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의 승리! 한게임, 바둑리그 2연승 이어가나

두정아 기자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 농협 2005 한국바둑리그 1R 제2경기 한게임-피망바둑의 대결은 한게임의 4-0 완승으로 끝이났다. 주장인 이창호-이세돌의 대결구도로 더욱 시선을 모았던 이번 라이벌전은 이창호 9단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이창호 9단이 주장으로 나선 한게임은 9단이(이창호 9단, 김성룡 9단, 서봉수 9단) 3명이나 있어 단수로나 타이틀 횟수로나 따라올 팀이 없을 만큼 막강하다.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피망바둑에 4전승을 올려 바둑리그 규정상 승점 3점을 획득하게 됐다. 반면 피망바둑은 바둑리그 첫 대결에서 전패를 당해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팀을 우승으로 이끈 이세돌-홍민표가 피망바둑을 지켰지만 강팀 한게임을 만나며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두 팀의 첫 대결인 4장전. 전투가 강해 '여자 유창혁'이라 불리는 피망바둑의 박지은 5단과 올해 좋은 성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한게임의 이정우 5단이 맞붙었다. 드래프트 4장 순위 1, 2위를 나란치 차지했을 만큼 전망이 밝은 기사들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박지은 5단은 기대와는 달리 특유의 전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종반 계속된 실착으로 끝내 역전을 이루지 못한 채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이정우 5단은 안정된 행마로 우세를 지켜내며 팀에게 기쁨의 첫 승을 안겼다.

먼저 1승을 거둔 한게임은 2장전에서도 승리를 이어가게 된다. 신구 강자의 대결이라 불린 서봉수 9단과 박승현 4단의 대결. 서봉수 9단은 '노장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완벽한 승리를 일궈냈다.

예전 조훈현 9단과의 대국에서 흉내바둑을 사용해 재미를 본 적이 있는 서 9단은 이번에도 흉내바둑으로 초반, 상대를 당황케 만들었다. 한치도 물러서지 않은 대마 싸움을 벌이던 중, 종반 박 4단이 실착을 함으로써 좌하귀 흑돌의 생사가 걸려들게 됐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수상전까지 몰고 왔으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돌을 던졌다. 이번 승리로 서봉수 9단의 주장-4장-3장으로 이어진 파란만장 바둑리그 순번이 다시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랜드킴 김성룡 9단과 홍민표 4단의 2장전은 김성룡 9단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작년 한게임에서 마지막 페어바둑으로 주목을 받았던 홍민표 4단은 올해 전적 8승 9패의 저조한 성적 탓인지 김성룡 9단과의 좌하귀 전투에서 밀리며 아쉬운 1승을 놓치고 말았다.

잇따른 팀의 패배로 승부욕에 차질이 빚어졌을까. 4연패가 될지도 모르는 마지막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또한 그만큼 초반부터 한 수 한 수 혼신의 힘을 다해 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초반 우상귀에서 이세돌 9단다운 신수가 놓여졌는데 아쉽게도 이 수는 절망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세돌 9단은 마지막까지 맹렬한 투혼의 역전을 노렸으나 두터운 이창호 9단의 방패는 쉽게 뚫리지 않았다.

한게임과 피망바둑의 대결은 주장 이창호-이세돌의 빅매치로 리그 처음부터 많은 바둑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두 기사간의 대결은 승패를 떠나 팬들에게는 최고의 경기였다.

첫 경기 4연패의 자존심을 되찾을 피망바둑과 바둑리그 2연패의 달콤한 꿈을 꾸고 있는 한게임. 두 팀의 행보에 많은 바둑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세돌 9단. 대국 전 대기실에서

▲ 긴장감이 도는 대국, 이세돌 9단

▲ 한게임과 피망바둑의 주장전. 이창호 9단 vs 이세돌 9단

▲ 이세돌 9단

▲ "누가 이기나?"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을 응원온 팬들이 대국을 감상하고 있다. '두터미 이창호'와 '바둑왕자 이세돌'이라 적혀있는 플래카드가 인상적이다.

▲ 싸인을 부탁하는 팬에게 정성껏 응해 주는 이창호 9단

순번	한게임	피망바둑	결과
4장	이정우 5단 (승)	박지은 5단 (패)	흑 7집반승
3장	서봉수 9단 (승)	박승현 4단 (패)	백 불계승
2장	김성룡 9단 (승)	홍민표 4단 (패)	흑 4집반승
주장	이창호 9단 (승)	이세돌 9단 (패)	백 불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