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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FOCUS] 일본이 대만과 결정적으로 다른 세 가지

기사입력 2009.03.07 10:49 / 기사수정 2009.03.07 10:4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6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WBC 1차전은 매우 편한 경기였습니다. 지난 90년대와 2000년대에 들어와서 대만을 이렇게 완파한 기억도 드뭅니다. 올림픽과 같은 가장 큰 무대 진출에 제동을 건 팀은 일본이 아닌 대만이었습니다.

대만의 목표는 한국과 두 번 경기를 펼쳐 모두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2승으로 WBC 본선 2라운드 진출을 노린 대만이지만 초반에 한국 타선에 무참히 침몰당했습니다. 대만팀이 가장 잘 던진다고 자부한 리천창은 3개의 안타에 무너졌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볼넷과 큰 것 한방으로 일찌감치 백기를 흔들었습니다.

한국과 대만과의 경기는 초반 승부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양 팀의 선발투수인 류현진(22, 한화 이글스)과 리천창 중, 먼저 무너지는 쪽이 패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한국 타자들은 대량점수를 효과적 추가하는 교본을 보여주었습니다.

대만은 분명히 아시아의 강호이지만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비교하면 전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초반에 선발투수를 무너트린 한국대표팀은 대만에게 대승을 거둘 수 있었지만 일본은 분명히 차원이 틀린 팀입니다.

빅 리그에서 검증된 마쓰자카, 한국전에 모든 것을 걸다

한국이 대만을 9-0으로 무참하게 격침하는 모습을 마쓰자카는 도쿄돔 관중석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대만의 선발 투수인 리천창은 대만의 에이스였지만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인 싱글 A 선수였습니다. 여기에 반해 마쓰자카는 일본 리그를 평정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보스턴 레드삭스의 에이스로 성장했습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마쓰자카는 위력적인 패스트 볼과 다양한 종류의 변화구를 구사합니다. 다양한 볼의 조합으로 타자들을 교란시키는 마쓰자카는 한국타자들의 경향을 충분히 분석했을 것입니다.

마쓰자카는 초반 볼 카운트와 투구 수에 신경을 쓸 것입니다. 한국 ㅌ자들이 바라고 있는 상황은 마쓰자카의 제구력이 초반에 흔들리는 점입니다. 등판할 예정인 김광현(21, SK 와이번스)이 느린 스타터인 것처럼 마쓰자카도 초반에 약한 경향이 있습니다.

대만전과 마찬가지로 한일전도 초반에 승부의 향방이 가려질 확률이 높습니다. 김광현과 마쓰자카 중, 누가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키면서 최소실점을 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입니다. 마쓰자카를 일시에 쓰러트리려면 유인구에 속지 않고 지속적으로 출루해야 합니다.

이종욱(29, 두산 베어스)과 정근우(27, SK 와이번스)가 루상에 진루해 마쓰자카의 투구 자세를 흔들어 논다면 타자들은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쓰자카는 리첸펑보다 구질이 다양하며 위기관리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납니다.

마쓰자카를 상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구안입니다. 직구로 볼 카운트를 만들어가는 마쓰자카는 승부구로 자신의 장기인 컷 패스트볼, 포크, 커브, 슬라이더 등을 구사합니다. 결정구가 다양한 마쓰자카를 생각했을 때, 특정 구질을 노리고 들어가는 것이 우선적인 방법입니다. 또한, 선취점을 먼저 획득해 심리적으로 기선 제압을 하는 부분도 매우 필요합니다.

어디에서 터질지도 모르는 일본의 장타력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팀인 탬파베이 레이스의 1번 타자인 이와무라 아키노리(30)가 일본 타선의 9번 타자입니다. 이와무라가 9번 타선에 들어갈 만큼 이번 WBC 일본 타선은 강타자들이 즐비합니다. 그리고 대만 같은 경우, 쉬어가는 타순이 있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타자들이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 넘어 산'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모든 타자들에게 전력투구를 해야 하는 점이 대만과는 완전히 다른 점이죠.

그러나 중국전에서 드러난 일본의 타순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5번 무라타 슈이치(29, 요코하마 베이스타즈)를 제외한 일본타자들은 타격 폼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일본 야구 분석관들은 김광현을 분석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부었습니다. 특정 투수에 대한 연구를 공중파 방송을 비롯한 모든 언론 매체가 주요 기사로 다룬다는 점은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김광현에 대한 분석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때도 시끌벅적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끝내 공략하는 데는 실패했죠. 김광현처럼 높은 장신에서 나오는 투구를 가진 선수는 일본에서 드뭅니다. 여기에 명품인 직구와 슬라이더는 빅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구질입니다.

철저한 분석은 도움을 주지만 결코, 해결방법이 되지는 못합니다. 김광현이 구사하는 낮은 직구와 깊숙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일본의 호들갑스러운 언론 플레이는 빛을 잃게 될 것입니다.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가는 일본

이번 아시아리그가 펼쳐지는 곳은 일본 도쿄돔입니다. 바로 적지에서 펼쳐진다는 점이 한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도쿄돔에서 경기를 많이 치러본 경험은 있지만 적지 무대에서 치러지는 경기는 절대로 맘을 놓을 수 없습니다.

비교적 스트라이크 판정이 좋았던 대만 전에 비해 일본 전 주심으로 나서는 심판의 판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 투수들이 구사하는 낮은 볼에 인색하지 않느냐가 주요 관건입니다. 또한, 결정적인 상황에서 공정한 판정이 주어지느냐의 여부도 승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상보다 쉽게 대만을 이겼지만 일본전은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그동안 자만심을 가지며 모래알 같은 팀워크를 보여준 일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국에 도전한다는 자세로 임하는 일본은 승리에 대한 갈증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태입니다.

대만전의 대승으로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는 부분이 한국팀에겐 큰 성과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또한, 승패의 분수령이 될 수비 실책도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사진 = 김광현, 마쓰자카 다이스케, 이진영 (c) WBC, KBO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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