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11 18:25 / 기사수정 2009.04.11 18:25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최근 야구장 현장을 살펴보면, ‘개념 시구’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이는 시구를 잘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 보다는 ‘구단이 시구자를 매우 잘 선정하였다’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야구 원로나 저명한 야구 인사(예 : KBO 총재 등)들에게 시구를 요청할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야구를 사랑하는 보통 사람’이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일반 시민에게 시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야구를 잘 알고, 야구를 오랫동안 했던 사람들만 야구인이 아니다’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만하다. 이제까지 ‘시구’는 사회 각 계층에서 선택받은 사람들만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개념 시구=팬들이 곧 ‘왕’
따라서 히어로즈가 ‘마운드로의 초대’라는 코너를 바탕으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사람’, ‘보통 야구팬’들을 시구자로 선정했다는 사실은 자못 큰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팬들도 이러한 히어로즈의 행보를 ‘개념시구의 창시자’라 해서 크게 환영한다. 이는 시구가 특별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구단에서 인정한 첫 번째 사례라 해도 무방하다.
물론 히어로즈가 아니더라도 나머지 일곱 구단도 ‘보통 사람’을 마운드에 초청했던 예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히어로즈와 같이 ‘정기적으로’ 야구팬이나 보통 사람을 마운드에 올리고자 한 사례는 전무했다. 그래서 팬들을 곧 왕으로 모시겠다는 시도로 보통 사람을 시구자로 선정한 것은 ‘개념 시구’라는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특히, 각 구단이 정치인, 연예인 일변도의 시구자를 초청하여 뭇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을 돌이켜 보았을 때 히어로즈의 이러한 시도는 더욱 빛을 발한다.
‘남발’은 금물. 그러나 ‘보통 사람’의 시대는 계속!
그러나 ‘시구’라는 것은 야구에서 상당히 신성한 행사다. 미국에서도 요기 베라, 토미 라소다 등 지역사회에서 야구발전에 크게 공헌한 인사들에 한하여 길게는 일주일에 한 번, 짧게는 1개월에 한 번만 실시한다. 그만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 불우 아동을 돕기 위한 행사를 실시할 때 장애우나 중병 환자들을 야구장으로 초청하여 시구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을 마운드에 오르게 하는 ‘개념 시구’는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마땅하지만, 이것이 ‘남발’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각 구단 프런트의 숙제이기도 하다.
‘보통 사람’의 시대를 열고자 했던 히어로즈의 ‘야구팬 시구’는 어쨌든 좋은 시도다. 연예인이 아닌 ‘내 자신’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야구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 = 10일 경기 시구자 곽봉석 집배원 (C) 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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