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03 09:54 / 기사수정 2009.04.03 09:54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바르셀로나 골문은 언제나 V.V'
A매치 기간으로 전 세계가 뜨거웠던 2주 동안 하루가 멀다 하고 상황이 바뀌는 발렌시아부터 경질설에 시달린 헤타페의 빅토르 무뇨스 감독까지 스페인 언론에서는 라 리가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터져 나왔다.
그 중 바르셀로나를 응원하는 꾸레들에게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이가 있다면 바로 빅토르 발데스 골키퍼일 것이다. 스페인 언론들은 발데스 에이전트의 말을 인용해 "발데스와 바르셀로나가 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고, 다음 시즌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으로 보도하며 바르셀로나가 그의 대체자로 첼시의 페트르 체흐와 바야돌리드의 세르히오 아센호를 물망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10년간 이어진 골리의 무덤
바르셀로나 골키퍼 중 최고를 뽑으라 할 때 첫 손으로 꼽히는 선수는 단연 안도니 수비사레따다. 요한 크루이프 감독을 필두로 유럽을 호령하던 바르셀로나 드림팀 시절 뒷문을 책임졌던 수비사레따가 1995년 발렌시아로 떠난 후 바르셀로나에는 골키퍼 문제가 10년간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1997-98, 1998-1999시즌 루이스 반 할 감독이 리가 2연패를 해냈던 당시에도 골키퍼인 루드 헤스프에 관해 만족감을 내비친 팬들은 적었다. 그 후 헤스프가 점점 쇠퇴의 모습을 보이자 프란세스크 아르나우라는 어린 골키퍼가 계보를 이어받게 된다.
아르나우가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1999-2000 챔피언스리그 아스날전에서의 맹활약 덕분이었다. 아르나우는 당시 바르셀로나 B팀에서 올라온 골키퍼였음에도 아스날의 홈인 하이버리에서 선방을 보여주며 4-2 승리를 이끌었고, 점차 바르셀로나의 주전 골키퍼로 성장해나갔다. 하지만, 아르나우 역시 실수가 잦아졌고 어느새 바르셀로나 골문에서 멀어지게 됐다.
그 후 프랑스의 뒤트루엘, 아르헨티나의 보나노, 스페인의 레이나, 독일의 엔케, 터키의 뤼슈티까지 많은 선수가 바르셀로나의 뒷문을 지켰지만 기간은 그리 길지 못했다.
발데스의 시대 그리고 옥의 티
스페인 U-17, U-19, U-20 대표팀을 거치며 재능을 인정받던 빅토르 발데스 역시 시작은 좋지 못했다. 2002-03 시즌 개막전이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반 할 감독에 의해 첫 라 리가 데뷔전을 치룬 발데스는 2실점을 하며 만족스런 경기를 펼치지 못했고, 시즌 내내 성인팀과 B팀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이 부임한 후 발데스는 바르셀로나 부동의 No.1 골키퍼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2004-05시즌에는 최소 실점률을 달성한 골키퍼에게 수여하는 사모라 상까지 받으며 명실상부 수비사레따의 계보를 이은 골키퍼로 인정받게 된다.
그 후 6년간 리그에서 200경기 넘게 출장하며 발데스의 시대를 열었지만 매년 한건씩 터트리는 큰 실수가 문제였다. 소위 '비야 친구'라 불리며 축구팬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된 불안한 볼 처리로 인해 중요했던 경기를 놓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역시 에스파뇰과의 까탈루냐 데르비에서 델 라 페냐에게 치명적인 패스 미스를 범했고, 그 실수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져 홈에서 가장 큰 라이벌에게 패하는 빌미를 제공해 언론으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었다.
새로운 골키퍼 영입이 대안일까?
바르셀로나는 포지션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클럽이기에 골키퍼가 그나마 약점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면, 발데스를 방출하고 새로운 골키퍼를 영입해야 하는 걸까?
발데스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골키퍼들이 분명히 있긴 하지만 오히려 실패의 위험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이야말로 수비진과의 소통이 최우선이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골키퍼와 수비진은 언어가 통일시 돼야 한다.
일례로 바르셀로나가 2003-04시즌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검증이 끝난 터키의 뤼슈티 골키퍼를 야심 차게 영입했음에도 언어적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제대로 활용조차 못했던 점을 생각해보면 수비진과 골키퍼 간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준다.
특히 올 시즌 바르셀로나가 수비진을 상당히 끌어올려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수비 뒷공간을 발데스 골키퍼가 커버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진과 골키퍼가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하다면 그 어떤 골키퍼도 바르셀로나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다.
발데스의 대해 갑자기 말이 많아진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연봉 인상 요구에 있다. 하지만, 발데스를 대체할 훌륭한 카드가 있다 하더라도 발데스가 요구하는 연봉 이상을 지불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바르셀로나 역시 발데스를 쉽게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바르셀로나의 후안 라포르타 의장 역시 "발데스가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인정하며 재계약에 관해 자신감을 내비쳤기에 발데스는 계속해서 바르셀로나에게 승리의 선방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발데스는 여전히 사모라 상 순위에서 0.86의 실점률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팀 내에는 호세 마뉴엘 핀토라는 2005-06시즌 사모라 상 수상자가 있음에도 발데스는 부동의 주전 골리로 활약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의 클럽인 바르셀로나에서 뛰기 때문에 발데스가 과소평가 받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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