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09 05:13 / 기사수정 2009.05.09 05:13
프로농구 팀별 결산⑨ - 대구 오리온스(18승 36패 - 정규시즌 9위,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시즌 전 전망
김승현 입단 이후 강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대구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최하위로 자존심을 구겼다. 올 시즌은 그 명예회복의 기회가 될 전망이었다. '대행'의 딱지를 뗀 김상식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며 부상에 허덕이던 김승현은 돌아왔고, 가넷 톰슨과 크리스 다니엘스의 두 외국인선수 선발도 성공적이었다. 전력 누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지난 시즌 김승현 부상으로 부진에 허덕였던 것을 감안해 정재홍이라는 보험도 마련해뒀다. 전문가들 역시 오리온스의 6강 진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물론 거기에는 '김승현의 건강함'이라는 전제가 붙어있었지만, 어쨌든 오리온스의 전력은 상당히 짜임새가 있었다.
▲되살아난 부상 악몽
첫 출발은 3연승으로 쾌조였다. 건강한 김승현은 역시 위력적이었다. 두 외국인선수 톰슨과 다니엘스도 준수한 기량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 선발 실패로 골머리를 앓았던 오리온스는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바로 김승현의 부상 소식이었다. 그리고 오리온스는 곧바로 다른 팀이 됐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에서였다. 잘 맞던 팀 플레이는 갑자기 삐걱거렸고 그토록 좋은 활약을 보이던 외국인선수들은 조금씩 문제점을 노출했다.
김승현의 부상이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없으면 곤두박질치는 팀 성적 탓에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갖지 못하고 수시로 코트와 벤치를 들락거려야 했다. 자연히 경기에 나서도 좋은 기량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졌고, 출장 시간은 갈수록 짧아졌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오리온스의 경기력은 시간이 거듭할수록 하락했다. 급한 마음에 태업성 플레이로 의혹을 샀던 톰슨을 교체했지만 결과적으로 이것은 대실패였다. 마이클 조이너는 영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이다 얼마 안 가 퇴출됐고 뒤를 이은 딜리온 스니드는 골밑 득점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득점 루트가 너무 편중된 것이 문제였다.
결국 답답한 마음은 트레이드로까지 이어졌다. 그나마 가장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던 다니엘스를 원주 동부의 레지 오코사와 맞바꾸는 초강수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코사는 지난 시즌 동부 우승의 주역이었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스니드와의 호흡도 잘 맞는 편은 아니었다.
끝없는 추락만이 남아있었다. 시즌 중반까지는 그럭저럭 중위권 언저리를 맴돌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회생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언젠가는 정상적인 몸 상태로 복귀할 것으로 믿었던 김승현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성적 부진은 김상식 감독의 사임으로까지 이어졌다.
▲Comment: 지난 시즌의 재현
세세한 과정이나 선수 구성만 다소 달랐을 뿐 올 시즌 오리온스의 행보는 지난 시즌의 그것과 거의 흡사했다. 김승현의 부상, 그리고 끝이었다. 김승현이라는 구심점 하나가 무너지자 모든 문제점은 도미노처럼 빠른 속도로 고개를 드러냈다. 역설적이지만 오리온스라는 팀 내에서 김승현의 존재감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외국인선수 교체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그들이 버린 톰슨은 중국리그로 옮겨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는 후문도 들려왔다. 시즌 중 트레이드된 다니엘스 역시 엄청난 활약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부에서 충분히 제 역할은 다했다. 상대적으로 오리온스의 최종 선택이었던 스니드와 오코사의 조합은 단조로운 공격 루트와 원활한 볼 흐름의 실종으로 빛을 잃고 말았다.
▲Best Player - 이동준
사실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기 무척이나 어려웠다. 두 외국인선수 모두 오리온스에서 채 시즌의 절반도 소화하지 않았고, 기둥이라 할 수 있는 김승현은 시즌 내내 부상으로 코트와 벤치를 들락거렸다. 이동준 역시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평균 8.72득점과 4.38리바운드는 모두 지난 시즌에 비해 소폭 하락한 기록. 그러나 팀 내 국내선수 가운데서는 김승현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고, 김승현과 함께 팀 내 유이한 올스타이자 올스타전 MVP를 수상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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