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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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도 부족, '정신력'도 부족

기사입력 2005.06.08 10:38 / 기사수정 2005.06.08 10:38

문인성 기자
지난 우즈베키스탄 전을 지켜본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마음을 졸이면서 경기를 관전했을 것이다. 엉성한 조직력, 안정환-차두리-박주영의 막강한 공격진의 부진, 유기적이지 못한 팀 플레이 등 모든 것이 축구팬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만약 박주영이 후반 끝날 무렵 동점골을 터뜨리지 못했다면, 본프레레 감독은 그 모든 책임과 비난을 어떻게 감당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현 국가대표팀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첫째, 원정경기 경험이 너무 적다. 그동안 A매치 경기들이 너무 국내에서만 이루어졌다. 우리 대표팀이 해외 원정에서 경기를 해본 지가 꽤 된 것 같다. 대표팀 선수들의 해외 원정경기 적응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해외 전지훈련과 해외 원정경기는 엄연히 다르다. 좀더 많은 기회를 통해서 해외 원정경기의 경험을 늘려야 한다. 어차피 월드컵 본선은 원정이 아닌가.

둘째, 박지성-유상철 콤비가 살아나야 한다. 우즈베키스탄 전에서 가장 효과를 못 봤던 것이 바로 박지성-유상철 콤비였다. 유상철은 아직도 부상에서 헤어나지 못한 모습이었고, 박지성은 지쳤는지 챔피언스 리그에서 보여줬던 헐크 같은 플레이는 자주 볼 수 없었다. 결국 그날 경기의 부진은 이 두 선수의 부진으로 이루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이들이 역할을 해줘야 쿠웨이트 전에서의 쾌승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안정환보다 이동국이 더 중앙 스트라이커에 적합하다. 최근 컨디션이 절정에 있지만 중앙 스트라이커로는 안정환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물론 중앙 스트라이커는 그의 자리다. 그러나 현 본프레레호 체재와 전술에서는 이동국이 더 알맞지 않을까 싶다. 특히 쿠웨이트 같은 팀을 상대할 때는 골문에서 탁월한 골 결정력을 보여주는 이동국이 훨씬 효과적이다. 

유럽이나 남미의 강팀을 상대할 때는 안정환 같은 선수가 제격이다. 문전 앞에서 상대 수비수들의 체력을 빼게 하는 화려한 테크닉을 지닌 것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 전에서 보여준 안정환은 상대 수비수들의 체력을 빼기는커녕 자신의 플레이를 고집하다가 답답한 공격 패턴만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감독의 전술도 선수들의 정신력도 모두 아쉽다. 현 본프레레 체제는 히딩크 감독 시절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압박이 심하고 빠른 스피드를 앞세우는 것도 아닌, 그렇다고 다양한 공격패턴을 앞세우면서 동시에 수비 커버 능력이 뛰어난 전술도 아니다. 

선수들의 장악력 문제도 마찬가지다. 본프레레 감독이 얼마만큼 선수단의 정신력을 강화시키고 얼마만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지. 본프레레 감독의 전술은 무엇이고, 리더십은 무엇인가?

물론 2002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도 예선전에서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들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 본프레레 감독은 원하는 선수들을 모두 대표팀으로 데려오고 있다. 그만큼 축구협회도 협조적이다. 청소년대회에도 뛰어야 할 박주영까지 내주었다. 전폭적인 지지인 셈이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월드컵 4강 이후 축구협회나 국민들의 관심과 바람은 4강에 준하는 성적을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16강 이상은 해주어야 모든 국민의 기대와 축구협회의 노력에 부응할 것인데, 지금 현재로서는 16강 이상은 불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문제인가, 감독의 능력 부재인가. 어느 한쪽만 책임을 묻기는 곤란하다. 모두 바꾸고 쿠웨이트 전에 임해야 할 것이다. 독일 월드컵은 생각보다 더 가까이 다가왔다.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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