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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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8연승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기사입력 2005.06.14 00:20 / 기사수정 2005.06.14 00:20

서민석 기자
시즌전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추구하며 화끈한 공격야구로 시즌을 전개해나갈 것 같던 한화의 당시 성적은 팀 타율 8위(0.254), 팀 방어율 3위(4월 20일)이었다.

'죽음의 9연전'이라고 일컬어졌던 경기에서 두산-롯데-LG 와의 경기를 모두 스윕하며, 파죽의 8연승(6/10일 LG전은 우천으로 순연)을 달리고 있는 한화.

시즌 초의 들쭉날쭉한 타선과 얻어맞기 바빴던 투수 그리고 느슨한 수비의 모습은 간데없었다. 짜임새 있는 공수플레이를 앞세워 어느새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한화의 연승비결은 무엇일까.


완벽하진 않지만 건실한 선발진

송진우(11승)-송창식(8승)-권준헌(1승 17세이브). 지난 시즌 20승과 17세이브를 매조지었던 선발과 마무리 투수들이다. 이 선수들이 올 시즌 전력에서 이탈한 한화는 올 시즌 투수력에선 답이 보이질 않았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하지 않는가? 올시즌 한화는 그 건실한 '잇몸'이 일을 내고 있다.

특히나 선발진인 문동환-정민철-김해님-양훈-최영필 중에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문동환과 김해님이다.

문동환의 경우 지난  9일 경기에서 친정팀 롯데를 상대로 6.1이닝 2실점으로 시즌 3승을 거둔 것을 비롯 최근 5경기에서  LG전 2.2이닝 7실점을 제외하곤 나머지 4경기에서 31.2이닝에서 8점만 주고 있다. 게다가 상대가 삼성-롯데-두산과 같은 3강이라 그 성적은 더욱 의미가 있다.

1999년 17승 이후 반복되는 부상과 수술. 그리고 재활끝에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무리없이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는 그가 한화 선발진의 선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중간계투. 통산최다승이 5승에 불과한 프로 9년차 김해님의 활약(5승 3패 방어율 3.67)과 실질적인 한화의 에이스 구실을 하고 있는 양훈(2승 3패 방어율 4.09) 역시 한화의 든든한 선발마운드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정민철(6승 2패 방어율 3.86)이 올 시즌 기교피칭을 앞세워 팀내 최다승을 올리며 부활하는 듯 했으나  그의 피칭스타일이 상대팀에 간파되면서 기복이 심한 피칭을 한다는 점(지난 11일 LG와의 경기에선 7이닝 1실점호투)이다.

중간계투인 정병희-윤규진 등의 경험이 부족한 중간 계투진과 마무리 지연규가 그리 '위협'적인 구질이 아니라 마무리론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적재적소에 선수를 투입하는 용병술과 투수교체로 매꾸어야 할 숙제일듯 하다.


확실히 쓸어담는 클러어맨 - 김태균


상대적으로 투수력보다는 타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화. 그런 입장에서 보면, 최근 조원우의 영입으로 더 강해진 테이블 세터진(조원우-고동진)도 팀의 타선을 이끌지만, 역시 한화의 자랑거리는 '클리어맨' 4번 김태균의 클러치 능력이다.

46타점으로 타점부분 4위를 달리고 있는 김태균의 진가는 지난 7~9일 벌어진 롯데와의 3연전에서 10타점을 쓸어담는 응집력으로 이미 입증이 되었고, 홈에서 열린 11-12일 LG와의 경기에서도 쏠쏠한 3타점을 작렬하며, 시즌 초반의 부진을 말끔히 씻은 모습이다.

이제 데이비스와 이도형(브리또)와 같은 3-5번의 엄호를 받으며, 더욱 더 타점을 쓸어담을 기세인 김태균. 지금의 추세라면 지난 시즌 106타점 기록을 뛰어넘는 성적을 기대하는 것도 큰 무리가 아닌 듯 여겨된다.


똘똘한 두 용병 - 데이비스 & 브리또


사람들은 흔히 변화보단 안정을 추구한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야구에서도 새로운 용병보다는 기량이 검증된 '한국형 용병'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볼때 한화의 두 용병 데이비스와 브리또는 이제 '준 한국인'에 가까운 용병들로써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선수들이다.

데이비스의 경우 1999년부터 올시즌(2003년제외)까지 7년동안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이제 타자와의 수싸움이나 경기를 읽는 능력이 물이 오른 듯하다.

'20-20클럽'과  3할에 80타점이 언제나 가능한 똘똘한 데이비스가 올 시즌 더 빛나 보이는 것은 '성실함' 과 '진지함'이 추가되었던 것.

사실 그 동안의 데이비스는 능력은 좋았지만, 팀에 잘 융화 못하는 '똑똑한 이단아'라는 인상이 강했다. 유승안 감독에서 김인식 감독으로 바뀐 올 시즌 본인으로서도 한국 생활에서의 두 번째 챔피언에 대한 열정 때문인지 아니면, 이러다가는 한국에서 퇴출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인지는 모르겠으나 확달라진 모습으로 그를 아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부진했던 용병 스미스의 대타로 다시 한국무대를 밟게된 브리또는 특별한 돌출행동 없이 팀에 잘 융화하는 점과 공격보단 내야수비에 있어서 강점을 보여주는 선수이다. 2000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평균 19홈런에 70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점점 한국무대 초창기 때보다 다소 약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수비에 있어서는 3루-유격수를 거치며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 한화 내야진에 안정감을 주고 있다.

12일 현재 타율 0.316에 10홈런 34타점으로 3번타자 역할을 착실히 소화하고 있는 데이비스와 아직까진 공격에선 부진하지만, 점점 나은 모습을 보여줄 브리또. 이 두 용병이 있기에 한화의 상승세가 가속을 밟음에 틀림 없다.


덕장 김인식 감독의 위력

10년 가까이 두산(전신 OB)감독으로 있다 지난 시절 '선동렬 태풍'에 의해 자의반 타의반 야인 생활로 1년을 보냈던 김인식 감독.

올 시즌 한화로 현장복귀를 한 그는, 시즌 초 주전들의 부상과 허술한 마운들를 특유의 경험과 노련미로 팀을 무난하게 이끌어 오고 있다.

덕장이면서 별 색깔이 없는 듯한 김감독도 올 시즌 조원우를 데려오기 위해 145km를 던지는 프로 2년차 강속구투수 조영민과의 과감한 트레이드도 감행하는 등 '독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트레이드에 대해 '한화의 미래'와 2~3년 정도 뛸 준척급 내야수의 트레이드란 말도 많다)

하지만 이러한 김인식 감독의 적절한 냉-온책 역시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원동력임을 부인할 순 없다. 앞으로도 어떠한 수로 팬들을 놀라게 해줄지 김인식감독에의 행보에 팬들의 관심은 더욱더 커질 듯하다.

시즌전 전문가들은 삼성-기아-SK의 3강. 한화-LG를 최하위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그런 양상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올 시즌 그 중심에 한화가 서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한화의 '발직한 상승세'는 프로야구를 보는 팬들의 재미를 배가시켜줄 흥미로운 요소임에 틀림없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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