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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통령'이었던 허재, 이제는 '명장'으로

기사입력 2009.05.01 21:40 / 기사수정 2009.05.01 21:40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전주 KCC 허재 감독이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허재 감독은 1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KCC를 승리로 이끌며 자신의 감독 부임 이후 첫 우승이자 KCC의 역대 4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현역으로 뛰던 지난 2002-2003시즌 원주 TG(현 원주 동부의 전신)의 우승을 주도하며 자신의 프로 첫 우승 기쁨을 누렸던 허재 감독은 지난 2005-2006시즌 처음 KCC 감독으로 부임한 후 4시즌 만에 마침내 감독으로서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농구 역사상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한 것은 허재 감독이 처음이다.

우승을 차지한 허재 감독은 사실 이전까지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6-2007시즌에는 최하위를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4강에 직행했으나 상대였던 삼성에게 완패하며 아쉽게 무릎을 꿇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한때 8연패까지 몰리며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있었다.

그러나 서장훈 트레이드와 하승진의 부상 때문에 선택한 빠른 농구로의 전환으로 KCC는 달라졌다. 이후 복귀한 하승진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팀에 일조했고, 캡틴 추승균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결국 3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KCC는 강호 인천 전자랜드와 원주 동부를 연달아 꺾고 4강에 올라 우승까지 차지했다.

각종 불화설 등으로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오르곤 했던 허재 감독 역시 달라졌다. 하승진의 공백과 서장훈의 이적에도 성공적인 팀 컬러 전환으로 느린 KCC를 빠른 팀으로 변모시켰다. 하승진 복귀 후에도 적절한 출장 시간 조절로 포스트와 외곽 공격의 조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전까지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종종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힘겨운 플레이오프 승부를 치르면서 이제는 경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까지 생겼다.

이번 우승으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은 감독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농구계의 오랜 속설도 깨졌다. 프로농구 최초로 4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KCC와 함께, 선수 시절 ‘농구대통령’이었던 허재 감독은 이제 명장으로 가는 첫 발을 디딘 셈이다.

[사진=허재 감독 ⓒ엑스포츠뉴스DB]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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