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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ic] 이대호-최준석 '페이스 오프?'

기사입력 2009.05.04 03:30 / 기사수정 2009.05.04 03:30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 지난 1997년 개봉돼 흥행에 성공을 거둔 헐리웃 영화 ‘페이스 오프’는 각각 FBI 요원과 범죄자인 주인공들(존 트라볼타, 니콜라스 케이지)의 얼굴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다. 신체조건이 흡사했던 둘의 얼굴이 바뀌자 가족들, 친구들조차 그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둘의 운명은 바뀌어버린다. FBI 요원인 숀 아처(존 트라볼타)는 결국 엔딩에 다다라서야 가족들의 ‘믿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본인의 모습을 되찾게 된다.
 
현재 타격 전 부문에 걸쳐 걸출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두산 최준석과 2006년 타격 3관왕 출신이자 롯데 타선의 확고부동한 중심이지만 올 시즌 이상하리만치 방망이가 침체된 ‘빅보이’ 이대호. 개봉한지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 와서 ‘페이스 오프’라는 영화가 떠오른 까닭은 현재 이들의 엇갈린 행보 때문이다. (당연히 동갑에다 현 리그 최고 몸무게를 자랑하는 두 선수이기도 한 만큼 흡사한 신체조건도 한몫했다.)
 
 
이름(출장경기)-타율-장타율-OPS-홈런-타점-볼넷/삼진

최준석(23) - 0.420 - 0.691 - 1.191 - 7 - 28 - 1.1
이대호(26) - 0.263 - 0.484 - 0.833 - 6 - 15 - 0.66
 
올 시즌 현재까지 두 선수의 기록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기록상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특히 타율은 0.150 정도나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최준석이 롯데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2006년부터의 기록은 어떨까. (사실상 이대호도 2006년부터 타격에 눈을 떴다 할 수 있다)
 
이름(출장경기)-타율-장타율-OPS-홈런-타점-볼넷/삼진

2006 최준석(109) - 0.251 - 0.391 - 0.719 - 11 - 47 - 0.51
2006 이대호(122) - 0.336 - 0.571 - 0.980 - 26 - 88 - 0.71
 
2007 최준석(121) - 0.244 - 0.430 - 0.760 - 16 - 75 - 0.54
2007 이대호(121) - 0.335 - 0.600 - 1.053 - 29 - 87 - 1.47
 
2008 최준석(67) - 0.244 - 0.361 - 0.679 - 6 - 23 - 0.50
2008 이대호(122) - 0.301 - 0.478 - 0.879 - 18 - 94 - 1.11
 
근 3년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중 한명으로 자리 잡은 이대호에 비해 최준석은 덩치만 큰 타자에 불과했다. 이대호는 3년간 내내 리그 타격 전 부문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지난해는 다소 주춤했지만(타율 16위, 홈런 9위, 타점 3위) 타율, 홈런, 타점 등의 타격 주요부문의 상위 랭크에 항상 그의 이름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그 자리는 최준석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최준석은 타율 3위, 타점 2위, 홈런 4위.
 
그것뿐만이 아니다. 그간 이대호와 최준석의 기록을 보면 볼넷/삼진 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슬러거들의 공통점은 볼넷에 비해 삼진이 많다는 점이다. 최준석은 그간 그 공식을 충실히 따랐지만 이대호는 그렇지 않았다. 2007년에는 삼진에 비해 볼넷이 1.5배에 가깝게 많았고, 지난해도 볼넷이 삼진보다 많았다. 그만큼 볼을 골라낼 줄 알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그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최준석은 그간 꾸준히 0.5 정도를 유지하던 볼넷/삼진 수치를 1.1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대호의 그것은 이전 최준석의 수치와 비슷한 0.6대를 기록하고 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타점 생산 능력이다.
 
이름-득점권 타율-득점권 장타율-득점권 OPS

2006 최준석(109) - 0.284 - 0.455 - 0.821
2006이대호(122) - 0.389 - 0.673 - 1.158
 
2007 최준석(121) - 0.279 - 0.475 - 0.829
2007이대호(121) - 0.364 - 0.616 - 1.180
 
2008 최준석(67) - 0.277 - 0.574 - 0.974
2008이대호(122) - 0.303 - 0.490 - 0.910
 
2009 최준석(23) - 0.704 - 0.963 - 1.687
2009 이대호(26) - 0.208 - 0.500 - 0.810
 
3년간 이대호의 득점권 타율은 0.389 - 0.364 - 0.303 이었다. 특히 타격에 눈을 뜬 2006년 시즌의 득점권 타율은 4할에 육박한다. 수많은 투수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타점 생산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현재까지 이대호의 득점권 타율은 0.208에 불과하다. 자신의 타율보다도 5푼 이상이나 떨어지는 기록이다. 그에 비해 최준석은 믿을 수 없는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무려 7할의 득점권 타율이다.
 
사실 지난해를 거치면서 이대호는 이전 두 시즌에 비해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타율, OPS, 득점권 타율 등에서 이전 두 시즌의 ‘괴물’같은 모습은 분명 아니었다. 그러나 현재의 극심한 부진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또한 최준석의 이같은 눈부신 활약을 예상한 이도 없었을 것이다.
 
2006년 이대호의 그늘에 가려 친정팀 롯데에서 두산으로 쫓겨나다시피 트레이드된 최준석은 팀을 옮기고 난 이후에도 여전히 비슷한 체구의 ‘친구’ 이대호에 가려 있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이 종료된 후 인터뷰를 통해 “이대호의 장점을 본받고 싶다, 2할 8푼에 20홈런이 목표다.” 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최준석은 야심차게 세웠던 목표가 민망해질 정도로 맹활약하고 있다..
 
마치 ‘페이스 오프’를 한 듯 이때까지와는 완전히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두 친구의 올 시즌 엔딩은 어떨까.

[사진 = 최준석, 이대호 (C)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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