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6 17:39 / 기사수정 2009.03.16 17:39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시간으로 16일 오후 12시부터 미국 샌디에이고 팻코파크에서 벌어진 한국과 멕시코와의 WBC 2라운드 경기에서 한국팀이 8-2로 완승을 거뒀습니다. 한국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야구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백미를 압축해서 보여주었습니다.
외신들은 한국팀에 대한 평가에 대해 "'스몰 볼'을 잘 구사하고 주루 플레이가 능한 팀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는 '빅 볼'과 스몰 볼'의 조화가 최상으로 빚어진 경기였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경기 초반, 솔로 홈런 세 방으로 경기의 분위기를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절묘한 투수 운영과 현란한 주루 플레이로 멕시코의 배터리를 흔들어놓았습니다. 홈런 같은 큰 타구로 승부를 결정 짓는 경기를 '빅 볼'이라고 부릅니다. 한국대표팀의 선발 투수인 류현진(22, 한화 이글스)은 2회 초, 9번 타자인 오하다에게 적시타를 맞고 2점을 헌납했습니다.
그러나 2회 말에 들어서 한국대표팀의 반격은 곧바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WBC 대회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의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려주고 있는 이범호(28, 한화 이글스)가 솔로 홈런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한국대표팀은 4회 말과 5회 말에 걸쳐 솔로 홈런 두 방으로 역전을 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 팀의 결승 타점이 된 솔로홈런의 주인공은 김태균(27, 한화 이글스)이었습니다. 이번 WBC 대회를 통해 '김영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태균은 메이저리그 구장들 중에서도 홈런이 가장 나오지 않는 펫코필드의 깊숙한 담장을 넘기는 통렬한 결승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또한, 주전 2루수인 정근우(27, SK 와이번스) 대신 타석에 들어선 고영민(25, 두산 베어스)이 예상치 못한 1타점을 올렸습니다. 멕시코의 선발 투수인 올리버 페레즈(28, 뉴욕 메츠)를 무너트리는 고영민의 한방으로 한국은 4-2로 앞서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팀이 초반에 기록한 4타점 중, 3타점은 모두 솔로홈런으로 얻은 점수였습니다. 초반에 한국팀은 '한방'으로 점수를 차근차근 쌓아나갔습니다. 장타에 의존한 멕시코팀은 선발 류현진을 비롯해 그 다음 투수인 정현욱(31, 삼성 라이온즈)의 구위에 철저히 봉쇄당했습니다. 볼 끝이 살아있는 불 같은 강속구에 멕시코 타자들은 밀리고 있었습니다.
한국 마운드의 최대 고비처는 5회 초였습니다. 정현욱의 볼을 인내심 있게 지켜본 멕시코 타자들은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7회 말, '빅 볼'의 진수를 보여준 한국팀은 특유의 아기자기한 '스몰 볼'로 멕시코를 침몰시켰습니다.
무사 1, 2루의 상황에서 기습적인 더블 스틸 작전은 절묘하게 성공했습니다. 주루플레이가 능한 이용규(24, KIA)와 이종욱(29, 두산)은 경기 내내 멕시코의 배터리를 흔들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더블 스틸이 성공하고 난 뒤,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한국팀의 주포인 김태균이었습니다. 훌륭한 타자의 조건의 어느 상황에서도 실투가 들어오면 놓치지 않는 '집요함'에 있습니다.
김태균은 파워도 뛰어나지만 매우 정교하고 세밀한 타자입니다.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서 마무리로 활약한 데이비드 코르테스(36, 전 롯데)를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습니다. 한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해결사 본능'을 가진 김태균은 이번 멕시코 전에서도 최고의 수훈 선수가 됐습니다. 또한, 4타수 3안타를 기록한 이범호도 반드시 필요한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현란한 주루 플레이와 통렬한 적시타는 '스몰 볼'의 교본입니다.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세밀한 작전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국대표팀은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은 플레이를 선보였습니다. 이번 멕시코 전의 '영웅'은 경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절묘한 작전을 펼친 김인식 감독입니다. 경기에서 이기는 데 필요한 모든 작전을 한 경기에 쏟아부은 수완은 '명장'다운 모습이었습니다.
한국대표팀은 18일, 일본과 세 번째 대결을 펼칩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4강에 진출하게 되지요. 한국대표팀은 멕시코 전에서 투수 기용을 최대한 아꼈습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투수 자원을 갖춘 한국대표팀의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주루플레이와 팀 배팅, 그리고 절묘한 투수 운영을 갖춘 한국대표팀은 '빅 볼'과 '스몰 볼'을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아는 '토털패키지'팀으로 거듭나 있었습니다.
[사진 = 김태균 (C) WBC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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