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30 06:48 / 기사수정 2009.04.30 06:48
퍼거슨 감독은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 "우리는 홈 경기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할 필요가 있다. 나는 우리가 1-0으로 승리한다면 기쁠 것이다. 1-0 리드를 안고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방문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고 결국 그의 의도대로 1-0으로 승리했다.
박지성의 결장은 아쉽지만 이날의 승리는 퍼거슨의 용병술이 다분히 빛난 경기였다. 퍼거슨은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테베즈의 투입과 동시에 5골을 폭발시킨 화력을 잊지 않았고 시즌 내내 베르바토프에게 밀려 출전기회가 줄어들었던 테베즈를 과감히 선발투입시켰다. 테베즈와 함께 루니와 호날두를 좌우 측에 포진시켰고 안데르손- 캐릭- 플레쳐를 미드필더에 두며 4-3-3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박지성의 결장은 바로 4-3-3으로 나서며 비롯되었다. 퍼거슨은 득점력이 부족한 박지성을 대신해 박지성 못지않은 수비가담능력을 갖춘 루니를 왼쪽 윙포워드로 기용하며 수비의 안정과 동시에 공격까지 강화한 것이다. 결국, 퍼거슨의 기대에 부응하듯 루니는 왼쪽측면을 지배했고 테베즈 역시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아스날의 수비진을 곤경에 빠트렸다.
오른쪽 측면수비에 하파엘을 대신해 존 오셔를 투입한 것도 성공적이었다. 퍼거슨은 '주장' 게리 네빌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하파엘과 오셔의 기용에 고민했을 것이다. 물론 기복이 있는 하파엘보다 오셔가 수비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오셔가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다는 점과 하파엘이 아스날과의 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트렸다는 점은 하파엘의 기용에 무게가 실리게 했다.
하지만, 퍼거슨은 다음날 생일을 맞는 오셔를 투입시켰고 오셔는 아스날의 왼쪽측면을 잘 막아내는것과 동시에 귀중한 결승골까지 성공시키며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퍼거슨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1-0으로 앞서던 후반 중반, 퍼거슨의 용병술은 또 한 번 빛났다. 아스날의 반격이 서서히 시작될 무렵인 후반 22분, 이날 좋은 활약을 보여준 안데르손과 테베즈를 동시에 불러들였고 맨유 통산 800경기에 출전하게 되는 긱스와 베르바토프를 투입시켰다.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준 안데르손과 테베즈를 동시에 뺀다는 것은 감독으로서 힘든 결정이었지만 퍼거슨은 긱스와 베르바토프를 믿었고 자신의 선택을 믿었다.
키핑력이 좋은 긱스와 베르바토프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고 잠시 주춤했던 맨유의 공격은 다시 불을 뿜었다. 비록 오프사이드로 인해 긱스의 골이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800번째 출전을 자축했다. 베르바토프 역시 이전의 게으른 모습이 아닌 수비지역까지 내려오며 태클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었다.
이번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비록 박지성은 퍼거슨의 구상에서 제외되었지만 퍼거슨의 노련함은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맨유의 결승진출의 교두보가 되었다. 2차전에서는 퍼거슨의 멋진 용병술에 박지성이 포함될 것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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