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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100배]4. 세계를 지배했던 축구팀들

기사입력 2005.05.28 01:43 / 기사수정 2005.05.28 01:43

손병하 기자

◈ <축구 100배 즐기기> 4. 세계를 지배했던 축구팀들


축구가 국가 간 대항전의 성격을 띠기 시작한 1920년경부터 축구는 이미 스포츠라는 이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었다.

지금까지 여타 스포츠들이 넘지 못했던 대륙, 인종, 문화의 한계를 극복하며 폭 넓은 지지를 받았고 국가와 국가가 벌인 자존심과 명예를 건 대결구도가 축구의 관심과 위상을 한층 더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이미 활기를 띠기 시작했던 클럽 축구와 1930년 우루과이에서 시작된 월드컵이란 최고의 축구축제를 기폭제로 전 세계인들은 축구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이에 세계 각 국가들과 축구클럽들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선수육성·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었으며 좀더 완벽한 팀을 만들기 위해 전략과 전술 그리고 축구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힘쓰기 시작했다.

그러한 대결과 대립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레 수많은 축구팀들은 양적·질적인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게 되었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른바 '최강의 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00년을 훌쩍 넘겨버린 기나긴 축구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최강의 팀'들을 살펴본다.

▲ 1. 오스트리아 국가 대표팀 - 1930년대

1930년 초 일명 '미라클 팀'이라 불리는 축구팀이 승승장구하며 최고의 팀으로 거듭났는데 이는 바로 오스트리아 국가 대표팀을 일컫는 말이었다. 피라미드라는 고전적인 전술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는 변화를 꾀한 오스트리아 팀은 피라미드 전술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효과적인 선수배치로 상대팀을 조여왔다.

기존 5명의 공격수를 깊숙이 배치하여 상대진영부터 압박을 가하는 '압박축구'를 선보였으며 잔델라르라는 당대 최고의 선수를 지금의 쉐도우 스트라이커 개념으로 쓰는 참신한 전술로 타 팀보다 한발 더 앞서 나갔다.

'그라운드의 모차르트'라는 별명을 가졌던 잔델르라는 화려하면서도 부드럽고 정교한 경기를 펼쳐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강력한 팀을 가지고도 단 한 차례도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한 '무관의 제왕'이었다.

▲ 2. 헝가리 국가 대표팀 - 1950년대

역사상 가장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팀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1950년대 세계를 주름 잡았던 헝가리 대표팀을 지목할 것이다.

기존의 W-M과 피라미드로 대변되던 전술의 오랜 틀을 깨고 4-2-4란 획기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헝가리는 게임메이커를 처음 사용했던 팀이기도 했다. 헝가리의 '축구영웅'인 푸스카스는 콕시스와 짝을 이루는 이른바 '투 톱'의 역할을 수행해 상대수비를 곤혹스럽게 했다.

헝가리 대표팀은 1953년 11월 잉글랜드 웸블리 경기장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무려 6골을 넣으며 6:3으로 승리,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안방불패 행진을 종식시키며 더욱 더 명성을 떨쳤다.

※우리나라는 처녀 출전했던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예선에서 헝가리에게 0-9로 참패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콕시스가 3골, 푸스카스가 2골을 넣는 등 무려 9골을 퍼부으며 우리나라를 초토화시켰다.

▲ 3. 레알 마드리드 - 1950년대 중반

1956~1960년 유럽 컵(현재의 UEFA 챔피언스리그) 5연패
1960~1965년 프리메가리가 리그 5연패
1960년 인터콘티넨털컵(유럽 대 남미 대항전인 도요타 컵) 우승

위는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를 주름잡았던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 이력서다. 스페인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는 알프레도 디 스테파뇨가 활약했던 때기도 했는데 그 외에도 헝가리의 골게터 푸스카스와 폭발적인 스피드의 대명사 헨토, 완벽한 게임메이커 델 솔로 짜인 공격진은 실로 대단한 팀이었다.

중앙 수비수 산타마리아나를 중심으로 가동한 수비진은 최초로 쓰리백 개념의 수비 스타일을 펼쳐 보였다. 이 수비진은 '견고하면서도 섬세하다'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환상의 호흡을 과시했으며 최강의 공격 라인과 허점 없는 수비라인이었던 셈이다.

현재 당대의 많은 슈퍼스타들을 보유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당시 '최강의 팀'이었다.

