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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단신] '바둑 황제' 조훈현의 아름다운 패배

기사입력 2009.05.02 11:17 / 기사수정 2009.05.02 11:17

류지일 기자

[엑스포츠뉴스=류지일 기자] 

조훈현 9단, '아름다운 황제의 모습'

제 1회 BC카드배 월드바둑 챔피언쉽 4강전에서 황제 조훈현 9단이 구리 9단에게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되었다.

어느새부턴가 각종 대회 본선에서 시니어 프로들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BC카드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이 바로 조훈현 9단이다. 본선에서는 힘들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조훈현 9단의 선전은 정말 놀라웠다. 윤준상, 한웅규에 반집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2년 이후로 본선 오랜만에 본선진출이라는 조훈현 9단이 우승까지도 바라보겠다는 팬들의 기대도 한층 올라갔다.

하지만 4강에서 만난 최고의 강적 구리 9단. 중국랭킹 1위이자 세계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기사이다.

운명의 장난일까? 행운의 반집승으로 4강까지 올라왔는데 통한의 반집패로 결승 진출이 좌절. 너무나도 아쉬운 한판이 아닐 수가 없다. 경기를 중계하던 유창혁 9단은 "조훈현 9단 정말 대단합니다." 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조훈현 9단이 약간 유리한 국면이었기에 승리를 의심치 않았다. 끝내기에서의 단 한번의 실수. 그렇게 280수 끝 반집패로 구리 9단에게 결승행 티켓을 넘겨줬다.

아쉬운 명경기를 남겼지만 조훈현 9단에게서 다시한번 도약 할 수 있는 가능 성을 봤다. '노장은 살아있다.' 라는 말이 괜히 전해져 오는 말은 아닌듯 싶다.

BC카드배 결승은 구리 9단과 조한승 9단의 대결로 시작이 된다.

'이세돌 바둑리그에서 못본다'

안타까운 소식이다. 이세돌 9단이 KB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불참통지서를 제출했다. 일순간 바둑계가 술렁했고 원인을 찾는데 힘을 썼지만 숱한 추측뿐이다. 유창혁 9단 등이 이세돌 9단을 설득 하려 했지만 이세돌 9단의 불참은 확고 했다.

이세돌 9단의 불참으로 신안군 태평천일염팀은 이세돌 9단 대신 박승화 3단이 랭킹 시드를 배정받게 되었다.

왜 이세돌 9단은 한국바둑리그 불참을 선언했을까? 본인 신상의 이유라 알길이 없다.

중국 갑조리그에도 출전하는 이세돌 9단은 각종 세계대회와 더불어 국내까지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바둑리그에서 이세돌 9단은 언제나 팀의 주축이 되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그간 엄청난 대국을 소화 하면서 휴식이 필요하긴  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상금의 규모를 얘기하고 있는데 꽤 신빙성 있는 말이다. 한국바둑리그와 중국갑조리그의 상금의 규모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난다. 한국바둑리그에서 전승을 거두는 것(14경기 주장)이 2800만원인데 반해 중국갑조리그에서는 1경기만 이겨도 1800만원이다. 중국갑조리그에서 2판만 이기더라도 한국바둑리그의 최대상금을 훌쩍 넘겨 버린다.

이세돌 9단의 이와같은 결정에 많은 아쉬움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이해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세돌은 그만큼 외국에서 대접을 받는 기사' '한국기원의 대우가 개선이 되어야 한다' 라는 글귀도 인상적이다.

이세돌 9단 바둑리그에서는 볼 수 없지만 세계최강의 자리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류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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