다.
전반은 탐색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1만7천여 명의 관중이 운집한 상암월드컵경기장. 마치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듯 다양한 언론매체기자들의 카메라가 연신 그라운드를 향했으며, KBS스포츠는 이날 중계예정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돌연 FC서울의 경기를 중계방송하기로 결정했다. 모든 것은 이날 박주영과 백지훈, 김승용의 공식적인 홈 컴백전에 쏠린 세간의 관심 때문이었다.
전반은 양팀 모두 다소 침체된 듯한 모습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북은 현재 팀이 처한 ‘공격수 부재’라는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하는 듯, 몇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으며, 서울은 전반 19분 김은중 선수가 히칼도의 코너킥을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전북 수비수가 가까스로 걷어내는 등 양팀 모두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아까비~ 전반 초반 결정적 찬스를 무위로 날려버린 전북
고군분투 한 보띠 선수. 공격형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를 오가는 활약으로 이날 전북의 공격을 이끌었다
먼 원정길에 동참한 전북의 열정적 서포터들
후반은 서울의 ‘크레이지 모드’
전반이 다소 지루한 경기였다면, 후반은 말 그대로 서울의 화끈한 공격축구의 진수를 볼 수 있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의 유기적인 패스 움직임이 살아난 서울은 분위기를 몰아 10분 만에 첫 골을 성공시킨다.
시작은 서울의 키플레이어 히칼도의 발에서 시작됐다. 히칼도가 김동진에게 좋은 패스를 연결하자 전북 왼쪽을 파고들던 윙백 김동진이 골문 쪽으로 달려들던 백지훈에게 그림 같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백지훈이 강력한 헤딩으로 마무리해 골을 성공시킨 것. 1만 7천 관중이 열광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 1골을 뒤진 전북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공격에 치중했고, 1골을 성공시킨 서울은 수비에 치중하지 않고, 더욱 공격에 고삐를 당겨 물고 물리는 접전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백지훈의 첫 골에 환호하는 FC서울 선수들
박주영의 주특기 ‘수비농락’ 또 나왔다
경기 내내 국가대표 수비수 박동혁의 그림자 수비에 막혀 고전하던 박주영은 후반 들어 서서히 전북의 수비를 유린하기 시작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결정적인 몇 번의 찬스를 맞은바 있던 박주영이 일을 낸 것은 후반 22분. 전북이 실수한 공을 뺏어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까지 치고 들어간 박주영은 수비수 4명을 특유의 개인기로 농락한 뒤, 김은중에게 패스, 김은중은 이를 골키퍼의 타이밍을 속이는 재치 있는 슛으로 2번째 골로 만들어낸다.
‘추풍낙엽’ 전북 수비수 4명이 박주영 한명을 막지 못해 2번째 골을 헌납한 꼴이었다. 또한, 김은중은 시즌 4호골, 박주영은 시즌 첫 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서울의 이장수 감독은 후반 15분여를 남겨놓고 김은중 선수를 곽태희로 교체하는 수비강화 전략으로 전북의 공격을 적절히 차단.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박주영의 '수비농락' 어시스트 후 김은중의 두번째 골이 터지자 전북 수비수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연속된 골로 흥분한 서울 팬들
FC서울 vs 전북현대 이모저모
-백지훈 선수는 이날 경기장 내 인터뷰만 총 3번을 하는 등 달라진 위상을 뽐내기도
-서울 서포터 ‘수호신’이 서울 홈경기 최초로 파도타기 응원을 성공해 눈길. 특히 전북원정 당시 전북 서포터의 파도타기 응원으로 철저히 위축된 바 있었던 서울서포터로서는 똑같이 복수를 해준 셈. 서울 서포터는 몇 번의 시도 끝에 E석(본부석 맞은편)관중들의 파도타기 동참을 이끌어 냈다. 파도타기 응원이 끝난 후에는 ‘잘 가세요’를 부르며 전북을 약 올리기도 해 관중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우리도 파도타기 해요" FC서울 홈경기 최초로 일반석 관중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선보이고 있다
-N석 붉은 옷 이벤트 성공적 마무리
6월 월드컵의 붉은 물결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했던 서울의 붉은 옷 이벤트(붉은 옷 지참 시 N석 50% 할인)가 마무리 됐다. 이 이벤트로 인해 N석은 80%가 넘는 관중들이 붉은색 옷을 입고 입장하는 등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은 홈팀인 FC서울이 골을 성공시킬 때마다 N석 골대 뒤의 폭죽을 터트리고 있는데 이날은 비가 온 뒤였기 때문인 듯 폭죽의 연기가 한참을 경기장을 떠나지 않자 관중들이 폭소를 자아냈다.
- 이날 경기에 프로연맹은 새로 도입된 외국인 심판을 배정해 눈길
박주영을 그림자 수비한 전북의 박동혁
씁쓸한 표정을 짓는 전북 감독대행
"헉 우리편 다 어디갔어?" 홀로 서울 무리들(?)을 바라보는 전북선수의 모습이 재미있다
취재열기는 그 어떤 경기보다 뜨거웠다
"비켜~비켜 내가 공 넣을꺼야" 전북의 공격이 한창이다
서울 서포터의 대형깃발 퍼포먼스
"많이 아파?" 박주영 선수가 쓰러진 전북 선수가 걱정되는 듯 주위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내 손에서는 불꽃이 나간다" 서울 서포터의 스파클라를 이용한 퍼포먼스
전북의 강력한 항의
서울의 결정적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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