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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위너스리그]이스트로의 눈물

기사입력 2009.02.24 02:05 / 기사수정 2009.02.24 02:05

김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정근]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팀 중에서 가장 약한 팀은 아마도 '공군'ACE 아니면 이스트로일 것이다.

그러나 공군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국군 산하 체육무대(상무)인걸 고려하면 실제 무제한 경쟁이 가능한 팀 중에 꼴찌는 이스트로다.

대개 꼴찌는 사연이 많은 법. 그래서 이스트로도 사연이 많다. 약하다는 것, 그것만큼 분한 게 있을까.

오래된 마니아들은 기억하겠지만 이스트로의 전신은 AMD 드림팀이었다. AMD는 기욤이나 베르트랑 같은 이색적인 외국용병과 조정현 같은 스타일리쉬한 선수들을 보유한 외인구단의 풍모를 가진 팀이었고, 프로리그 체제가 서서히 잡히고 헥사트론으로 팀을 바꾸며 옛 스타들이 은퇴하면서는 각팀에서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이나 2급의 신인을 받아 연명하는 팀이 되었다.

다만, 대니얼 리(이지호) 감독이 스폰서나 협찬을 잘 구하는 협상력이 있는 게 유일한 메리트인 팀이었고 또 그건 그거대로 선수들이 연습에 집중하지 못하고 행사를 뛰어야 하는 폐단이 되기도 했다.

나는 이스트로의 눈물을 기억한다

이스트로의 주장이고 변변치 못한 경력을 가진 저그 조용성이 은퇴 경기를 가졌을 때, 정말 이기고 싶었음에도 자신도 패하고 팀도 패하며 쓸쓸히 무대에서 퇴장해야 했을 때, 이지호 감독은 잠시 마이크를 빌려 해줄 것이 없다며 그를 위해 막춤을 추었고 그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은퇴할 수 있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팀의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은퇴에서 대니얼 감독은 그렇게 몸으로 울었다.

이지호 감독은 이 바닥을 떠났으나  안정적이고 튼튼한 영구 스폰서 팀인 이스트로를 남겼고, 우직한 맏형이자 주장인 서기수도 남겼고 조정현의 뒤를 이어 색깔 있는 상급 테란인 'UpMagic' 신희승도 발굴했고 SKT1의 테란 유망주에서  이스트로의 코치로 전업하게 되었던 또 하나의 외인 김현진 감독도 남겼다.

그리고 김현진 체제에서 이스트로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08-09 프로리그 1라운드, 2라운드에서 팀 리빌딩을 위한 개혁의 움직이 보였고 비록 승수는 쌓지 못했으나 스코어가 점점 나아졌다. 결국, 어느 팀을 상대로 에이스결정전까진 가는 저력을 보여주게 되었다.

그러나 승리는…승리는 너무 멀었다. 이번 3라운드 위너스리그 체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급 선수를 보유하지 못한 이스트로에겐 위너스리그 체제하에선 마무리가, 마무리가 너무 어려웠다. '08 프로리그 신인상' 출신이자 위너스리그 마무리인 저그 신대근은 11승 6패라는 호성적을 보였으나 최후의 결정전에선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지난 23일, STX 와 이스트로의 7경기까지 간 팀리그를 보라, 2경기부터 '이스트로 킬러' 김윤환에게 올킬의 위협을 당하며 이어진 이스트로의 수세를 보라 그리고 새로운 이스트로의 에이스 신대근의 질듯 지지않는 분전을 보라, 그리고 결국 5,6경기를 연속으로 따내고 마지막 진영수와의 7경기를 뒤집으며 승리 끝에 조용히 흘린 눈물을 보라. 거기에 외인구단 이스트로가 있다.

스포츠 같지 않은 스포츠로 초라하게 시작했으나 결국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온 이 바닥의 이야기가 있다. 이스트로의, 아니 우리들의 눈물이 있다.

[사진 ⓒ 이스트로 홈페이지 ]



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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