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11 12:42 / 기사수정 2009.04.11 12:42
지난 4일 KIA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 포수로 이름을 올린 후 소속팀 두산의 전 경기에 마스크를 쓰고 있는 최승환은 믿음직한 수비와 쏠쏠한 방망이 실력으로 김경문 감독의 신임을 듬뿍 얻고 있다. 주전 포수 자리하나를 놓고 채상병, 김진수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최승환은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자신의 능력으로 꽉 움켜쥐는 듯하다.
최승환의 진가는 10일 LG와의 잠실 원정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최승환은 두산이 2-0으로 앞선 1회말 수비 때 지난 시즌 도루왕 이대형의 2루 도루 시도를 정확한 2루 송구로 저지했다. 경기 초반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던 '초보 선발' 정재훈에게 최승환의 호수비는 큰 힘이 됐다. 이어 7회말에도 최승환은 날카로운 2루 송구로 이대형을 또 잡아낸 뒤 허공에 펀치를 날리는 세리머니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리그 최상위권의 도루 능력을 자랑하는 이대형을 두 번이나 완벽하게 아웃시킨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승환이 두산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동안 다른 팀 감독들은 섣불리 도루 작전을 시도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문 감독이 최승환을 주전으로 낙점한 것도 그의 강한 어깨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11일 현재 최승환은 도루 저지율 0.600으로 이 부문 1위다.
공격적인 투수 리드도 최승환의 장점이다. 2스트라이크에 몰린 타자는 마음속으로 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므로 빠른 승부를 하는 것이 낫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로 최승환은 투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가 되면 버리는 공을 유도하는 대신 적극적인 승부를 걸어 상대 타자들을 당황하게 한다.
외국인 투수 랜들의 갑작스런 퇴출로 인해 4인 선발 로테이션을 사용하고 있는 두산 투수들에게 투구수를 최소화하는 건 무척 중요한 과제다. 두산 투수들은 평균 15.70개의 투구로 1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을 제외한 7개 구단의 평균은 16.79개다. 두산 투수들이 한 타자를 상대하는 데 사용한 공의 개수는 평균 3.67개로 롯데(3.40개)에 이어 8개구단 중 2위다. 최승환이 그만큼 공격적인 리드를 했다는 뜻이다.
최승환은 타석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한방을 갖췄다는 평가다. 5일 잠실 KIA전에서는 양현종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투런 홈런을 뽑아내 히어로가 됐다. 변화구에 약점이 있는 대신 몸쪽 빠른공에는 강한 면모를 보인다. 지난해 후반기에 27경기에서 2할 8푼대의 수준급 타율을 기록한 여세를 몰아 주전에 걸맞은 타격 솜씨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LG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긴 무명 시절을 보낸 최승환의 2009년 목표는 '100경기 출장'이다. 한 시즌 최다 출장 기록이 63경기(2008년)에 불과한 최승환에게 100경기 출장 목표는 시즌 내내 1군에서 뛰겠다는 다짐과도 같다. 최승환이 10년만에 찾아온 '빅 찬스'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최승환 ⓒ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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