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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이다인 "'견미리 딸' 꼬리표와 편견, 받아들여야 할 숙명"

기사입력 2018.04.01 11:00 / 기사수정 2018.04.01 02:06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이제 배우로 활동한지 5년. 그러나 아직까지는 그를 견미리의 딸 혹은 이유비의 동생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견미리 딸', '이유비의 동생'이라는 꼬리표는 이다인에게 뗄 수 없는 숙명이다.

엄마와 두 모녀가 모두 배우라는 사실은 이다인 가족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다들 배역에 빠져 살 것만 같고, 연기 이야기로 늘 불꽃튀는 토론을 펼칠 것만 같다. 이런 이야기에 이다인은 손사래를 치며 "아니에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정말 평범한 가족이에요. 언니도, 저도 집에서는 다른 제 또래 친구들처럼 있어요. 엄마는 가끔 '너희는 너무 배우스럽지 못해'라며 불만을 가지긴 하세요. 집에서는 머리도 안 감고, 안경 끼고, 편한 옷 입고 그냥 널부러져있어요. 그렇게 자기 관리를 잘 못해요. 정말 평범한 아이들이고 평범한 가족이죠. 상상하시는 모습과는 많이 다를 거에요."

그래도 직업이 배우인지라 다같이 모이면 연기 이야기를 한 법도 한데, 이 가족은 전혀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안한단다. 그래도 이번에는 부모님과 언니는 물론 일가 친척까지 모두 모여 '황금빛 내 인생' 첫 방송을 봤다고. 주로 연기에 대해 코멘트를 해 주는 건 엄마와 아빠고, 언니 이유비는 바빠서 잘 마주치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다인이 '황금빛 내 인생'을 끝내자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시작한 이유비다.

"언니가 무척 바빠요. 낮 시간 동안에는 둘 다 집에 없고, 언니는 촬영때문에 새벽같이 나가서 늦게 들어오거든요. 그래도 같이 살다보니까 언니가 집에 일찍 들어오면또 수다떨고 그래요. 제가 이제 여유가 있어서 집에만 있으니까요."

연기 이야기를 깊게는 안하는 배우 자매의 주된 관심사는 바로 예능. 얼마 전에도 '나혼자 산다' 동방신기 편을 보면서 같이 깔깔거리고 웃었다고 했다. '나 혼자 산다'는 자매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지만, 가장 나갈 수 없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부모님이 독립을 반대하시기도 하고, 이제 집이 최고라는 걸 알아서란다. 차분하다가도 언니 이야기만 나오면 발랄해지는 이다인의 모습에서 자매의 우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는 언니가 정말 잘해줬어요. 두 살 터울이라서 친구같았죠. 초등학교 때 언니가 가방도 들어주고, 매워서 못 먹는 떡볶이의 양념을 대신 먹어줬던 모습이 기억나요. 이후로 많이 싸웠는데 싸우면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언니 옷을 입었다가 언니한테 혼난다고 했는데, 사실 언니도 제 옷을 많이 입어요. 다만 언니 옷이 좀 더 비쌀 뿐이에요. 예전에는 엄마같은 언니였지만 이제는 동생같아요. 애기같고 귀여워요."

가족과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안하는 이유는 가족 간의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오글거리기 때문이다. 대신 이다인은 혼자서 배우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한다. 정말 힘들때만 지나가는 말로 힘들다고 할 뿐. 그렇게 혼자 생각한 배우 인생의 목표는 '길게 오래 가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곳에 길게 오래 가는 배우 견미리가 있다.

"갑자기 톱스타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아요. 길게 오래 꾸준히 가는 배우가 되고 싶죠. 오디션에 떨어저도 조급해하지 않고 꿋꿋하고 묵묵하게 걸어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내 자신과 소통하며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요. 엄마의 이야기도 도움이 돼요. 가끔 엄마가 살아온 연기 인생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표정은 심드렁한 척 해도 하나하나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하하."

엄마가 견미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다인의 원래 꿈은 배우가 아니었다. '엄마가 배우니까, 너도 엄마 따라서 연예인 할거니?'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 10대 시절에도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만 생각했다고. 그러다 고등학생 때 취미로 연기 수업을 받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취미생활을 가져보고자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연기를 배웠는데, 새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연극영화과로 지원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수시로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지원해 붙고, 학교에서 연기를 배우고 연극도 올렸어요. 사실 처음에는 '엄마 빽으로 들어왔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1학년 공연 때 주인공을 맡았는데 '견미리 딸이 얼마나 잘하나 보자' 이런 시선으로 보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더 이 악물고 열심히했다죠. 아직 내 연기를 본 적이 없으니까 저렇게 말 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공연을 마치고 그 학기의 신인상을 받고 교수님, 동기들, 선배들 그리고 엄마까지 모두 잘한다고 칭찬해줬어요. 그때 연기를 직업으로 삼아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생겼고 회사에 들어가게 됐어요."

연예계에 데뷔한 후에도 '견미리 딸'이라는 꼬리표는 그에게 장점이 되기도, 혹은 단점이 되기도 했다. 지금도 이다인의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 견미리 이야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 중에는 이다인에게 상처가 될 법한 댓글도 제법 있다.

"이제 워낙 많이 들어서 익숙해요. 학창시절부터 별것도 아닌 일로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항상 가져가야하는 숙명과도 같은 거죠. 데뷔 초 웹드라마 주인공을 할 때도, 이번에 '황금빛 내 인생'을 할 때도 '엄마 덕분'이라는 댓글은 늘 존재해요. 중요한 건 그 비중이 줄어간다는 점이에요. 저를 저 자체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앞으로도 제 연기를 꾸준히 보여드리면 배우 이다인으로만 봐주시는 분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그냥 이다인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걸 언젠가 인정해주셨으면 좋겠어요."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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