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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겐 많은 것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09.04.04 04:35 / 기사수정 2009.04.04 04:35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종은 기자]
작년 한 해, 서재응과 최희섭이라는 막강 투타를 손에 넣은 KIA에 팬들이 거는 기대는 결코 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호랑이 군단의 날카로운 손톱이 되어야 할 그들은 부상과 부진으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고 결국 KIA는 시즌 내내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6위라는 다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올해 KIA가 진정한 호랑이로 부활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서덕스의 귀환

KIA의 부활을 위해서는 '무조건' 서재응이 돌아와야 한다.

야구는 투수놀음인 만큼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확실한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사실상 KIA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확실한 카드는 윤석민 혼자다. 올해 많은 전문가가 KIA를 4강 후보로 거론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조범현 감독이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투수로 영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서재응이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어느 정도로 보여주느냐에 따라 KIA의 성패가 엇갈릴 수 있다.

빅초이, 부활하라

부득이 한번 더 써야겠다. KIA의 부활을 위해서는 '무조건' 최희섭이 돌아와야 한다.

KIA는 올해 최희섭의 부활에 희망을 걸고 타선 보강은 전혀 하지 않았다. 사실상 작년 최희섭이 빠진 KIA의 클린업 트리오는 8개 구단 중 가장 허약해 보였고 이는 ‘팀 홈런 꼴찌’의 결과로 나타났다. 이랬던 라인업이 올해도 전혀 보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최희섭에 팀의 생사를 걸었다는 뜻이다. 이는 그도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KIA는 이용규, 김원섭 등 뛰어난 테이블세터진을 보유하고 있다. 최희섭이 4번 타자로서 완벽히 타선의 중심만 잡아준다면 장성호, 이재주, 나지완 등이 장타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최희섭의 부활 여부는 시즌 초반에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 부활을 위해선 홈런이 필수적이다. KIA 코칭스태프나 팬들은 최희섭이 홈런을 치고 유유히 홈까지 걸어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싶을 것이다.

야수들의 포지션 확정

사실 이것이 KIA의 시급한 문제다. KIA는 아직 야수들의 포지션이 정재화 되어 있지 않다. 당초 복귀가 기대됐던 홍세완의 복귀가 힘들게 되면서 조범현 감독의 퍼즐은 또 안타깝게 엇나가고 말았다.

자신있게 내밀 수 있는 주전 유격수만 있다면 다른 포지션은 경쟁체제로 돌릴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작년 깜짝 등장해 KIA의 유격수를 맡았던 김선빈이 신인 치곤 비교적 훌륭히 해냈다곤 하나 아직은 공중볼 처리 등에서 부족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유격수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수여야 한다. 이 점에서 KIA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김종국이라는 걸출한 2루수와 타격왕 출신의 3루수(물론 수비도 수준급이다)가 있는 반면 유격수 자리의 빈칸은 쉽게 메워지질 않는다.

그렇다고 올해 막 들어온 신인 안치홍을 유격수 자리에 앉히기에는 더 위험부담이 크다. 역시 올해도 김선빈에게 기대를 거는 수밖에 다른 대안은 없다. 그가 한 살 더 먹었다는 데 위안을 삼는 수밖에.

슬슬 타격왕의 기억이 잊혀간다

이현곤은 불과 2년 전인 2007년 프로야구 타격왕(0.338)이었다. 작년 KIA가 팬들과 전문가들로부터 기대를 모았던 까닭은 3할 타자 장성호, 빅초이 최희섭 그리고 타격왕 이현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빅초이는 전력에서 빠지고 말았고 이현곤은 전해에 비해 8푼의 타율이 사라지고 말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최근 18년간 해태에서 KIA로 바뀌고 난뒤, 유일하게 배출해낸 타격왕인 이현곤이 살아나 줘야 한다. 적어도 작년 같은 모습은 아니어야 할 것이다.

한기주를 프랜차이즈 스타로

어느 팀이든 강팀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요건이 강력한 마무리 투수다. 특히 KIA같이 선발이 막강하지 않은 팀은 더욱 그렇다. 한기주는 최근 2년간 팀 내 마무리 투수로 비교적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 당초 기대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사실상 한기주의 고교시절 명성은 가히 상상 이상이었다. 지금의 국가대표 에이스인 류현진의 그것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에 대한 KIA 팬들의 기대는 당연했지만, 부상 등으로 아직까지 기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프로 4년차이면서 마무리 투수로서는 3년차이다. 이쯤 됐으면 팬들에게 강력한 마무리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레퍼토리가 필요하다. 그간 보였던 단순한 레퍼토리로 영리한 국내 타자들을 3년 동안 상대하기는 쉽지 않다.

지역 연고인 그가 올 시즌을 계기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마무리 투수가 되어준다면 KIA 팬들은 그토록 원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또 한 명 얻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KIA는 예전 그들의 선배들이 보여줬던 '막강함'까진 아니더라도 뚜렷한 자신들만의 '팀 컬러'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해태 타이거즈의 잔상에서 벗어나 그들과는 다른 자신들만의 팀 컬러 말이다.

[사진 = 최희섭 (C) KIA 타이거즈 구단 제공]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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