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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들의 반란, '남은 경기 하얗게 불태워보자'

기사입력 2009.05.05 01:02 / 기사수정 2009.05.05 01:02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남은 4경기 하얗게 불태워보자'

스페인 라 리가 34라운드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보여준 바르셀로나의 경이로운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압승으로 인해 2008/09 라 리가의 우승 경쟁이 사실상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되는 라 리가 팬들은 시즌의 마지막이 다소 허전해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한 팬들의 생각을 알기라도 한 듯 우승 경쟁 못지않게 치열한 ‘강등권 탈출’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팬들의 이목을 다시금 라 리가로 집중시키고 있다.



▲ 말라가 전 승리 후 누만시아 선수들

꼴찌의 반란, 누만시아 10명으로 일을 내다

최근 5경기 무승의 부진으로 인해 강등권 탈출은 고사하고 탈꼴찌도 힘들어 보이던 누만시아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상승세의 말라가를 2-0으로 잡아내며 6경기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3일(한국시간) 누만시아의 홈인 로스 파하리토스로 유로파리그 진출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말라가를 불러들인 누만시아는 경기 시작 2분 만에 후안 모레노가 왼발 발리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앞서 나갔다.

전반을 1-0으로 리드하며 마친 누만시아였지만 상대 골키퍼인 프란세스크 아레나우의 몸을 붙잡으며 경고를 한 장 받았었던 아시에르 고이리아가 말라가 수비수 로로를 팔꿈치로 가격, 후반 8분 만에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며 빨간불이 켜지는 듯 했다.

하지만, 수적 우세가 말라가의 방심을 불러일으키기라도 한 것일까?

후반 16분, 말라가의 수비수인 헤수스 가메스가 누만시아의 하비에르 델 피노에게 어이없는 패스미스를 하며 추격의 불씨를 스스로 꺼버렸다. 패스를 받은 델 피노는 골대 구석으로 정확하게 차 넣으며 팀에게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기게 됐다.

누만시아는 앞으로 36라운드 레크레아티보, 37라운드 헤타페 전이 남아있다. 누만시아와 상대할 두 팀 모두 강등권에 속해있기 때문에 만일 2경기를 다 잡는다면 탈꼴찌는 물론이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강등권 탈출도 가능하게 됐다.

19위 레크레아티보 曰 “축구는 후반 35분부터야”

최근 10경기 1승 2무 7패로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레크레아티보가 오사수나 원정에서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후반 35분까지 0-1로 끌려가던 레크레아티보는 경기 종료 10분전 2골을 뽑아내며 7경기 만에 승점 3점을 챙기며 강등권 탈출의 신호탄을 쏘았다.

역전승답게 선제골은 홈팀인 오사수나의 몫이었다. 지난달 3연승의 상승세가 무색하게 4월 들어 3경기 내리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오사수나는 전반 26분, 팀 내 최다 득점자인 왈테르 판디아니의 헤딩골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오사수나는 후반 10분 임대 수비수인 세르히오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사수나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레크레아티보의 반격이 시작됐고, 결국 후반 35분 아드리안 코룬가의 센스 넘치는 뒤꿈치 크로스를 에르센 마르틴이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 이후 기세를 탄 레크레아티보는 남은 시간 오사수나를 몰아쳤고, 추가 시간이 진행되던 후반 50분 나시에프 모리스의 오른발 발리슈팅이 골대를 가르며 힘들었던 팜플로나 원정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강등이 유력해 보이던 누만시아와 레크레아티보가 자신들의 힘으로 일말의 희망을 이끌어 낸것과 달리 강등과는 거리가 멀었던 헤타페와 스포르팅 히혼은 예상치 못했던 실수로 인해 강등권으로 곤두박질 처졌다.



▲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내준뒤 아쉬워하는 히혼의 호세 앙헬(오른쪽)

골키퍼의 실수로 강등권으로 떨어진 헤타페와 스포르팅 히혼

‘홈타페’라는 애칭이 무색하게 지난 라운드 홈경기에서 무너지며 3연패 늪에 빠졌던 헤타페가 마요르카 원정에서 상대의 자책골에도 불구하고 1-2로 패해 강등권과 승점차 없는 17위에 위치하게 됐다.

이날 헤타페의 패배는 순전히 스토코비치 골키퍼의 실수 때문이었다. 1-1이 지속되던 후반 24분, 골킥을 준비하던 스토코비치 골키퍼는 수비수에게 짧게 패스해준다는 것이 마요르카의 아리츠 아두리스에게 잘못 패스하며 역전골을 허용해 팀을 4연패에 빠지게 했다.

33라운드까지 무승부가 없던 ‘남자의 팀’ 스포르팅 히혼 역시 이반 케야르 골키퍼의 실수가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치게 만들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히혼은 무승부를 기록, 올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하게 됐고, 18위에 위치하며 강등권 탈출에 아쉽게 실패했다.

아슬레틱 빌바오를 엘 몰리뇨로 불러들인 히혼은 1-0으로 앞서있던 후반 추가 시간 마지막 위기였던 코너킥 상황에서 케야르 골키퍼가 뛰쳐나왔음에도 제대로 처리를 못해 안도니 이라올라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로 경기를 끝마쳤다.

올 시즌 라 리가 강등권 경쟁이 재밌는 이유는 15위부터 최하위까지 단 6점에 묶여 있어 남은 4경기 행방에 따라 예상치 못했던 팀이 강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남은 4경기 강등권 탈출을 위한 행운의 여신이 과연 어느 팀을 선택할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 라 리가 34라운드 하위권 순위

15위 레알 베티스 승점 37

16위 오사수나 승점 36

17위 헤타페 승점 34

18위 스포르팅 히혼 승점 34

19위 레크레아티보 승점 33

20위 누만시아 승점 31

[사진 (C) 누만시아 구단 공식 홈페이지, marca.com 캡쳐]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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