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07 01:04 / 기사수정 2009.04.07 01:04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시간을 거슬러 3년 전 이맘때쯤 2005-2006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 비야레알의 엘마드리갈 경기장. 아스날과 비야레알이 결승진출을 앞두고 맞붙었다.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이지만 유럽무대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했던 아스날과 스페인에서의 돌풍을 유럽무대에서까지 이어간 비야레알의 경기는 어느 팀이 이기더라도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영광이 걸린 두 판(홈&어웨이) 승부였다.
6만 명을 수용하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으로 홈경기장을 옮기는 아스날은 하이버리에서의 역사적인 마지막 경기에서 콜로 투레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고 2차전 비야레알의 홈구장으로 떠났다.
0-0으로 흘러가던 후반 막바지에 페널티킥을 얻은 비야레알. 비야레알을 4강까지 이끈 에이스 후안 로만 리켈메가 키커로 나섰지만 옌스 레만에게 막히며 결국 0-0무승부로 경기는 끝났고 창단 첫 결승전 진출의 영광은 아스날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 약 3년이 지난 후인 4월 8일 3시45분(한국시간), 아스날과 비야레알은 4강이 아닌 8강에서 다시 한번 힘겨루기에 들어간다. 그때 당시 팀을 이끌던 티에리 앙리와 리켈메는 팀을 떠나고 없지만 양 팀은 8강에 진출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사상 첫 빅이어를 노린다
올 시즌 아스날은 온갖 악재에 시달리며 강팀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한동안 4위 자리를 빼앗기는 등 힘겨운 시즌을 보냈다. 비록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4위 자리를 탈환했지만 리그 우승은 사실상 희박하다. 아스날이 노릴 수 있는 트로피는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이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우선 8강전 상대인 비야레알부터 꺾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
아스날로서는 4강의 길목에서 비야레알을 상대하는 것은 분명히 빅4나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보다 수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맨유와의 4차례 경기에서 모두 0-0무승부를 이끌어낸 걸로 알 수 있듯이 비야레알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2차전을 홈에서 치른다는 이점을 안고 있고 서두에 말했듯이 05-06시즌에 한번 꺾었던 경험은 아스날에 자신감이란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
또한, 현재 팀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 역시 매우 긍정적이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지난 주말 부상에서 돌아왔고 아데바요르도 2골을 터트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다른 선수들도 부상에서 곧 돌아올 예정이어서 스쿼드가 한층 탄탄해졌다.
어게인 4강 혹은 그 이상까지도
'노란 잠수함' 비야레알은 리버풀과 같은 유전자가 있는 것일까? 비야레알은 챔피언스리그에 처녀출전한 05-06시즌에 단숨에 4강까지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두 번째 참가인 올 시즌에도 8강까지 진출하며 유럽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홈경기 무패행진을 달렸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도 대등한 모습을 보이며 지난 05-06 대회에서의 4강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여타 빅클럽에 비해 작은 규모의 클럽으로서는 8강 진출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이다. 하지만, 그들의 목표는 이제 아스날을 꺾고 4강을 향하고 있다.
하지만, 아스날과는 반대로 최근의 행보가 그리 좋지만은 못하다는 점이 걸린다. 리그 4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무패행진을 달리며 잘나가던 초반에 비해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안정적인 모습이 사라졌다. 게다가 팀의 에이스인 스페인 국가대표 카솔라가 지난 주말 알메이라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을 통보받아 전력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주축선수들은 건재하고 로베르 피레, 마르코 세나 등 노장들의 경험이 더해져 3년 전과는 다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같은 듯 다른 두 팀
아스날과 비야레알은 상당히 비슷한 점이 있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에서 리그 4위를 달리고 있으며 양 팀의 감독인 아르센 벵거와 마누엘 페예그리니는 싼값에 젊은 선수들을 데려와 잘 성장시키기로 유명하며 짧은 패스에 이은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공통점이 있는 반면에 반대되는 부분도 많다. 05-06시즌 결승까지 진출하기 전까지 아스날의 최고성적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고작 8강 진출이 전부였다. 하지만, 비야레알은 앞서 말했듯이 첫 출전에 4강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현재의 분위기도 서로 엇갈린다. 아스날은 부상선수들이 복귀를 하고 있어 최상의 전력에 가까워지고 있는 반면 비야레알은 카솔라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렇게 같은 듯 다른 두 팀의 대결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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