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9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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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하는 팀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어떨까?

기사입력 2009.03.17 22:18 / 기사수정 2009.03.17 22:18

권기훈 기자



[엑스포츠뉴스=권기훈 기자]
축구선수도 분명 자신이 응원하는 클럽이 있을 것이고, 그 팀이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은 일반 팬들과 똑같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소속된 팀과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맞붙어서 경기를 해야 한다면, 정말 마음의 준비를 크게 해야 할 것이다.

지난 일요일에 팔레르모의 렌조 바르베라에서 열린 세리에A 08/09시즌 28라운드 경기에서는 재미있는 사건이 하나 벌어졌다. 자신을 '레체의 팬'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다니는 팔레르모의 핵심선수, 파브리지오 미콜리가 팔레르모 소속으로 레체와 경기를 한 것이다.

미콜리는 1979년, 이탈리아 레체에서 태어났고, 그 이후 계속해서 레체의 팬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래서 이번 시즌 시작 전, 레체가 세리에A로 승격하자, 가장 먼저 등장한 루머 또한 미콜리의 레체행이였다. 하지만, 레체의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결국 이적이 불발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미콜리는 결국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은 꼭 레체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언젠가는 자신의 고향인 레체에서 선수생활을 할 것이라고 하였다.

팔레르모와 레체의 경기는 팔레르모가 5-2로 레체를 꺾으면서 쉽게 끝났다. 흥미롭게도 2-2 동점 상황에서 팔레르모가 레체를 꺾는 결승골을 기록한 것이 바로 미콜리였다. 당연히 그는 골을 넣고 골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유니폼에 얼굴을 묻으며 슬퍼하면서 눈물을 흘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팔레르모의 첫 번째 골에서도 미콜리의 레체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팔레르모의 페널티킥 키커는 언제나 미콜리였지만, 이번엔 레체를 상대로 차기 싫다면서 미콜리가 페널티킥을 거절하였고, 결국 에딘슨 카바니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미콜리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언제나 레체와의 경기가 있기 전에는 다리가 떨리고 배도 아프다면서 정말 레체와 경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고 이야기하였다.

특히 세리에A에서는 이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가 로마에서 피오렌티나로 이적한 후, 경기에서 결승골을 성공시키고 눈물을 보여, 엄청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또한, 이번 시즌 유벤투스와 팔레르모의 경기에서는, 팔레르모를 사랑한다고 이야기 한 아마우리가 트레제게의 골을 어시스트 한 이후 슬퍼하는 모습을 보인 바도 있을 정도로, 한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선수들이 많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상대로 선발로 나와, 결국 결승골에 성공하면서 슬퍼한 미콜리. 과연 그의 마지막 커리어가 레체가 될지, 두고 볼 만한 일이다.

[사진(C)팔레르모 공식 홈페이지 캡처] 



권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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