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09 07:01 / 기사수정 2009.04.09 07:01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바르셀로나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바르셀로나는 9일 새벽(한국시간) 캄프 누에서 열린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시종일관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4-0 완승을 했다. 1차전을 비교적 손쉽게 가져간 바르셀로나는 2차전이 뮌헨의 홈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펼쳐지긴 하지만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원정길에 오를 수 있게 됐다.
H-E-M을 어찌 막나?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최강 3톱의 창끝은 상대가 뮌헨이라고 무뎌지지 않았다. 전반에만 리오넬 메시가 2골, 사무엘 에투, 티에리 앙리가 1골씩 합작하며 이날 기록한 4골 모두를 기록했다.
H-E-M의 시작을 알린 것은 단연 메시였다. 메시는 전반 8분, 이니에스타-에투로 이어진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첫 골을 기록했다. 에투의 도움으로 골을 기록한 메시는 4분 뒤 반대로 에투의 추가골을 도왔다.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던 메시는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던 에투에게 완벽한 킬 패스를 선보였고, 에투는 놓치지 않고 골을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에투는 이 골로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3호골을 기록했다.
메시와 에투가 골을 기록하자 앙리 역시 자신의 진가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앙리는 전반 38분, 뮌헨의 마시모 오또를 상대로 스피드 경쟁을 통해 무력화시킨 후 올린 왼발 크로스가 메시의 발끝에 걸리면서 팀의 세 번째 골을 도왔다. 1도움을 기록한 앙리는 5분 뒤 자신이 직접 오른발로 해결하며 4골의 마침표를 찍었다.
2골 1도움의 활약을 펼친 메시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8골을 기록하며 득점랭킹 1위로 올라서 득점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수비는 최전방부터
바르셀로나가 포제션 축구의 장점이 워낙에 출중한 팀이기에 공격만 강한 팀으로 여겨지지만 올 시즌 바르셀로나의 수비 역시 강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강한 수비를 가능케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압박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올 시즌 들어 자주 보이고 있는 최전방 3톱부터 시작되는 거센 압박은 이날 뮌헨의 공격 시작을 번번이 끊어냈다.
특히 전반 18분, 뮌헨의 브레누가 한스-외르그 부트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자 에투가 끝까지 쫓아가며 압박을 가했고 이에 당황한 부트 골키퍼는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그 공이 메시에게 연결되어 위험한 상황을 맞는 등 뮌헨의 수비 라인은 바르셀로나의 거센 압박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EPL의 칸탈레호’라 불리는 하워드 웹 주심의 이해되지 않는 판정으로 인해 뮌헨이 실점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최전방부터 압박을 가하는 바르셀로나 수비 전술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체력안배에 카드까지 신경 쓴 바르셀로나
올 시즌 바르셀로나는 트레블을 달성할 몇 안 되는 클럽 중 하나다. 스페인 라 리가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코파 델 레이에서도 결승전에 진출한 상태다. 그렇기에 트레블이라는 매혹적인 열매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그만큼 시즌 끝으로 갈수록 경기수가 많아지기에 체력적 문제를 피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전반에만 4골을 터트린 이날 경기는 바르셀로나에게 있어 체력적 문제를 그나마 줄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였다. 바르셀로나는 후반전이 시작하자 전반전에 보여줬던 압박의 강도를 낮추기 시작했고, 바르셀로나 특유의 포제션 축구를 완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많은 활동량과 공격성으로 인해 체력적 부담을 가질 수 있는 다니엘 알베스 역시 후반전에는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하며 체력 안배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체력안배를 하던 바르셀로나는 특히 경기 종료 직전 라파엘 마르케즈가 꼭 일부러 카드를 받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였다. 시간을 끌 상황이 아님에도 시간을 끌면서 옐로 카드를 받은 마르케즈는 경고 누적으로 인해 뮌헨과의 2차전에는 나오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카드 수집의 부담을 8강에서 털고 가는 듯한 모습을 선보인 것이다.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고 있는 에릭 아비달이 예정대로 복귀한다면 뮌헨과의 2차전에는 출장할 수 있다. 따라서 마르케즈의 공백은 카를레스 푸욜이 중앙으로 원위치하거나 마르틴 카세레스가 메울 수 있어 8강보다 4강을 염두에 둬둔 경기를 펼쳤다 할 수 있다.
한 경기에서 공수에 걸쳐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며 다음까지 생각하는 경기를 펼친 바르셀로나가 2차전 뮌헨 원정에서도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줄지 주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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