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0 14:05 / 기사수정 2009.03.10 14:05
[엑스포츠뉴스=주영환 기자] 직구는 투수의 가장 강력한 무기고 로망이다. 팬들은 150Km를 상회하는 직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많은 야구 만화의 주인공은 대개 한 팀의 에이스로 강력한 패스트볼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타자에게 변화구로 승부하는 것을 비겁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점은 현실이 아닌 만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실제 경기에서 투수가 직구만으로 타자와 승부를 벌인다면 투수들의 평균 자책점은 곱절 이상으로 뛸 것이다.
메이저리그 초창기에 '빅트레인'이란 별명을 갖고 있던 월터 존슨은 그런 투수였다. 그는 좋은 커브를 갖고 있었지만 주로 직구 위주의 승부를 했다. 그의 별명은 '빅트레인'이었는데 직구가 지나갈 때 기차 소리가 나는 것 같다는 의미로 붙어졌다.
9일,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지역 예선 한국과 일본의 1,2위 결정전은 투수의 로망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봉중근-정현욱-류현진-임창용의 한국 투수진은 줄줄이 나와 한국산 '빅트레인'의 위력을 보여줬다.
한국의 선발투수로 나선 봉중근이 5.1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고 내려간 이후, 한국은 정현욱-류현진-임창용 계투로 승부를 매듭지었다. 봉중근은 66개의 투구 중, 44개의 직구를 박경완의 미트에 꽂았고, 정현욱이 등판한 5회 이후에도 한국의 마운드에서는 불을 뿜는 직구가 쏟아져 나왔다.
정현욱은 최고 148Km의 직구로 일본 타자들의 얼을 빼놓았다. 대타로 나선 오가사와라에게 직구 3개로 삼진을 잡아내는 모습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일본은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을 원포인트로 맞는 영광(?)도 누렸다. 선발투수의 짐을 벗어던지자 류현진 역시 최대 148Km의 광속구를 자랑했다. 풀카운트로 끌고 간 이와무라에게 한 가운데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냈다. 우완 정통파와 좌완 정통파가 한국의 직구를 맛보여준 다음에는 사이드암스로 임창용이 등판했다. 임창용은 150Km를 상회하는 직구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한국의 중간계투 3인방은 간간히 변화구 한 두개를 섞었을 뿐 대부분의 구종을 직구로 택해 일본 타자들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7일 한국에 대승을 거두고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분석했다며 자화자찬한 일본에게 분석만으로 통하지 않는, '알고도 못 치는' 직구의 위력을 보여준 한 판이었다.
[사진 = 봉중근 (C) WBC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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