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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비전] 4강 PO 프리뷰 - '경험'의 삼성이냐, '패기'의 모비스냐

기사입력 2009.04.06 01:35 / 기사수정 2009.04.06 01:35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정규시즌 우승팀 울산 모비스와 플레이오프 들어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서울 삼성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6강 플레이오프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고 오는 7일부터 4강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먼저 맞붙게 되는 팀은 모비스와 삼성. 삼성은 6강에서 창원 LG를 상대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보인 끝에 3승 1패로 4강에 올라 정규시즌 우승의 주인공 모비스를 상대하게 됐다.

정규시즌 양 팀의 맞대결에서는 그야말로 호각세였다. 3승 3패로 동률을 기록한데다 득점마저 거의 차이가 없었다. 3점슛과 어시스트, 블록에서 모비스가 어느 정도 우위를 보였을 뿐이다.

두 팀은 플레이오프에서는 3번 마주쳤다. 모비스의 전신인 부산 기아 시절 4강과 6강에서 한 차례씩 만나 승패를 주고받았고, 2005-2006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이 시리즈 전적 4-0으로 손쉽게 우승을 결정 지은 바 있다. 모비스로서는 이번 맞대결에 설욕의 의미도 담겨있는 것이다.

▶레더-던스톤, 창과 방패의 맞대결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히는 삼성의 테렌스 레더와 모비스의 브라이언 던스톤. 시즌 득점과 리바운드 부문 수위를 석권한 레더가 공격형 센터의 표본이라면, 블록 1위에 리바운드 2위에 오른 던스톤은 수비형 센터의 전형이라고 할 만하다.

더구나 두 선수 모두 2미터 안팎의 센터로서는 비교적 작은 키로 골밑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 정규시즌에는 자신보다 큰 선수를 상대로도 종종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던 이들이 높이의 부담 없이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된 셈이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는 레더가 웃었다. 13.7득점으로 자신의 시즌 기록에 비해 훨씬 못한 득점을 올렸던 던스톤에 비해 레더는 29득점, 10.8리바운드로 시즌 평균과 거의 차이가 없는 활약을 했다. 16득점으로 저조했던 3라운드를 제외하면 모두 29점 이상의 고득점을 기록했다.

6강 플레이오프 LG와의 경기에서도 레더는 여전히 맹위를 떨쳤다. 특히 진출을 확정 지은 4차전에서는 무려 41득점을 올리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삼성이 정규시즌 때처럼 레더에만 의존한 공격 분포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다.

비록 기록에서는 밀리지만, 던스톤 역시 레더가 자신보다 특별히 큰 상대가 아니기에 충분히 자신감을 드러낼 법하다. 뿐만 아니라 삼성으로서는 올 시즌 평균 블록 3개씩을 기록 중인 던스톤을 상대로 다른 선수의 돌파나 골밑 공격 시도 역시 어느 정도는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쳐왔던 이들은 제대로 된 맞수를 만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됐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4강 진출이 확정된 후 “모비스는 신장에서 매치업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 역시 마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경험'의 삼성 대 '패기'의 모비스

지난 시즌 챔피언전 멤버가 거의 바뀌지 않은 삼성은 전형적인 경험의 팀이다. 최다 플레이오프 출장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이상민을 필두로 강혁, 이규섭, 이정석 등 주축 선수가 모두 풍부한 큰 경기 경험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점은 LG와의 승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에도 경험에서 앞서는 것으로 평가됐던 삼성은 시리즈 내내 위기 상황만 되면 미숙한 경기 운영을 보이던 LG에 비해 큰 경기에서의 배짱과 노련미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승부처에서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바로 이규섭이다. 이규섭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그야말로 삼성의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삼성이 승리한 경기에서는 모두 20득점 이상을 올렸고, 정교한 외곽슛은 물론이거니와 결정적인 순간 골밑 득점까지 착실하게 쌓으면서 전천후의 공격력을 뽐냈다.

이에 비해 모비스는 현재 주전으로 뛰는 선수 모두가 플레이오프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약점이다. 백전노장 이창수와 우지원이 있지만, 이들은 주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박구영과 함지훈, 천대현, 우승연 등은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뛴 적이 전혀 없다. 그나마 김효범이 2006-2007시즌에 2경기에서 10분도 채 뛰지 않은 기록이 전부다.

외국인선수인 던스톤마저 올 시즌이 첫 프로 데뷔다. 지난 시즌 삼성의 준우승을 견인했던 또 한 명의 외국인선수 빅터 토마스가 주축 선수 가운데는 유일한 플레이오프 경험자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삼성의 풍부한 경험을 상대로 모비스의 젊은 패기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가 이번 승부의 최대 관심사다. 대체로 단기전에서는 경험을 우선시하지만, 패기로 똘똘 뭉친 모비스의 젊은 저력은 결코 만만히 볼 수준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모비스의 함지훈은 지난 플레이오프 미디어 데이에서 “생각이 많아지면 몸이 굳는다”며 일천한 플레이오프 경험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준우승 주역' 토마스, 이제는 비수 꽂나?

지난 시즌 삼성이 준우승을 이룩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외국인선수 빅터 토마스의 활약 여부도 관심거리다. 시즌 막판 합류해 3경기만을 출장한 토마스는 소위 '친정 팀'을 상대로 4강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묘한 인연을 연출하게 됐다.

토마스를 상대하게 될 삼성의 선수는 바로 애런 헤인즈다. 비교적 부진했던 헤인즈는 LG와의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통해 다소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모비스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도 평균 17득점으로 비교적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마른 체격 때문에 대부분의 외국인선수를 상대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헤인즈로서는 토마스가 비교적 수월한 상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헤인즈는 LG 아이반 존슨의 거구를 상대로 쉽지 않은 싸움을 펼치면서도 비교적 잘 수비해냈다는 평이다.

시즌 막판 모비스의 '히든카드'로 영입된 토마스. 과연 지난 시즌 몸담았던 삼성에게 비수를 꽂을지, 혹은 새 소속팀 모비스에 아픔만을 남길지 두고 볼 일이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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