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3:55
스포츠

[Around the MLB] '왕의 귀환' 시애틀로 복귀하는 그리피 Jr.

기사입력 2009.02.20 16:40 / 기사수정 2009.02.20 16:4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메이저리그 통산 611개의 홈런에 빛나는 켄 그리피 주니어(40)가 당초의 예상을 깨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리피는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과 1년 계약에 기본 연봉 200만 달러, 경기 출전과 성적에 따른 옵션 금액 250만 달러의 조건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계약이 성사되기 전에는 시애틀이 내건 조건보다 더 나은 금액을 제시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할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애틀랜타의 유니폼이 아닌, 시애틀의 유니폼을 다시 입은 그리피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애틀랜타는 그리피가 사는 플로리다와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평소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 그리피는 계약 조건도 좋고 지리적 위치도 가까운 애틀랜타와 계약하는 것이 훨씬 가능성이 커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리피는 친정팀에 대한 향수를 선택했습니다. 자신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팀이자 전성기를 보냈던 팀이 바로 시애틀 매리너스였습니다. 자신이 기록한 통산 611개의 홈런 중, 매리너스에서 기록한 홈런이 자그마치 380개에 달했습니다. 19세의 나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리피는 1989년부터 1999년까지 10년 동안 전성기를 보냈습니다. 그의 20대가 '황금기'였다면 30대는 '암흑기'였습니다. 잦은 부상과 새로운 팀인 신시내티 레즈에서의 적응 문제 때문에 홈런 수는 줄어들고 성적은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피가 신시내티 레즈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시즌은 트레이드 첫 해인 2000년이었습니다. 팀을 옮기고 난 뒤, 매리너스 극성팬들의 협박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도 받았던 그리피는 40홈런과 118타점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신시내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그러나 그리피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과 햄스트링 부상을 자주 당하면서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유니폼을 잠시 입은 그리피는 은퇴를 뒤로하고 친정팀인 시애틀과 1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번 오프 시즌에서도 그리피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습니다. 메이저리그 타자들 중, 가장 우아한 스윙을 구사한다는 그리피는 결국, 부상 방지에 실패하면서 ‘황금기’가 아닌, ‘침체기’를 걸어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2005년 35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그해 재기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이후로 홈런과 타점, 타율 등이 떨어져 가기는 했지만 그리피 주니어는 꾸준한 플레이로 많은 팬의 갈채를 받았습니다.

2009 시즌은 그리피가 선수 생활을 계속 할 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해입니다. 은퇴를 하지 않고 자신의 친정 팀인 시애틀 매리너스를 선택한 점은 야구 인생의 말년을 명예롭게 보내고 싶은 그리피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나타난 그리피의 경기력은 분명히 떨어져 있습니다. 전성기의 파워와 배트 스피드, 그리고 정확성도 모두 떨어져 있습니다. 또한, 그리피 주니어가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구장은 현재 매리너스의 홈구장인 세이프코 필드가 아닌 킹돔이었습니다.

세이프코 필드는 전형적인 투수 친화 구장으로 그리피 주니어 스스로 홈런을 치기 매우 힘든 구장이라고 밝혔었습니다. 그리피가 시애틀에 복귀했지만 예전처럼 화려한 홈런쇼를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피의 시애틀 귀환은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1977년에 창단된 짧은 역사가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에게 있어서 최고의 스타는 단연 그리피 주니어였습니다. ‘매리너스 맨’이라 불렸던 에드가 마르티네스(2004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도 시애틀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지만 그리피만큼 강렬한 포스를 줬던 선수는 드물었습니다.

90년대 중 후반, 시애틀 매리너스는 메이저리그 최강의 타선을 구축하며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2번 알렉스 로드리게스 - 3번 켄 그리피 Jr. - 4번 에드가 마르티네스 - 5번 제이 뷰너로 이어지는 타선은 아메리칸리그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현재, 마르티네스와 뷰너는 유니폼을 벗었고 로드리게스는 뉴욕 양키스의 간판스타이지만 최근 약물 복용 문제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리피 주니어는 시애틀에 합류해 명예로운 은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 = 켄 그리피 주니어 (C) 시애틀 매리너스 홈페이지]



조영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