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8 18:11 / 기사수정 2009.03.18 18:11
그러나 이번 한일전 '스몰볼 맞대결'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완승이었다. 스몰볼에는 스몰볼로 맞대응한다는 김인식 대표팀 감독의 작전이 여지없이 맞아떨어졌다. 16일 멕시코전에서 '빅볼'을 앞세운 상대팀에 홈런 세 방으로 응수했던 결과가 이번 경기에서 정 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이쯤 되면 '어느 것이 한국 야구인가?'라는 궁금증을 가져볼 만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토털 베이스볼', '빅/스몰볼', 등 많은 수식어를 붙여 넣기도 했다.
어쨌든 이번에도 작전 야구의 승리였다. 1회부터 발이 빠른 이용규, 정근우가 일본 배터리들을 흔들어 놓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대표팀이 얻은 4점 중에서 테이블 세터(이용규, 정근우, 고영민)에서 3득점이 났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번트 모션을 취하다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은 과감하게 버리는 작전이 그대로 주효했다.
2라운드 작전 : ‘창과 창’, ‘마운드 높이’
여기서 주목해 볼 만한 것이 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2라운드에서 맞불 작전을 썼다는 것이다. 장타를 앞세운 멕시코에는 장타로, 단타 위주의 일본에는 역시 단타로 응수했다. 이는 상대팀의 장점을 '역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공법'이 먹혀든 것은 대표팀의 커다란 장점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스피드'였다.
스피드가 바탕이 되면, 상대팀 배터리가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이는 결국 실투로 이어지게 되고, 실투가 상대 타자들에게 먹혀들었을 때 홈런이나 안타가 나올 수 있다. 일본전에서 낸 선취점도 상대팀 배터리를 흔들어 놓은 이용규의 도루 한 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치로를 봉쇄하기 위한 효과적인 마운드 운용도 일본전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요인이었다. 1라운드 순위 결정전에서 이치로를 무안타로 막은 봉중근을 선발로 내세운 것을 시작으로 윤석민, 임창용 등이 적은 투구 수로 일본 타자들을 압도한 것은 '10점 만점에 10점'을 줄 만했다.
경기 전날, 일본은 ‘훈련’, 한국은 ‘휴식’... 믿음의 야구 빛나
봉중근의 선발 등판을 예상한 일본대표팀은 경기 전날, 특타를 자청한 이치로를 포함하여 전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구슬땀을 흘렸다. 반면 한국은 전날 멕시코전을 승리로 이끈 선수들에게 휴식을 명했다. 경기 직전까지 대조적이었던 양국가의 모습이 18일 한일전 결과에서도 참으로 '대조적'으로 나타났다.
결국, 실전에서 잘할 것이라는 김인식 대표팀 감독 특유의 '믿음의 야구'가 일본 대표팀에 판정승을 거둔 셈이었다.
이제 2라운드 마지막 일정은 20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에 열리는 순위 결정전이다. 상대는 쿠바나 일본, 둘 중 하나다. 그렇다면, 김인식 감독에게 남은 과제는 순위 결정전을 어떻게 치르냐의 여부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오건 간에 '여우보다 더한 여우'로 거듭난 김인식 감독 특유의 '작전 야구'와 '믿음의 야구'는 결승전까지 계속 될 것이라는 사실 하나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사진(C) MLB/WBC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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