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22 04:27 / 기사수정 2009.02.22 04:27
전반 23분, 맨유의 첫 골이 터졌다. 나니가 수비 뒷공간으로 찔러준 패스가 블랙번 수비수 넬슨에게 맞고 흐른 볼을 '돌아온 영웅' 웨인 루니가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다. 저번 풀럼전에 이어서 연속골을 신고한 루니는 이로써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의 전망을 상당히 밝게 하였다.
하지만 산타 크루즈는 자신이 블랙번을 강등에서 구하겠다는 말을 지키기라도 하듯이 깨끗한 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32분 맨유의 골키퍼인 쿠쉬착마저 제치며 침착하게 맨유의 골망을 흔든 그의 얼굴은 무척 밝아 보였다. 나니의 적극성이 조금 아쉬웠던 이 실점을 허용한 쿠쉬착을 바라보는 퍼거슨 감독의 표정은 이와 대조적으로 어두웠다.
맨유로서는 골키퍼 후계자를 찾는 것이 다시금 문제로 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반 데 사르는 여전히 멋진 기량으로 맨유의 골문을 지키고 있지만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쿠쉬착이나 포스터의 안정감으로는 과거 로이 캐롤이 골문을 지키던 때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팀에 든든한 수문장이 있다는 것은 리그 우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퍼거슨 감독에겐 골머리를 앓게 할 만한 일일 것이다.
블랙번은 이날 꽤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하파엘-에브라의 양 풀백의 공격 가담률이 높고 나니의 수비가담이 크지 않은 틈을 탄 측면 역습은 꽤 날카로운 장면을 연출해냈다. 그리고 중원에 앤드루스-그렐라-던의 3미들로 맨유의 중원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 또한 앨러다이스 감독의 피지컬을 강조하는 축구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강한 압박을 받은 스콜스와 캐릭은 그들의 장기인 패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블랙번은 후반 들어 라인을 깊게 내리면서 수비를 강화하고 페데르센-디우프 양 윙의 빠른 발을 이용해 역습을 노렸다. 후반 57분 골대를 맞고 나온 슈팅은 '대어'를 낚을 수도 있던 블랙번으로서는 아쉬운 장면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맨유에는 'No.7'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다. 후반 60분 에브라가 얻어낸 프리킥을 그대로 골문으로 넣으며 맨유를 구해냈다.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과 같은 쟁쟁한 선배들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이 포르투갈인은 자신이 지금 세계 축구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모두에게 알려주었다. 오늘 경기에서 헐리우드 액션으로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중요한 고비처에서 팀을 구해내는 에이스의 몫을 톡톡히 해주었다. 호날두의 결승골 직후 퍼거슨 감독은 퍼디난드-에반스 콤비를 선발 출장시킨 자신의 과오를 인정한 듯 네마냐 비디치를 투입하며 수비진을 강화했다. 그리고 오늘 맨유와 블랙번 모두에게 골 기회를 제공한 나니의 활동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자 테베즈를 교체투입하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 블랙번전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퍼거슨 감독의 교체가 적중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2-1 맨유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인테르 원정에 앞서 귀중한 승리를 거둔 맨유로선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됐다. 앨러다이스 감독의 블랙번은 비록 패하긴 했지만, 올드 트래포트에서 맨유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줬고 팀의 주포 산타 크루즈가 골 가뭄에서 탈출하면서 앞으로 강등권 탈출에 희망을 본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한편 첼시는 '마법사'히딩크를 감독으로 선임한 효과를 톡톡히 보며 EPL 득점선두 니콜라스 아넬카의 골로 애스턴 빌라를 1-0으로 잠재우며 3위에 등극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안드레이 아르샤빈이 출장하며 화제를 모은 아스날과 선더랜드의 경기는 아르샤빈이 합격점을 받을 만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0-0 무승부를 거두며 최근의 부진이 계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상대인 인테르는 까다로운 볼로냐 원정을 캄비아소의 선제골과 '신성'발로텔리의 결승골로 2-1 승리를 장식했다.
[사진 = C.호날두 (C) 엑스포츠뉴스DB 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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