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정작 게임을 플레이할 때 시나리오를 눈여겨보는 게이머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게이머가 시나리오를 건너뛰기(skip)하고 빠르게 레벨을 올리는데 열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는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경력 10년 차의 시나리오 기획자는 주장했다.
블루홀의 강경원 시나리오 기획 담당은 24일 판교 넥슨 사옥 일대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 2018'에서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로 살아남는 비법에 대해 공유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강 기획자는 지난 10년간 넥슨의 '파이널판타지11'을 비롯해 블루홀지노게임즈의 '데빌리언',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등 다수의 게임 시나리오 기획에 참여해왔다. 현재는 블루홀의 신규 모바일 MMORPG의 시나리오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시나리오 기획자는 글을 이용해서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정의하며 "많은 사람들이 시나리오 기획자를 꿈꾸고 있지만 의외로 그 수는 적다"고 말했다.
게임 분야 진출을 꿈꾸는 이들이 처음에는 다른 직군에 비해 쉬워 보인다는 이유로 시나리오 기획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시나리오 기획자를 채용하는 게임회사들이 많지 않고, 의외로 많은 공부와 노력이 필요한 직업임을 깨달으면서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강 기획자는 "들어오는 시나리오 기획자는 적고, 떠나는 시나리오 기획자는 많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불충분하다"며 "시나리오를 정말로 잘 쓸 수 있을 때 시나리오 기획자를 지망해야 한다. 의욕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이어 "열심히 실수하고 배우다 보니 10년을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계속해서 노하우를 쌓고 공부를 하면서 시나리오 기획자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기획자 역시 시나리오를 기획하기 위해 매번 공부한다. 그는 "지금도 몬스터 관련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면 내셔널지오그래픽을 하루 종일 틀어놓는다"며 "어릴 때 안 한 공부를 다시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시나리오 기획자로서 본질을 혼동하지 않는 유연한 사고를 기를 것을 주문했다. "스토리는 내용의 영역이고 퀘스트는 게임 내 자원 중 하나다. 지문과 대사도 자원의 일부일 뿐이다. 던전이나 아이템에도 시나리오 기획의 손길이 닿는다. 이 같은 자원을 활용해 이용자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시나리오 기획자의 역할이자 자질이다."
최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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