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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풀럼] '지성'의 법칙 VS '머피'의 법칙

기사입력 2009.03.20 14:32 / 기사수정 2009.03.20 14:32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지난해 8월 개막한 프리미어리그는 38번의 치열한 경기를 통해 최고승점을 얻어낸 팀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왜 없겠느냐마는 시즌을 치르다 보면 때때로 승점 3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경기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국시각으로 22일 0시 풀럼의 홈경기장인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펼쳐지는 풀럼과 맨유의 경기가 바로 그 3점 이상의 가치를 가진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주말 맨유는 숙명의 라이벌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 1-4로 완패당하며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었던 리그우승에 대한 논쟁을 스스로 제공하고 말았다.

한 경기 덜 치렀기 때문에 최대 7점차로 벌릴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라이벌과의 패배, 그것도 완패로 인해서 리버풀과 첼시의 기를 살려준 것만은 분명하다. 맨유로서는 지난 패배를 잊고 재빨리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당면과제이다.

이번 풀럼과의 경기에서 일격을 당한다면 리그우승뿐 아니라 5관왕을 향해 달려나가는 맨유의 앞으로의 전체 일정이 무너질 확률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여태껏 쌓아놓은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최악의 사태까지 생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맨유 입장에서는 이번 풀럼과의 경기가 프리미어리그 정상은 물론, 전무후무한 5관왕을 차지하기 위한 길목에서 맞는 매우 중요한 경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퍼거슨 감독은 풀럼을 상대하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비록 원정경기이지만 올 시즌 이미 2차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했기 때문이다.  승리가 필요한 맨유는 베스트 멤버를 가동해 풀럼전 연승행진을 이어가 다시 승점차를 벌릴 계획일 것이다.

반면 풀럼은 지난 주말 볼튼 원정에서 3-1로 승리하면서 홈에서 맨유를 맞는 상황에서의 분위기 자체는 긍정적이다. 현재 리그 9위를 달리며 17위로 겨우 잔류를 했던 지난 시즌에 비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한풀 꺾인 맨유라면 풀럼도 내심 맨유를 꺾고 승격 이후 최고순위를 향해 도전할 야심을 품고 있을 것이다.

맨유 앞에서만 작아지는 풀럼

매 시즌 강등을 걱정하는 풀럼이 이번 시즌 이토록 상승세를 타고 이유는 무엇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강력한 수비이다. 29경기에서 28골을 성공시켜 경기당 1골도 채 되지 않지만 단 26골만 내주며 빅4를 제외하면 최고의 짠물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 정상급 수비수로 우뚝 선 한겔란드와 휴즈의 센터백 콤비와 잉글랜드 대표경력이 있는 폴 콘체스키와 가나대표 존 판실의 4백은 이번시즌 미들스보로에서 이적해온 마크 슈왈처와 함께 막강한 수비력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맨 유에게만은 약해지는 풀럼이다. 맨유를 제외한 빅4와의 4번의 대결에서 1승3무의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었지만 맨유와의 2번(FA컵8강포함)의 대결에서는 0-3, 0-4로 완패를 당했다. FA컵에서의 4골 실점은 올 시즌 최다실점이다.
 
지난 시즌에도 홈, 원정에서 모두 완패했으며 최근 4경기에서 득점조차 실패하고 있다. 비디치가 리버풀전 퇴장 징계로 인해 결장한다고 하나 경기당 평균 1골도 넣지 못하는 빈약한 공격력으로 골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 초반 득점이냐? 막느냐?

그동안 풀럼이 맨유에 대패한 것은 경기 초반, 너무 이른 실점을 허용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올 시즌 두 경기에서 맨유가 첫 골을 성공시킨 시각은 각각 전반 12분과 전반 20분. 실점 후 풀럼은 공격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게 되었고 그 틈을 맨유는 효과적으로 공략해 결국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반면 1승3무를 거둔 빅4와의 경기에서는 아스날과의 2경기에서 무실점, 리버풀과 한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선방했고 첼시에게는 2실점을 허용했지만 후반에 실점했다는 점에서 풀럼이 전반전을 잘 막아낸다면 맨유 역시 고전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맨유는 초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초반에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풀럼은 홈경기라도 수비를 더욱 견고히 할 것이기에 풀럼의 페이스에 말리게 되고 득점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승부의 향방을 쥔 두명의 키 플레이어

지성의 법칙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공격포인트 기록을 이어간 박지성은 이번 풀럼전에도 선발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주일간의 꿀맛 같은 휴식으로 재충전을 마쳤고 풀럼과의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풀럼킬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끊임없는 활동력과 성실함으로 팀의 궂은 일을 맡으며 팀의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주전경쟁에서 앞서 있던 박지성이었지만 공격포인트 부재로 인해 다른 한편으로는 공격수로서 기록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UEFA수퍼컵 제니트와의 경기로 연기되어 지난달 19일에 펼쳐진 3라운드에서 실로 오랜만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첼시와의 경기에서의 골을 터뜨린 후 약 5개월만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FA컵 8강전에서는 후반종료 10여 분 전 상대 공을 가로채 직접 골까지 만들어내며 풀럼킬러로서 재확인한 바가 있다. 지금까지 풀럼전에서 총 6경기에서 2골 5도움, 이 정도면 킬러를 넘어 지성출전= 공격포인트=승리라는 공식이 성립될 법도 하다.

머피의 법칙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갈수록 꼬이기만 하는 경우에 쓰는 용어"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머피의 법칙은 풀럼의 주장 '대니 머피의 법칙'이다. 머피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리버풀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였는데 그때 당시 맨유를 상대한 리버풀이 내세웠던 승리공식이었다.

지난 주말 맨유는 2004-2005시즌 이후 베니테즈의 리버풀을 상대로 홈에서 첫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는 리버풀이 2003-2004시즌 35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한 후 처음이었다. 그 때 당시 결승골의 주인공이 바로 대니 머피다.

머피가 리버풀에 있는 동안 리버풀은 올드트래포드에서 3번을 이겼는데 모두 1-0으로 승리를 했고 3골 모두 머피가 결승골을 터뜨렸다.(그 중에는 환상적인 프리킥도 있었다.)이쯤되면 머피의 법칙이라고 불릴만도 하다.

과연 이번 홈경기에서 풀럼의 주장인 머피가 다시 한번 머피의 법칙을 보여주며 맨유를 꺾을 수 있을지 두고 보자.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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