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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최고의 모험 '구장 신축' 해볼 만한 도전인가?

기사입력 2009.03.18 21:13 / 기사수정 2009.03.18 21:13

권기훈 기자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요즘 유럽 축구계 최고의 화두는 역시, '발렌시아가 과연 파산할까?'라는 질문일 것이다. 특히, 발렌시아의 재정위기로 인해 16명에 달하는 선수를 처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고, 총 4억 5천만 유로(약 8300억 원)에 달하는 빚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발렌시아가 큰 짐을 가지게 된 것은 역시 '누에보 메스타야'의 신축 때문이다. 발렌시아는 원래 구장인 메스타야의 부지를 담보로 많은 돈을 빌려서 누에보 메스타야를 건축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그 후폭풍으로 인한 경제의 위축으로 인해, 메스타야의 부지의 감정가가 점점 내려가게 된 것이다.

결국, 경제 위기로 인해 메스타야의 부지를 팔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로 짓고 있는 누에보 메스타야는 돈이 없어서 완공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고 만 것이다. 역시, 클럽 입장에서는 최고의 모험이라고 할 수 있는 '구장 신축'의 가장 큰 실패사례가 돼버린 것이다.

'구장 신축'으로 인한 역효과는 이렇게 한 구단을 망쳐놓을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신축한 아스날은 약 4억 3천만 파운드(8500억 원)를 이 프로젝트에 투입하였다. 결국,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을 짓는 동안 아스날은 긴축 재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대형 선수 영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안 좋은 선례들이 있는 구장 신축이지만 클럽 입장에서는 자금만 된다면 군침이 돌 수밖에 없는 도전이다. 신축 구장으로 인해 클럽의 분위기 전체를 바꿀 수 있고, 프로젝트를 잘만 짠다면 쇼핑센터, 문화센터를 조합하여 또 다른 경제적인 이득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구장을 건축한 호펜하임 같은 경우를 보면, 새로운 구장이 얼마큼 팀에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다. 단 6350명의 수용인원이 있는 디트마르 홉 스타디움을 가지고 있던 호펜하임은 30000명의 수용인원을 가지는 카를벤츠 스타디움으로 바꾼 이후, 큰 경제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팀의 명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현재, 세리에 A에는 팔레르모, 피오렌티나, 라치오, 인테르를 비롯한 여러 클럽이 새로운 구장을 짓겠다고 나서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1990년 월드컵을 개최할 때 개조하였던 구장들이 대부분 낡았고 현대식 구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노아와 삼프도리아가 쓰는 스타디오 루이지 페라리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경기장과 관중석 사이가 너무 넓어 관중의 열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단점도 있다. 게다가 로마, 라치오의 스타디오 올림피코, 우디네세의 프리울리 등은 축구 전용 경기장도 아닌, 육상 트랙이 있는 일반 종합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낙후된 시설이 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팔레르모와 유벤투스가 가장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벤투스는 원래 홈구장으로 쓰던 델레 알피를 허물고, 재건축 작업에 이미 들어가서 2011년경에 새로운 델레 알피를 쓰기 시작할 것이다.

팔레르모 또한 이런 새로운 구장 움직임을 빠르게 보여주고 있다. 이미 1월, 올해의 선물은 새로운 구장이 될 것이라고 팬들에게 단언한 잠파리니 구단주는 최근 자신의 부동산 회사를 통해 팔레르모에 새로운 구장을 신축할 용도로 27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땅을 약 350만 유로 (64억 원가량)의 돈으로 구매하였다. 또한, 허가만 나면 바로 구장 신축에 들어가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하고 있다.

팔레르모의 신 구장 도전이 발렌시아의 앞길을 따라갈지, 아니면 호펜하임의 앞길을 따라갈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겠지만, 어떤 식으로 끝나던, 세리에 A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새 구장을 계획하고 있는 잠파리니 팔레르모 구단주(C) 팔레르모 공식홈페이지 캡쳐]



권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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