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여배우 성폭행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기덕 감독의 신작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의 국내 개봉이 불투명해졌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제목으로 김기덕과 '악어'(1996), '야생동물 보호구역'(1997), '나쁜 남자'(2012), '뫼비우스'(2013) 등에 함께 출연하며 그의 페르소나로 불렸던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다룬 내용을 함께 전했다.
특히 김기덕을 둘러싼 여배우들의 성폭력 폭로가 논란을 낳았다. 여배우 C는 "나도 그냥 성추행이라고 말할까 고민했다. 내가 성폭행 당했다는 것 자체가 부들부들 떨리고 공황장애가 심했다"고 전했다. 또 김기덕뿐만이 아닌, 조재현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얘기하며 "피해자가 많은데 드러나지 않더라. 알고 보니 이 사람들의 힘을 두려워한다. 돈도 많고 지위도 있다. 여자 배우들을 오히려 우습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김기덕은 당시 'PD수첩' 제작진을 통해 "첫째, 영화감독이란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고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다. 둘째, 여자에 대한 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감정으로 키스를 한 적은 있다. 동의 없이 그 이상의 행동을 한 적은 없다. 셋째,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만나 육체적인 교감을 나눈 적은 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입장을 전했지만, 방송 이후에도 논란은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김기덕과 관련한 소식을 외신에서도 주목하며 성폭행 의혹은 외국에까지 알려지게 됐다. 할리우드리포터 등 외신은 이번 사건을 두고 '한국의 미투 폭로 중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받은 김기덕의 신작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의 국내 개봉도 불투명해졌다. 영화 내용의 수위 자체도 높은 데다, 성폭력 의혹까지 불거졌기에 국내 개봉은 물론 해외 배급도 어렵게 되지 않을까라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이다.
영화에는 후지이 미나, 장근석,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성기윤, 오다기리 죠 등이 출연했고, 김기덕은 지난 2월 영화제를 직접 방문해 "제 영화가 폭력적이라고 해도, 제 삶은 그렇지 않다. 영화와 비교해 내 인격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배우와 해석이 달라 일어난 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2013년 '뫼비우스' 촬영장에서 불거진 여배우 폭행 혐의로 논란을 빚었던 김기덕은 계속된 성추행 폭로와 성폭행 의혹까지, 커지는 상황 속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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