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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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기사입력 2009.05.06 10:34 / 기사수정 2009.05.06 10:34

유기봉 기자



[엑스포츠뉴스=유기봉]
인천은 강원과의 피스컵 코리아 2009 4R에서 3대2, 한점 차 신승을 거두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창단 이후 계속된 어린이날 악몽을 씻어냈지만, 그 이면에는 쓰라린 아픔도 있어 앞으로의 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성용의 최다 골 경신, 3경기 연속골로 절정의 골감각을 보이는 강수일, 여전히 신인왕 0순위 유병수의 활약으로 3골을 넣으며 올 시즌 최고의 공격력을 보여주었지만 대구와의 첫 홈 실점에 이어, 베스트 멤버가 아닌 강원에 2골을 내주는 등 좋은 징조와 나쁜 징조를 동시에 얻었다.

 

3득점 vs 2실점


수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격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천은 그동안의 우려를 씻어내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최근 골을 넣으며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챠디와 특급 신인 유병수 외에 강수일, 우성용의 득점포가 가동되면서 다양한 조합, 전술 등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페트코비치 감독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 좀 더 공격적인 전술을 기대할 수 있으며 4명의 공격수가 만들어 가는 의미있는 기록을 관찰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천에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공격에서 빛을 보았지만 수비에서는 그늘을 보았다. 2실점을 할 수도 있다며 페트코비치 감독은 밝혔지만 주전 대부분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강원에 내준 2골은 리그 최소 실점을 달리는 인천에 적지 않은 아픔으로 다가왔다.

김영후, 윤준하, 이창훈 등의 주전이 나섰던 지난달 경기의 무실점과 비교하면 인천의 수비진에게는 뼈아플 수밖에 없는 실점이었다.

현재 인천은 윤원일-임중용-안재준-전재호가 4백 라인을 맡고 있으며 경기당 0.5골의 짠물수비를 보였지만 지난 대구와의 경기에서는 상대의 빠른 공격으로 처음으로 홈에서 실점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강원전에서도 여전했던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즌 초반과 같은 수비라인의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압박 vs 수비전환

이날 인천은 중앙에 도화성-노종건이 아닌 드라간-손대호 조합을 갖추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드라간은 우성용의 골을 만든 프리킥을 차는 등 날카로움을 보여주었으며, 손대호 역시 중원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상대를 적절히 압박하는 등 좋은 활약을 보였다.

늘 후반이면 전반과 비교되어 중앙 미드필더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던 데 반해 이 날 경기에서는 김영빈과 박창헌을 적절한 타이밍에 교체 투입하면서 약점을 보완하였다.

그러나 강원의 빠른 공격을 당할 때는 수비전환 속도가 떨어졌으며, 역습을 당할 때에도 여전히 공간을 내주는 등 문제를 드러냈다. 압박으로 상대 진영까지 올라간 허리라인이 수비로 전환될 때 상대보다 느리게 내려온 것이 원인이 되었다.

압박으로 수비의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공격 찬스를 얻으려는 인천은 3골이라는 공격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2골을 내주는 등 느린 수비전환으로 경기를 어렵게 이끌어 완벽한 압박의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인천이 공격수들의 다양한 득점포로 공격옵션을 만든 현재, 미드필더들 또한 공-수 간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이끄는 동시에 효과적인 압박과 수비전환으로 중원을 장악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좌우 날개의 활발한 움직임 vs 부정확한 센터링

인천은 좌우 공격수로 박재현과 김민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박재현은 지난 대구와의 경기에서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로 강수일의 결승골을 도운 여세를 몰아 왼쪽과 중앙을 넘나드는 폭넓은 움직임을 보였다.

김민수는 전반 다소 부진한 활약을 보였지만, 경기 막판 다리에 경련을 일으킬 정도로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했다.

원톱을 내세운 공격 전술에서 좌우 공격수 활약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박재현의 돌파로 얻은 프리킥 찬스나 전재호의 오버래핑으로 얻은 유병수의 골은 인천의 사이드 공격이 그만큼 효과를 거두었음을 증명하였다.

그러나 부정확한 센터링은 못내 아쉬웠다. 특히 김민수가 문전으로 올려준 여러 차례의 센터링은 날카롭지 못했으며 공격의 맥을 끊어놓았다. 좌우의 활발한 움직임에 비해 성공률이 떨어진 센터링으로 인천은 2% 부족한 공격력을 나타냈다.

센터링에 대한 정확도가 높으면 좌우 공격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며, 이는 상대로 하여금 수비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은 좌우 공격의 강점을 높이기 위해 패스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팬 서비스 vs 원칙

인천이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강원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경기장을 찾은 많은 어린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구단이 준비한 다양한 볼거리와 기념품은 물론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선수들의 활약은 팬들에 대한 서비스로 단연 으뜸이었다.

그럼에도,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골 세리머니에 대한 심판의 판단이었다. 올 시즌 리그가 시작되면서 이 부분에 대해 가이드라인이 정해졌고, 상대를 자극하는 세리머니 과정에서 몇몇 선수들은 경고를 받는 등 철저히 원칙에 적용을 받았다.

이 날 경기에서 강수일도 세리머니로 심판에게 경고카드를 한 장 받았다. 평소 특별한 세리머니를 보이지 않았던 그는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을 위해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쓴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단지 즐거움을 주기 위한 일종의 팬 서비스이었다.

심판의 원칙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지만 강수일의 보여준 세리머니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볼거리로 어린 팬들에게 준 선물이었기에 심판의 융통성 있는 대처가 아쉽게 다가왔다.

프로 스포츠가 지향하는 ‘팬 중심’ 사상이 원칙과 팬을 위한 서비스 사이에서 고뇌하는 심판진의 혜안으로 그라운드에서 하루빨리 실현되었으면 한다.



유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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