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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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전미도 "공연계 미투 충격적, 좋아지는 과정으로 생각"

기사입력 2018.04.03 16:17 / 기사수정 2018.04.03 16:1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전미도는 뮤지컬 ‘닥터지바고’의 관전포인트로 넘버와 캐릭터를 꼽았다.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닥터지바고'는 20세기 초반 러시아 혁명의 격변기를 살아간 의사이자 시인인 유리 지바고와 매력적이고 강인한 여성 라라 안티포바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최진기 강사가 러시아의 혁명이나 배경, 캐릭터를 소개한 홍보 영상이 있어요. 그런 걸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닥터 지바고’를 한 번 봤을 때는 그 깊이를 생각하는 게 어렵거든요. 즉각적인 자극이나 영감을 받는다기보단 돌아가서 생각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미리 공부해오면 재밌을 거예요.

한 번 본 분들은 꽂히는 넘버가 없다고 하는데, 결정적으로 음악 때문에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요. 또 완전히 선하거나 악한 사람이 없다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죠. 선하고 비겁하고 지저분한 면이 다 있는 인물의 다양한 면모를 보면 훨씬 즐길 수 있을 거예요. 단순히 불륜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단 뒤틀어진 관계 속 내적갈등과 이를 극복해 나가는 인물을 들여다보면 훨씬 재밌을 것 같아요.” 

무대에서 라라가 돼 극에 녹아드는 전미도는 ‘최고의 뮤지컬 배우’라는 수식어를 언급하자 “감사하다”며 쑥스러워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초지일관 배우가 꿈이었다는 그는 어느덧 데뷔 13년 차 인정받는 배우가 됐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연속으로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꿰찼다. 이후 뮤지컬 ‘닥터지바고’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2012년 초연에 이어 6년 만에 재연에 참여, 또 한 번 라라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여우주연상 수상 후 달라진 점을 묻자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주변에서 놀리는데 여전히 떨리고 긴장돼요. 더 채우려고 노력하고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려 해요. (상을) 가진다 한들 대단히 도움 되는 것도 아니고 부담가지면 몸에 힘이 들어가니까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하려고 신경 쓰고 있어요. 

지난해 ‘스위니토드’로 수상할 당시 소감으로 “사실 뮤지컬을 하기엔 노래를 못해서 계속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조승우 오빠랑 같이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버텼다"며 눈시울을 붉힌 바 있다.

믿고 보는 배우로 인정받는 전미도에게도 힘든 시간이 있었을까. 

“‘닥터 지바고’(2012)를 할 때였어요. 소극장에서 연극이나 뮤지컬을 하다가 처음으로 대극장에 왔어요. 뮤지컬 전공이 아닌 연극 전공인데 제게는 버거운 노래를 하게 됐죠. 내가 이걸 하는 게 맞나 고민했는데 어쩌다 보니까 하게 됐어요. 그 후에 레슨을 받고 매번 같이하는 음악 감독님에게도 배우면서 연습을 많이 해요. 입에 달고 살 정도로요. 익숙하지 않으니 익숙해질 때까지 하는 편이에요.” 

매 작품 어려운 순간은 물론 있다. 하지만 슬럼프에 빠지려 하진 않는단다. 

“작품 할 때마다 과정이 힘들어요. 결과가 제 손에 있는 건 아니니까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고 그렇죠. 저도 사람인데 안 좋은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잖아요. 좋다는 사람이 있고 안 좋다는 사람이 있으니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요. 너무 그런 부분에 치중하다 보면 연기 외에 다른 것에 신경 쓰게 될 것 같아요.” 

공연계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활약 중이지만 들뜨거나 하지 않았다. 담담하게, 그리고 차분하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다. 연극, 뮤지컬에 몸담은 배우로서, 미투와 관련해서도 솔직하게 언급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데 터질 게 터졌다고 봐요. 암암리에 소문이 돌았고 알고 있는 사실이 꽤 있었어요. 그런데 드러나보니 우리가 알았던 건 빙산의 일각이더라고요.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공연 시장이 안 좋은 이미지로 위축되면 어쩌나 걱정되지만 그래도 바로잡을 건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멀리 생각하면 이렇게 되는 게 잘됐다 싶어요. 모두가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한 번쯤 그런 경험이 있을 거예요. (미투 용기를 내기란) 정말 쉽지 않죠. 그렇게 하고도 공격받는 일이 생기니까. 방관했다는 이유로 욕을 먹는 분도 있는데 저도 암암리에 듣고 있던 면에서는 방관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 누가 누굴 욕하게 되나 싶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좋아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오디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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