▲ 4. 브라질 국가 대표팀 - 1970년대

축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팀으로 꼽히는 브라질 국가 대표팀이 이 때 등장했다. '축구 황제' 펠레, '득점기계' 자르징요, '최고의 윙백' 카를로스 아우베루투, '볼의 주인' 게르손 등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동시대에 활약하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축구를 보여주었다.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은 탓에 조직력이 약점으로 지적되었지만 '최고의 명장' 마리오 자갈로 감독이 브라질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조직력을 더한 명실상부한 최고의 강팀으로 거듭났다.

가장 공격적인 포메이션이라 칭송받는 4-3-3 전술로도 만족하지 못한 브라질은, 3명의 공격수와 3명의 미드필더 외에도 수비수였던 좌, 우 윙백들이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하는 이른바 '오버래핑'을 선보이며 공격시 최대 '8'까지 공격수를 늘리는 전술을 사용했다. '사이드 어태커'라는 새로운 공격루트를 개발한 것도 브라질 대표팀이었다.

▲ 5. 서독, 네덜란드 국가 대표팀 - 1970년대 중반

영원할 것 같던 펠레의 브라질 대표팀도 더욱 강력한 팀 때문에 전성기를 마감하게 되었다. 바로 '리베로' 베켄바우어와 '전차군단의 선봉' 게르트 뮐러의 서독 대표팀과 '토탈 사커'의 돌풍을 몰고 온 '천재' 요한 크루이프가 이끄는 네덜란드 대표팀의 등장 때문이었다.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맞붙었던 두 팀은 축구 역사상 가장 파격적이고 독창적인 전술을 사용했던 팀으로 기억되고 있다.

서독은 가장 안정적이라는 4-4-2를 더욱 견고히 하고, 조직력에 의한 플레이를 펼치면서 최종 수비수인 베켄 바우어를 '리베로'로 활용하여 어느 위치에서든 플레이 할 수 있게 하였다. 한편 네덜란드는 미켈스 감독의 지휘 아래 전 선수가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토탈 사커'를 도입해 세계 축구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1974년 월드컵에서 맞붙은 최고팀 간 결승전에서는 지난 8강에서 네덜란드에 패한(0:2) 같은 민족 동독의 복수전에 나선 서독이 2-1로 네덜란드를 꺾고 우승하였다.

▲ 6. 펠리페 플라멩고 - 1980년대

'하얀펠레' 지코가 이끌었던 브라질의 플라멩고 클럽은 1980년대 최고 팀으로 이름을 날렸다. 화려한 개인기와 확실한 플레이로 수많은 팬들을 열광으로 몰아넣었던 그들의 플레이는 '삼바축구'라는 또 하나의 트렌드를 탄생시켰다.

1981년 브라질 선수권 정상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리베르타도레스컵(현재의 코파 아메리카컵)과 인터콘티넨털컵을 모두 제패하며 최고 전성기를 열어나갔다.

팀의 기본전술인 4-4-2 시스템의 바탕 위에 지코라는 슈퍼 스타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4-3-3으로의 능동적인 전술변화를 통해 상대를 혼란시켰던 팀이기도 했다. 이런 플라멩고의 승승장구에 홈팬들은 열광적인 응원과 사랑을 보냈으며 이는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팀'이라는 매우 값진 찬사로 이어졌다.

▲ 7. AC 밀란 - 1990년대

극단적인 수비 축구로 축구의 인기를 떨어뜨린다며 축구계의 '눈총'을 받아온 이탈리아 축구가 크게 요동치는 계기가 생기는데, 바로 아리고 사키 감독이 밀란의 사령탑에 앉으면서부터다.

지난 1960년대부터 '실점하지 않으면 지지 않는다'라는 신념으로 카테나치오를 신봉했던 이탈리아 축구계엔 일대 혁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사키 감독은 네덜란드의 굴리트와 '냉정한 해결사' 반바스텐을 영입하여 공격적인 축구로 전환을 시도하는 동시에 반바스텐-도나도니-바레시로 이어지는 공-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공간'을 장악하는 축구를 선보였다.

수비 위주의 이탈리아 축구에 과감하고 공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던 AC 밀란은 유럽컵과 유럽 슈퍼컵 그리고 인터콘티넨털컵을 각각 두 차례씩 거머쥐며 1990년대를 열어젖힌 최강의 팀으로 우뚝 섰다.

이후에도 지단을 중심으로 '아트사커'를 재현하는 데 성공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와 '3 R(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딩유)'과 카를로스 카푸로 이어지는 최고의 윙백을 앞세워 2002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 그리고 명가재건을 위해 과감한 투자와 선수수급으로 '지구방위대'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까지 한 시대를 풍미하는 최고의 팀들이 뜨고, 지고 있다.

21세기에는 과연 어떤 팀들이 세계 축구계의 '황제'로 군림할지 주목된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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