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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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WBC] 김인식 감독의 의중에는 과연 무엇이?

기사입력 2009.03.08 00:40 / 기사수정 2009.03.08 00:40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김인식 감독은 머릿속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까?'

7일, 일본과의 WBC에서 2-14로 콜드게임패를 당하는 광경을 지켜본 이들이라면 이러한 물음을 가져봄직 하다. 김인식 감독은 김광현이 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난타를 당하는 동안 이렇다 할 지시 없이 배터리들을 놔두었다. 오직 양상문 투수코치만이 마운드를 찾았을 뿐이었다. 이는 1회 WBC 일본전에서 김선우를 일찌감치 강판시켰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더욱 의외인 것은 대만전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갔다는 데에 있다. 지난 올림픽 일본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이용규(외야수), 고영민(2루수) 등이 이번 일본전에서는 빠졌다. 대만전 상승세를 일본전에서도 가져가겠다는 계산이 앞섰겠지만, 그래도 일본이라는 난적을 앞에 두고 변화를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그대로 밀고 갔다.

또 하나의 의문점은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두고 일본 타자들이 특타를 자청했다는 사실을 잘 아는 김인식 감독이 왜 슬라이더 승부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초반 8실점도 모두 슬라이더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 역시 모를 리가 없다.

그렇다면, 김인식 국가대표팀 감독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었기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을까. 이는 김인식 감독 본인만이 알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같은 구종이 난타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고 간 점, 주전 포수 박경완을 3회부터 교체한 것, 이후 등판한 투수들의 구질도 특별히 좋을 것이 없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된 일본전 1차전을 포기하고 제5, 제6경기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자못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이미 1회 대회에서도 일본에 두 차례 연속 이기고도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일본에 0-6으로 패한 경험이 있다. 또한, 당시를 두고 김인식 감독은 “6승 1패가 5승 3패에 우승을 넘겨줬으니, 이렇게 기가 막힌 경우가 또 있느냐?”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1라운드에서 일본을 두 번 만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 2라운드 직행 경기(즉 제4경기)보다는 순위 결정전(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이 맞다는 이야기가 성립한다.

'이중탈락(Double Elimination)'이라는 특수한 WBC 경기방식은 전승 우승이 불가능할 경우 버릴 경기는 과감하게 버리는 용단도 필요하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한 김인식 감독의 머릿속에는 이미 제4, 제5경기에 대한 구상이 그려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본성을 드러낸 일본타자들이 다시 한 번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제4, 제5경기를 머릿속에 두고 있는 김인식 감독이 되새겨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이 1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될 일본전 선전으로 나타난다면 김인식 감독은 '여우보다 더한 여우' 감독으로 이름날 것이다.

[사진(C) = 한국야구위원회 공식 홈페이지]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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