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8 11:05 / 기사수정 2009.03.18 11:05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몬테네그로 특급'의 부진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FC서울의 데얀은 자타공인 K-리그 최고의 공격수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K-리그에 데뷔한 데얀은 정규리그와 컵 대회 포함 36경기에 나와 19골, 3도움의 알짜배기 활약을 보였다. 지난해 서울로 이적한 뒤 데얀은 정규리그 및 플레이오프 전 경기에 출장해 15골, 6도움을 올리는 등 MVP급 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의 준우승 및 AFC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에 가장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K-리그에서의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작년 9월에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유럽예선에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생애 첫 발탁되기도 하는 등 데얀은 2008년 최고의 한해를 보내기도 했다. 이런 그에게 서울팬들은 '데얀민국'이란 별명까지 붙여주며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데얀은 수원 삼성과의 2008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여러차례 결정적인 기회들을 놓치며 지난 시즌 맹활약에 마지막 방점을 찍는 데 실패했다. 이때부터 큰 경기나 결정적인 순간에 급작스런 부진을 보이는 데얀에게 사람들은 '새가슴'이란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3월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감바 오사카 간의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2차전에서 서울은 2-4 충격의 대패를 당했다. 그 가운데 서울의 스트라이커 데얀의 '새가슴 증후군'은 여전히 이어졌다.
결정적인 순간에 약하다?
감바 오사카는 2008년 ACL과 천황배(FA컵)를 동시에 석권한 J리그의 대표적인 강팀이다. FIFA 클럽월드컵에 아시아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해 준결승까지 진출했고, 유럽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세 골을 넣는 등 저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러한 오사카를 상대로 데얀은 최전방 공격수의 위치에 얽매이지 않고 미드필드 부근까지 내려와 적극적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누구보다 재빠르고 과감한 돌파로 상대 수비를 당황하게 하였고, 다른 공격수들이 파고들어갈 공간을 형성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만 들어오면 데얀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렸다.
볼 트래핑은 너무 길었고 슈팅 타이밍도 평소처럼 반 박자 빠르게 가져가지 못했다. 전반에는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 특히 선취골을 내준 뒤에는 긴장하고 조급한 기색이 역력했다.
데얀이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무산시키자 곳곳에서 '어쩔 수가 없구나!' 식의 반응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데얀은 유난히 강팀을 만나거나 큰 경기에 임하게 되면 평소와는 다르게 공격수로서의 결정력을 보이지 못해 '새가슴'이란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데얀은 지난 시즌 K-리그에서 서울의 최대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수원이나 성남 일화와의 큰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수원에게는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 기록했던 페널티킥 득점이 전부다. 특히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는 두 번의 천금 같은 기회에서 자기 발에 자기가 걸려 넘어지는 등 어이없고 민망한 장면을 연출하며 결승골 기회를 그의 시즌 MVP 트로피와 함께 허공에 날려버렸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아마 데얀이 평소처럼 이를 득점으로 연결했더라면 서울은 올 시즌 금색 K-리그 패치를 유니폼에 달고 뛰었을 것이다. 당시 수원의 수비수 곽희주는 "데얀은 그동안 우리와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부담감이 없었다."라며 직접적으로 데얀의 부진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데얀이 결정적인 순간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시즌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데얀은 빈 골문 30cm 앞에서 헛발질을 하며 역전골의 기회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비록 이후 멋진 골을 기록하며 이를 만회하긴 했지만 결국 3-3 무승부를 기록하게 되자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저지른 실수의 잔상은 더욱 오래 남았다.
이런 그가 오사카 전에서 또 다시 부진하자 그가 '대범하지 못한 스트라이커'라는 부정적인 시선은 계속되고 있다. 더군다나 데얀은 예년과는 다르게 부진한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데얀은 최근 K-리그와 ACL 4경기에 나와 무득점을 기록 중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6-1로 승리했던 전남과의 경기에서 슈팅조차 한번 못했다는 것.
투 톱 파트너 정조국이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는 지금, 데얀의 부활은 서울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다. 데얀이 그에 대한 편견과 의혹을 떨쳐버리고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서울팬들의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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