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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매직', 베네수엘라 홀렸다

기사입력 2009.03.22 13:54 / 기사수정 2009.03.22 13:54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동현 기자]
'국민 감독'의 마법이 준결승에서도 통했다. 대한민국이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2일 준결승전에서 강호 베네수엘라를 10-2로 완파한 것은 김인식 감독의 신들린듯한 용병술의 힘이 컸다.

김인식 감독은 20일 일본과의 2라운드 순위 결정전이 끝난 직후 베네수엘라전 선발 투수로 윤석민을 예고했다. 류현진을 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김 감독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김인식 감독의 판단은 옳았다. 윤석민은 6.1이닝동안 7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2점만을 내주며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 볼넷은 단 하나, 탈삼진은 4개였다.

김인식 감독이 윤석민을 선택한 것은 묵직한 직구 승부가 베네수엘라 타선을 막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의 성적으로 정상급 투수의 반열에 오른 윤석민은 김인식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최고 시속 150km대를 기록한 빠른공과 예리한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이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당초 윤석민에게 기대했던 활약은 3~4회까지 던지며 한 타순을 방어하는 것이었다. 타순이 한바퀴 돌면 상대 타자들의 눈에 익어 맞아나갈 것으로 봤고, 정대현, 류현진, 임창용 등 스타일이 다른 투수를 이어 붙여 최소 실점으로 막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윤석민의 쾌투가 계속되자 김인식 감독은 투수 교체 없이 그대로 밀어붙였고 완벽한 승리의 밑천이 됐다.

추신수를 6번 타순에 선발 기용한 것도 김인식 감독의 판단이 맞아떨어졌다. 수비를 해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타격 부진을 감안하면 추신수의 출전은 어려울 듯 했다. 이진영 등 기존 외야수들이 잘 해왔기 때문에 추신수의 자리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미국 야구를 경험한 추신수를 우익수로 기용하는 결단을 내렸고, 그 결과는 1회초 3점 홈런으로 돌아왔다. 추신수의 한방은 베네수엘라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놓는 결정타였다. '족집게' 김인식 감독의 승부수가 베네수엘라를 홀렸다.

선수교체도 빈틈이 없었다. 7-1로 앞선 3회 수비 때 정근우를 빼고 고영민을 2루수로 기용했다. 그랬더니 고영민은 바로 이어진 4회초 첫 타자로 나와 좌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렸다. 수비를 강화하려고 내보낸 선수가 타석에서까지 힘을 보태자 한국 벤치에서는 '생각대로 된다'는 자신감이 퍼졌다. 멕시코전에서도 대수비로 나와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린 고영민은 김인식 감독의 신임을 듬뿍 얻었다.

6회초에는 김현수, 이대호 자리에 연달아 대주자를 기용해 상대를 압박했다. 경기 초반 의외의 홈런 퍼레이드에 당황한 베네수엘라는 이번에는 발빠른 주자들을 묶느나 진땀을 뺐다. 이종욱은 4번 김태균 타석 때 잽싸게 2루를 훔쳐 이대호의 적시타 때 득점을 올렸고, 이진영은 상대 수비진의 작은 미스플레이를 놓치지 않고 3루를 파고 들어 김인식 감독을 웃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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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야구대표팀 (C) WBC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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