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배우 조재현이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의식불명에 빠지며 퇴장했다. 동시에 그의 배우 인생 역시 안갯속이다. 하지만 성추행 피해자들이 꿈을 접고 고통 받은 것에 비하면 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지난 6일 방송된 '크로스' 12화에서 고정훈(조재현 분)은 손영식(장광)에게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던 고정훈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때문에 혼수상태가 됐다. 지난달 22일, 조재현이 '#미투운동(나도 당했다)'으로 지목된 이후 12일 만이다.
조재현은 처음 이니셜로 지목됐을 때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배우 최율이 실명을 폭로하고 JTBC '뉴스룸'의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입장을 바꿨다. 성폭력(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을 포괄하는 단어)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했다.
'크로스' 대본 수정이 불가피했다. 드라마 측에 따르면 고정훈은 원래 16화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캐릭터였으나, 4회나 앞당겨야 했다. tvN은 "드라마 주인공으로서 비중이 너무 커 어려움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분량을 줄이고, 단독 컷을 최대한 삭제했다. 이로 인해 극의 흐름이 부자연스러워지기도 했다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스스로 내려놓겠다고 했고 '크로스'에서도 하차한 만큼 앞으로 조재현이 연기하는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이다. 시청자들은 고정훈이 의식불명에 빠진 것처럼 조재현의 연기 인생도 끝났다며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드라마 제작진과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게도 민폐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과응보일 뿐이다. 조재현은 숱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몸과 마음의 상처를 줬다. 피해자 중에는 조재현 때문에 간절했던 꿈을 접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가해자인 조재현은 당당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갔다. 조재현의 활발한 연기 활동과 연극연출가로서의 승승장구는 피해자들에게 살아있는 악몽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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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